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우 사망자 170명 넘어…독일만 156명 사망
홍수 때 7m 급류… 경보 온전히 전달안돼 참사
당국, 무려 3시간 뒤에야 출동해 2층 생존자만 구조
홍수로 12명이 숨진 진치히의 요양원 [AP=연합뉴스]
독일 서부 등 서유럽 일부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홍수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한꺼번에 희생됐다.
17일 뉴욕타임스와 SWR 방송에 따르면 독일에서 폭우 피해가 가장 큰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 지난 14일 밤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밀려들어 왔다.
진치히는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마을로 집중적인 폭우에 강물이 범람한 것이다.
당국이 마을에 경고를 보냈지만, 일부만 들었다.
가장 큰 비극은 페스탈로치 거리의 레벤실페 요양원에서 벌어졌다.
요양원에는 36명의 장애인이 머물고 있었다.
홍수가 난지도 모른 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명의 장애인이 갑작스럽게 밀려온 물에 뼈져 숨졌다.
요양병원에는 밤사이 1명의 직원만 머물고 있었다.
이웃들은 요양원에서 나오는 비명을 들었다.
구조대원들은 3시간 후에야 2층에 있던 24명을 구해냈다. 생존자들은 창문을 통해 나와 구조대원들의 보트에 올라탔다.
물이 빠진 현재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진 요양원의 1층은 황토물에 잠겨있었던 흔적이 벽면에 뚜렷이 남아있다.
요양원은 3m 정도까지 잠겼다.
홍수로 떠내려온 잔해와 진흙으로 뒤범벅된 독일 아르베일러 마을 [AFP=연합뉴스]
요양원 인근의 조부모 집에서 진흙으로 뒤범벅된 내부를 청소하던 도미니크 개스퍼(17)는 뉴욕타임스에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조부모는 다행히 무사했다.
이 지역 거주자인 루이스 루피노(50)는 "우리의 보건 시스템은 미국보다 낫지만 여전히 비용을 회피하려 한다"면서 "요양원에 단지 한 명의 직원만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 (침수로) 불이 꺼졌을 때 그들은 공포에 빠져들었고 물이 들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기회가 없었다"고 슬퍼했다.
특히 그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당국이 미리 경고했다면 일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치히에는 2만명이 거주해왔는데, 이번 홍수로 요양병원 희생자 외에도 2명의 사망자가 더 나왔다.
또, 2천명이 대피했고, 350명이 집을 잃었다.
아르다리도 무너졌다.
이번 폭우로 독일에서 이날까지 15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110명이 숨지고 670명이 다쳤다.
100년만의 유럽 폭우 사망자 150명 넘어…독일 133명 · 벨기에 20명
* 폭우·홍수 휩쓸고 간 독일 슐트 지역 주택가 [EPA=연합뉴스]
최근 독일을 포함해 서유럽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50명을 넘었다고 AP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독일 경찰은 이날 서부 라인란트팔츠주 아르바일러에서 홍수로 9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알려졌고 추가적인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43명이 희생됐다.
벨기에에서도 이날까지 최소 20명이 홍수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홍수 지역에서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에 폭우가 내렸다.
* 네덜란드 최남단 팔켄뷔르흐의 한 마을이 16일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에 내린 이번 폭우와 홍수로 120여 명이 숨졌으며, 통신두절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실종된 사람도 1천300여 명에 달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우려가 높다. 팔켄뷔르흐 AFP=연합뉴스
이번 피해는 지중해에서 유입된 저기압이 독일 등지에 최근 폭우를 쏟으면서 14~15일 홍수가 발생하면서 일어났다. 홍수는 프랑스에서 기원해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거쳐 바다로 들어가는 뫼즈강 주변으로 번지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5일 “홍수 지역에서 너무도 많은 시민들이 겪어야 하는 재앙에 충격을 받았다”며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수천 가구가 집을 잃었고 산사태 우려가 있는 지역도 많다. 벨기에 리에주주에 있는 도시 베르비에에서는 홍수로 차가 떠내려가는 모습이 목격됐고, 약탈 위험 때문에 밤에는 통금령이 내려졌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집중된 폭우가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지상에 낮게 깔린 저기압대가 벨기에, 네덜란드 서부 지역 등에 폭우를 쏟았다고 지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16일 이번 홍수 피해가 “기후변화의 명확한 징후”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은 이것(홍수)를 기후 변화의 명확한 징후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로 정말로 행동해야 할 긴급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크 발터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도 이날 피해 지역으로 가기 전 수도 베를린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결연한 싸움에 참가해야 우리는 기상 상황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당국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이 유럽 홍수 시스템(EFAS)이 이번 주 초에 “극단적” 홍수 경고를 내놨는데도 희생자가 이렇게 많은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기상 당국은 지자체에 경고를 보냈고 지자체가 대피 조처 등을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부장관은 독일이 다음에는 “더 대응을 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피해를 “기후 변화의 결과”라고도 말했다. 조기원 기자
"유럽 1천년만의 대홍수"…기후변화시대에 20세기 대응체계 참패
경보 작동했으나 '불가항력 규모'에 있으나마나
수위상승 속도 상상초월…"손쓸 틈이 없었다"
기후변화 심화 불가피…대비체계 전면 개편 필요성
16일 홍수로 피해를 입은 독일 라인란트팔트주 바트 노이에나어-아르바일러 모습. [EPA=연합뉴스]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이 큰 물난리를 겪으면서 대비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후변화로 '기록적인 폭우'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서다.
