“한명숙 검찰 수사팀, 참고인에 100여차례 부적절 증언연습”

● COREA 2021. 7. 14. 12:22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합동감찰 결과 검찰 수사비리 발표 “공소유지 불리한 진술들은 무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합동감찰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 장관 뒤 왼쪽부터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류혁 법무부 감찰관,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당시 검찰 수사팀이 재소자에게 ‘증언연습’을 시키고, 각종 편의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런 검찰의 부적절한 수사관행을 막기 위해 배당과 수사팀 구성 원칙, 기소 전 공보범위 확대 등의 대책을 제시했지만, 한편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범계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 결과’ 브리핑을 열어 “한 전 총리 사건에서 검찰은 공소제기 뒤 (한신건영 대표 고 한만호씨와 함께 수감된 재소자 등) 참고인을 100차례 이상 소환해 증언연습을 시키고,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를 종합하면 참고인의 기억이 오염되고 왜곡됐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 전 총리에게 유리하거나 공소유지에 불리한 참고인들의 진술을 듣고도 기록하지 않아, 한 전 총리의 방어권이 무력화됐다고 박 장관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합동감찰에서는 한 전 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의 실체적 혐의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누구를 벌주고 징계하려는 합동감찰이 아니었다”며 “절차적 과정이 다소 아쉬우나 실체적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대검이 결론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검에서 이미 두 차례 불기소 처분을 했기 때문에 이번 합동감찰을 통해 수사팀의 혐의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대검의 결론을 뒤집을 경우 불거질 정치적 부담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사건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2011년 기소된 한신건영 대표 고 한만호씨와 함께 수감됐던 재소자 최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가 당시 수사팀으로부터 ‘한씨가 뇌물을 준 게 맞다는 취지로 증언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지난해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최씨는 지난해 4월 법무부에 진정을 냈고,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대검 감찰부에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대검은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3월 무혐의 처분했고, 같은 달 박 장관의 재심 지시로 이뤄진 대검부장·고검장 회의(대검 회의)에서도 모해위증 의혹을 받는 이들 재소자 등에 대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다만 박 장관은 지난해 대검이 최씨의 진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의가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대검은 이 민원사건을 감찰부에서 인권부로 재배당을 시도해 조사에 혼선을 초래했고, 처분과 관련한 의사 결정에 일부 연구관만 참석시키고, 회의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하는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대검은 (민원) 처리 과정에서 감찰부에서 인권부로 사건의 재배당을 시도하여 조사에 혼란을 초래하고 사실상 주임검사를 교체해 결론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대검 감찰부로 이첩된 한 전 총리 진정 사건을 대검 인권부로 재배당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결정을 겨냥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어 “그 과정에서 내부 반대 의견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묵살했다”며 “민원을 조사하던 감찰정책연구관이 모해위증으로 재소자 증인들을 형사 입건하겠다고 보고하자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업무 담당자를 교체해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자초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와 대검은 이날 감찰 결과를 발표하며 검찰의 부적절한 수사 관행을 막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투명성 확보를 위한 사전면담 내용의 기록 및 보존’, ‘배당 원칙 마련’,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등이다. 사건 배당은 사건 소재지 중심으로 담당 관할을 정하는 ‘토지관할 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배당 검찰청 소속 검사들로 수사팀을 꾸리는 등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 의결을 전제로 공소제기 전 예외적 공개범위를 구체화해 피의사실이 부당하게 공개되는 경우, 당사자의 반론권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개선방안에 담겼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특정 사안에 대해 선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부장검사는 “배당은 검찰총장의 권한으로, 지난해 이뤄진 한 전 총리 관련 진정사건의 경우 재배당된 사실만으로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문제 삼았던 피의사실 공표도 현 정부 시각에 따른 선택적 문제 제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법무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의자 반론권 보장은 언론의 영역인 데다가 주요 사건의 경우 이미 변호인들이 (언론 등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할 수 있다”며 “이를 굳이 수사기관이 맡아야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사 관련 내용을 절차에 따라 공개한다는 원칙은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 위원 구성을 임명자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개방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광준 옥기원 기자

