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연구진, 의료진 1천400여명 조사

"화이자 항체, 시노백보다 10배 많아"

 

    중국 시노백사가 생산한 코로나 백신 '코로나백'(coronaVac)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없는 이른바 '물백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진이 현장 의료진 1천44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환자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이날 국제학술지 '랜싯 마이크로브'(Lancet Microbe)에 발표했다.

 

이들은 다양한 시차를 두고 의료진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가장 먼저 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험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 63명은 1차 접종 이후 항체 농도가 상당히 올라갔고, 2차 접종 이후 더 올라갔다. 반면 시노백 백신 접종자 30명은 1차 접종 후 항체 농도가 낮았고, 2차 접종 후 보통 수준이 됐다.

 

또 두 백신의 접종자 각각 12명을 뽑아 조사한 항체 수준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평균 항체 수준은 269로, 시노백 백신 접종자의 27보다 약 10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가장 낮은 수준의 항체 보유자가 시노백 백신 접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항체 보유자보다 항체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 백신과 시노백 백신의 예방효과는 각각 95%와 50.7%로 보고됐다.

 

항체 보유량은 면역 수준과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항체 수준이 높을수록 대체로 코로나19 감염에 강하게 대응하고 면역기간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연구진은 "두 백신 접종자의 중화항체 농도 차이는 백신 효과의 상당한 차이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백 백신 접종 중 특히 면역 반응이 약한 노인의 경우는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홍콩 양화의원(養和醫療) 연구진이 홍콩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고 SCMP는 전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457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진행했으며,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항체 수준이 시노백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해당 연구진은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지난달 또다른 홍콩대 연구진은 홍콩 정부 의뢰를 받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체조사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항체 반응이 해당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나타난 높은 수준의 예방효과와 일치하고, 시노백 백신의 3상 시험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최근 태국에서 시노백 백신을 맞은 의료진 중 6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시노백 백신을 둘러싼 '물백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말레이, '물백신' 논란에 "시노백 추가 수입 안 해"

인도네시아· 태국서 시노백 저효과 논란 일어난 뒤 결정

 

코로나 폭증 사태에 대응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화이자 백신 접종에 주력하고, 시노백 백신은 기존에 들여온 물량을 다 쓰면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6일 말레이메일 등에 따르면 아드함 바바 보건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은 주로 화이자 백신 사용에 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이자 백신 4천500만회를 확보했기에, 인구 3천200만명의 70%(2천240만명)를 접종하는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노백 백신은 1천600만회 분량을 들여왔는데 절반을 사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기존 접종자의 2차 접종에 쓰고, 이후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며 추가 수입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최근 주변 국가에서 시노백 백신의 저효과 우려를 둘러싼 '물백신' 논란이 일어난 뒤 내려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 화이자 백신

 

시노백 백신을 보건의료인에 대량 접종한 국가들은 최근 델타변이 확산 후 의료인들이 줄줄이 감염되고, 사망하는 현상을 접했다.

 

태국과 터키는 시노백 백신 접종을 완료한 보건의료인 등에 부스터샷(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국제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지원한 모더나 백신을 보건의료인 147만명에게 부스터샷으로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인 화이자나 모더나와는 달리 시노백 백신은 비활성화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제조됐다.

 

중국 시노백 백신 맞은 브라질 상파울루 주지사 두 번째 양성

예방효과 논란 의식 "나를 지켜줄 것으로 확신"

 

중국산 백신 코로나백을 접종한 주앙 도리아 브라질 상파울루 주지사가 15일 두 번째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상파울루주 정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을 접종한 브라질 상파울루주 주지사가 두 번째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주앙 도리아 주지사는 15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코로나19 검사에서 두 번째로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의료진 지시에 따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대선의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도리아 주지사는 지난해 8월에도 부인과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됐다.

 

그는 코로나백의 예방효과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건강은 좋은 편이며, 코로나백을 이미 접종해 증상은 가볍다"면서 "코로나백이 브라질 국민 수백만 명의 생명을 지킨 것처럼 나를 보호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63세인 도리아 주지사는 지난 5월 1차, 6월에 2차로 코로나백을 접종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백의 효능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부스터샷(효능을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중국에 거부감을 가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코로나백이 코로나19 예방에 거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이후 코로나백을 두 차례 접종하고도 다른 백신을 또 맞아야 하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코로나백을 수입·생산하는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은 "현재 브라질의 과제는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며 그다음에 부스터샷과 어린이·청소년들 접종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올해 안에는 부스터샷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백,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미국 화이자, 얀센 등 4가지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이 가운데 AZ 백신 접종자가 60%에 가깝다.

 

“화이자·AZ·모더나, 델타 변이에 80% 이상 예방 효과”

  한국보건의료원 · 대한의학회 공동 연구결과

“감염과 입원 · 사망에서 높은 예방효과 보여”

 

15일 서울 구로구 백신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가 공동으로 국내·외 연구 결과들을 교차 검증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델타 변이의 감염과 입원 및 사망에서 유의미한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는 15일 이런 내용이 담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이슈 관련 신속검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의학회는 이 연구를 위해 지난 8일까지 국내·외 의학논문데이터베이스와 출판 전 문헌 데이터베이스, 코로나19 백신 관련 주요 문헌검색 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변이 예방효과 등에 대해 교차 검증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우선 화이자 백신의 경우 2회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89~93.4%, 델타 변이는 79~88%, 베타와 감마 변이는 84% 감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66.1~74%, 델타 변이는 60~88%의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베타와 감마 변이는 1차 접종을 한 경우 48%의 감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더나 백신 역시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는 92%의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델타 변이, 베타와 감마 변이는 1차 접종 기준으로 각각 72%와 77% 감염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는 더 높았다.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95%의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델타 변이는 96% 입원 예방효과, 베타와 감마 변이는 95%의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86% 입원 예방효과를 나타냈고, 델타 변이는 92% 입원 예방효과, 베타와 감마 변이는 1차 접종 기준으로 83%의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보였다. 모더나 백신 역시 2차 접종을 완료하면 알파 변이에 94%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보였다. 1차 접종 기준으로는 델타 변이, 감마와 베타 변이에 각각 96%, 89% 입원 및 사망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두고 “변이 감염에 대한 백신의 예방효과는 기존 바이러스 감염 예방 대비 약간 감소하지만, 2회 접종을 완료하면 80% 이상 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냈다”며 “특히 1회 접종을 완료하면 변이 감염으로 인한 입원 및 사망을 78~96%, 2회 접종을 완료하면 86~9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