16일 뉴욕타임스(NYT)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기상당국의 폭우경보는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초 이미 여러 번 나왔다.
독일 기상청은 사흘 전인 13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 걸친 아이펠과 모젤강 지역에 최고 등급 이상기후 경보를 내리는 등 여러 경로로 폭우를 경고했고 지역정부에도 대비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릭스 디치 독일 기상청 기상학자는 같은 날 유튜브에서 남서부 지역에 수 시간 동안 1㎡에 70L 이상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홍수조기경보시스템(EFAS)에서도 지난 주말 경고가 나왔다고 한다.
EFAS를 설계하고 현재는 자문역을 맡은 해나 클로크 영국 리딩대 교수는 "폭우와 홍수가 오니 주의하라는 경보가 나갔다"라고 말했다.
EFAS는 2002년 엘베·다뉴브강 대홍수를 계기로 개발돼 2012년부터 운영됐다.
사전경보가 있었음에도 사망자가 100명이 넘게 나올 정도로 피해가 큰 이유는 무엇보다 폭우의 규모가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다.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에 쏟아진 비는 100~150㎜로 평소 한 달 치 강수량 수준이다.
'물 폭탄'이 떨어진 것으로 100년만에 한 번 올 정도의 폭우로 평가됐다.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더 나아가 '1천년만의 폭우'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우에 강과 하천 수위가 너무 빨리 상승해 손 쓸 틈이 없었다는 것이 당국들의 입장이다.
라인란트팔츠주 코르델시 메다르트 로트 시장은 일간 빌트에 "강 수위가 위험홍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경보를 받은 뒤 긴급대응에 착수했지만, 수위가 너무 빨리 올라서 통상의 방법으론 소용이 없었다"라면서 "소방당국이 대응 조처를 마련한 지 3시간도 안 돼 모든 것이 물에 잠겼다"라고 말했다.
워낙 많은 비가 단시간에 내려 평소엔 범람할 위험이 없던 작은 강이나 소하천에서도 홍수가 일어난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16일 홍수가 발생한 벨기에 리에주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물론 경보가 전달되지 않았거나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클로크 교수는 "경보의 의도가 제대로 달성된 곳도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주민에게 경보가 전달되지 않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라인란트팔츠주 아르바일러에선 강 수위가 역대 최고치인 3m를 넘기 약 3시간 전에야 강가 주민에게 첫 경보가 내려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라인란트팔츠주 환경당국은 큰 강들은 홍수경보가 이뤄지지만, 지천이나 소하천은 자세한 정보가 없다고 인정했다.
홍수대책을 지역당국에 맡기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독일은 '지역당국이 지역을 가장 잘 안다'라는 이유로 경보에 따라 어떤 조처를 할지 지역당국이 결정하도록 한다.
클로크 교수는 "여러 주의 다수 기관이 관여하는 파편화된 체계 때문에 (지역별로) 가지각색 조처가 이뤄졌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홍수를 일으킨 폭우가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 등 기후변화 결과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폭우는 온난화가 진행되면 더 늘어나고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기가 따듯해지면 더 많은 수분을 머금고 이는 강력한 폭우로 이어진다.
이에 이상기후가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 경보·대응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후계자로 꼽히는 아르민 라셰트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규모의 재앙적 홍수를 겪고 있다"라면서 "독일을 기후에 안전한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두 달여 뒤 총선을 앞둬 '이상기후 대비'가 주요 정치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영향을 연구하는 헤일리 파울러 뉴캐슬대 교수는 극단적 이상기후에 대비해 기반시설들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현재 치수능력을 뛰어넘는 대형 홍수가 올 것이기 때문에 경보·비상관리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풍수해 위험성 '긴급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프리데리케 오토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원장은 "풍수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사람들이 제대로 모른다"라면서 "집이나 도로를 건설하면서 많은 땅을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하는데 이는 물이 범람했을 때 큰 피해를 부른다"라고 지적했다.
서유럽 강타한 100년만의 폭우…독일·벨기에서 120여명 사망
실종자 많아 피해 커질 가능성 "1천300명 생사 확인 안돼"
강 범람·댐 붕괴 우려에 곳곳 대피령…국제사회 애도·지원 약속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최소 120여 명이 사망했다.