 

한명숙 사건서 검찰 '제식구 감싸기' 확인…대책은 '용두사미'

검사 비위 의혹을 인권부에 배당 시도… 주임검사 바꿔 무혐의 처리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 의혹 진정 사건 처리에 대한 법무부·대검찰청의 감찰 결과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법무부는 검사 비위 감독 강화 등의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원칙을 강조한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의사실 유출을 막기 위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개정 방침도 밝혔지만 모든 기사를 '여론몰이용'으로 단정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 한명숙 전 국무총리

 

◇ "한명숙 진정 사건 처리 과정서 절차적 정의 침해"

 

법무부·대검은 14일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합동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한 전 총리의 모해위증 의혹 진정 처리 과정에서 절차적 정의 침해 문제를 지적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 한 전 총리 진정 사건을 접수해 대검 감찰부로 이첩했음에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를 대검 인권부로 재배당하려 한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지난해 5월 논란이 된 이른바 초유의 '사본 배당' 사건이다. 당시 진정을 접수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윤 전 총장의 재배당 지시에도 조사를 계속하겠다며 진정서를 내놓지 않았고 결국 사건은 진정서 사본으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실에 배당됐다.

 

이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한 전 총리 민원 사건은 검사 비위와 관련된 '감찰 사안'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자 윤 전 총장은 대검 감찰과도 조사에 참여하되 대검 인권부에 총괄을 지시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이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을 감싸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 윤석열, 한명숙 사건 집요하게 인권부 배당 시도…주임검사도 교체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의혹은 지난해 9월 임은정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이 조사를 개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임 부장검사는 당시 모해위증 혐의로 법정에서 증언한 재소자를 기소하고 수사팀을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주임검사가 뒤늦게 지정되면서 사건은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합동감찰 결과를 직접 공개하면서 "당시 검찰총장은 주임검사를 지정하는 방법으로 업무 담당자를 교체해 '제식구 감싸기' 의혹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참고인을 검찰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반복 소환과 증언 연습이 있었다는 의혹도 감찰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시 수사팀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공소 유지에 불리한 참고인들의 진술을 듣고도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검사의 '객관의무'를 위반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무력화한 것이라고 박 장관은 지적했다.

 

다만 이날 법무부·대검이 발표한 감찰 결과는 모두 지난해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 중 일부에 대해서만 재확인한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한 전 총리 사건 모해위증 의혹 진정과 관련해 논란이 된 '빨대 수사' 관행 등도 발표문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못했다.

 

◇ 원칙 강조한 수준의 대책…실효성에 '물음표'

 

법무부와 대검은 이날 감찰 결과를 발표하며 대검 부별 업무분장 철저 준수, 검사 비위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등 대책을 제시했다.

 

사건 배당은 사건 소재지 중심으로 담당 관할을 정하는 '토지관할 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배당 검찰청 소속 검사들로 수사팀을 구성하는 등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하지만 대부분 대책이 기존의 원칙을 강조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가 검찰총장의 권한인 사건 배당과 수사팀 구성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부·대검은 장관 지시로 소집돼 한 전 총리 민원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한 대검 부장회의 결과가 회의 직후 중계되듯 특정 언론사에 유출된 점을 지적하며, 근절되지 않는 악의적 피의사실 유출 문제까지 겨냥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개정 방침도 밝혔다. 내부 공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도된 기사 7천여건을 모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사상황에 근거한 보도'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선 이를 두고 검찰 수사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수사 동력 확보를 위한 여론몰이형 수사 정보 유출'로 단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별 취재를 통해 생산되는 기사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특정 사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피의사실 유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많아 언론보도가 많았던 사안에 대해 마치 수사팀의 피의사실 유출로 보도가 나온 것처럼 표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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