특히 갑자기 불어난 엄청난 양의 물로 상당수 가옥이 추가 붕괴 위험에 처해있고 통신두절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실종된 사람도 1천300여 명에 달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16일(현지시간) 독일 경찰과 주정부 집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폭우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103명으로 늘었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 60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43명이 희생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기에에서도 최소 23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실종자가 많아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 독일 남부 폭우로 수위 급상승한 네덜란드 [EPA=연합뉴스]
라인란트팔츠주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마을에서 1천30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런 높은 수치는 통신 두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고위 당국자는 현지 방송에 "40∼60명이 여전히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자 수는 며칠간 계속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라인란트팔츠주 전체 실종자를 100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독일 경찰 관계자는 "희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구조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독일대사관은 피해지역에 직원을 파견해 한국 교민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낮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공관 관계자는 "지하실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는 있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고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 대부분이 폭우를 겪었다.
24시간 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평소 한 달여 기간의 강수량에 해당하는 100∼150㎜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15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쾰른의 강수량은 154mm로 7월 월평균(87mm)의 두 배에 육박했다.
국지적으로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여러 강과 저수지가 범람한 탓에 피해가 커졌다.
라이퍼샤이트에는 9시간 동안 강수량 207mm의 비가 쏟아졌다.
도로와 통신이 끊기고 붕괴한 건물의 잔해가 골목을 막으면서 현지 당국의 구조 작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이나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라 집을 떠나 고지대로 이동했으며 독일에서만 최소 2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마을 슐트에서는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수십 명이 실종된 상태다.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 주지사는 주 의회에서 "사람들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아직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는 이런 재앙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 복구·구조 작업 중인 독일군 [EPA=연합뉴스]
벨기에에서 피해가 가장 큰 리에주 등이 속한 남부 왈롱 지역에서는 4만1천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리에주 당국은 강변 지역 주민들을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다.
독일, 벨기에와 접한 네덜란드 남부 지역 림뷔르흐에서도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수 주택이 피해를 봤고 네덜란드 남동부 도시 마스트리흐트에서는 수천 명이 대피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독일 남부와 벨기에 등지에는 16일 밤까지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애도와 지원 약속도 쏟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상자와 실종자, 생계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위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해 지역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정에 우리의 마음을 보낸다"고 애도했다.
서유럽 휩쓴 100년만의 폭우…약 70명 사망·수십명 실종
독일 최소 58명· 벨기에 11명 사망…실종자 많아 피해 커질 가능성
강 범람 · 댐 붕괴 우려에 곳곳 대피령…국제사회 애도 · 지원 약속
뫼즈강 강둑이 무너지면서 물에 잠긴 리에주에서 사람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유럽에 15일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약 70명이 사망했다.
AP·dpa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과 급류에 주택이 붕괴하고 자동차가 휩쓸리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각각 최소 30명, 28명이 목숨을 잃어 가장 피해가 컸다. 벨기에에서도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장애인 시설 거주자 9명과 구조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 벨기에 리에주 [로이터/Celine Septon 소셜미디어, 재판매 금지]
이미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실종자도 최소 수십 명에 이르는 만큼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실종자가 70명을 넘는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고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우로 여러 강과 저수지가 범람한 탓에 피해가 컸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CNN방송에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100년 동안 목격하지 못한 양의 비가 왔다"면서 "몇몇 지역에는 강수량이 2배 이상 집중됐고 이는 홍수와 건물 붕괴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도로와 통신이 끊기고 붕괴한 건물의 잔해가 골목을 막으면서 현지 당국의 구조 작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이나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라 집을 떠나 고지대로 이동했으며 독일에서만 최소 2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마을 슐트에서는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수십 명이 실종된 상태다.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 주지사는 주 의회에서 "사람들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아직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는 이런 재앙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 남부의 라인지크 당국은 댐 붕괴 우려로 스타인바흐 저수지 아랫마을들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으며, 아이펠 산간 지역에서는 주택 25채가 붕괴 위험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리에주에서는 강이 범람해 작은 배가 전복되면서 노인 3명이 실종됐다. 리에주 당국은 강변 지역 주민들을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다.
독일, 벨기에와 접한 네덜란드 남부 지역 림뷔르흐에서도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수 주택이 피해를 봤고 몇몇 요양원 주민들이 대피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70여 개 군부대를 동원해 주민 대피와 제방 보수를 지원하도록 했다.
독일 남부와 벨기에 등지에는 16일 밤까지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 물에 잠긴 독일 [로이터/트위터@ReneNijholt, 재판매 금지]
국제사회의 애도와 지원 약속도 쏟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상자와 실종자, 생계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위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해 지역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정에 우리의 마음을 보낸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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