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하와이 산불 2주째여의도 62배 면적 잿더미

 

대형 산불 대피령에 교통 정체된 미 하와이 도로 [A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빅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 수준의 산불이 2주째 진화되지 않고 있다.

 

12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발생한 산불이 2주째 잡히지 않으면서 여의도 면적(2.9)의 약 62배에 달하는 181를 태웠다.

 

역대 최대 수준인 이번 산불의 원인은 기후 변화로 건기가 극심해지는 하와이의 기후 때문이라고 AP는 전했다.

 

하와이 주민 쿠무 미카 카모호알리는 "이렇게 큰 화재는 처음 본다"면서 "과거에도 여러 차례 산불이 발생하긴 했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시절 하와이 와이메아 지역은 항상 푸르른 목초지였다"면서 "그러나 지난 1015년간은 매우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서부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의 대규모 산불이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습기가 많은 열대 섬에서도 소규모 산불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와이대 생태계 및 산불 연구원인 클레이 트라우어니히트는 "인간이 태평양 섬에 들어오기 전에는 화재가 매우 드물었다"면서 "(하와이의) 토종 생태계는 화재가 빈번하지 않을 때 진화했고, 그로 인해 화재가 나면 산 정상에서 해수면까지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하와이주 소방관 마이클 워커도 "이번 산불은 미국 서부 산불에 비해 규모와 지속 시간이 비교도 되지 않지만, 매년 우리는 이 땅에서 상당한 면적을 잃고 있다""산불은 자연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숲을 풀밭으로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화재로 서울 1.7배 면적 잿더미총리 "이것이 기후위기"

3명 사망에 1산림 소실간밤 내린 비로 상황 호전

이탈리아도 48.8도 기록적 열파에 동시다발 산불로 몸살

 

 산불로 황폐화한 그리스 에비아 섬 위성사진 8월1일(왼쪽)과 11일모습. [AFP=연합뉴스]

 

그리스 총리가 엄청난 규모의 산림을 황폐화한 산불 사태를 계기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12(현지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수일간 그리스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든 화재를 언급하며 "수십 년 만에 겪은 최악의 생태계 재앙"이라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어 "이것이 기후 위기"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사태를 겪는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 사례를 들어 이는 비단 그리스만의 문제가 아닌, 지중해 또는 글로벌 차원의 이슈라면서 다른 국가와 공동 대응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리스에서는 30년 만에 닥친 폭염과 맞물려 지난달 말부터 전국 곳곳에서 수백 건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봤다.

 

열흘 넘게 지속한 이번 화재로 이날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고 서울 면적(605)1.7배인 1이상의 산림과 농지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화재는 대부분 사람이 고의로 불을 붙인 방화 또는 과실로 시작됐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기록적인 열파와 극심한 가뭄이 피해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Greece Fires 화마에 의해 잿더미로 변한 그리스 에비아 섬의 수목들 [AP=연합뉴스]

 

최대 피해지역인 에비아섬과 펠레폰네소스 반도 등에서는 이날도 곳에 따라 화염이 맹위를 떨쳤으나 밤새 내린 비 덕분에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한다. 머지않아 사태가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다만, 화재 범위가 워낙 넓어 완전 진화까지는 시일이 다소 더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웃한 이탈리아도 최근 시칠리아와 칼라브리아, 캄파니아, 사르데냐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빈발해 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12(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모습. [EPA=연합뉴스]

 

프랑스가 진화를 돕고자 소방 항공기 2대를 급파하는 등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원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시칠리아 도시 시라쿠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8.8도를 찍는 등 반도 전체가 심각한 열파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화재 사태가 겹쳤다.

 

48.8도는 1977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기록된 유럽대륙 역대 최고 기온인 48도를 넘어선 것이다. 아직은 비공식 기록으로 세계기상기구(WMO)의 승인을 받으면 44년 만에 대륙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화재로 전날에만 3명이 숨지는 등 총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알제리 산불과 나흘째 사투사망자 71명으로 늘어 사흘간 애도

방화 용의자 22명 체포50도 고온에 강풍 속 산불 번져

 

    12일 알제리 산악지역 카빌리의 티지우주에서 불을 끄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 알제리에서 12(현지시간) 나흘째를 맞은 대규모 산불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71명으로 늘어났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산불 사망자는 민간인 43명에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군인 28명 등이다.

 

알제리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했다.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에서 방화 용의자 2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일부 불은 고온으로 인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불은 범죄적 기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알제리 당국은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불이 발생한 배경으로 광범위한 방화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12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100동쪽 카빌리 산악지역의 불탄 마을 [EPA=연합뉴스]

 

진화 작업을 돕기 위해 과거 식민종주국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산불 진화용 항공기 다섯 대를 제공키로 했다.

 

프랑스에서 알제리에 보낸 두 대의 소방 항공기가 이날부터 카빌리 지역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알제리가 유럽연합(EU) 민방위대에 지원을 요청한 지 하루만이다.

 

다른 진화용 항공기 두 대는 스페인에서, 또 한 대는 스위스에서 각각 13일과 14일에 올 예정이다.

 

알제리와 서사하라 지역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관계가 경색된 이웃 나라 모로코도 두 대의 소방 항공기를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알제리 정부는 연대 기금을 통해 이재민들에게 금융 지원과 생필품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국가적 단합을 호소했다.

 

알제리에서는 매년 여름 산불이 발생하지만, 올해처럼 재난과 맞먹는 규모는 드물었다.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연안을 엄습한 고온 현상에 대기가 극도로 건조해지며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주말까지 고온은 지속, 기온이 섭씨 50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튀니지의 접경지역에서도 지난 9일 이후 근 30개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중부 지역 카이루안에서 수은주는 사상 최고인 50.3도를 기록했다.

 

지중해 북쪽 연안에서도 화마가 터키와 그리스를 지난 두 주간 휩쓸고 있고 이탈리아에선 소방대원들이 간밤에 500건 이상의 대형 화재를 잡느라 고투했다.

 

                       12일 한 알제리 소방헬기가 진화용 물을 긷는 모습 [EPA=연합뉴스]

 

터키 남부 산불 이어 북부 홍수희생자 27명으로 늘어

흑해 연안 4개주 '물난리'남부선 대형 산불 2주 이상 지속

 

터키 북부 카스타모누주에서 12(현지시간) 수색구조팀이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터키 북부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의 피해 사망자가 27명으로 늘었다고 현지 재난당국이 13(현지시간)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터키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이날 북부 지역 홍수 피해 희생자와 관련해 "카스타모누주에서 25명이 숨지고, 시노프주에서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바르틴주에선 80세 여성 1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저녁 홍수로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었다.

 

이후 수색구조팀이 물이 빠진 재난 지역에서 밤새 추가로 시신을 수습하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

 

흑해에 면한 터키 북부 바르틴주, 카스타모누주, 시노프주, 삼순주 등에선 11일부터 강한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택들이 물에 잠기고 건물과 교량이 붕괴하는가 하면, 다수 지역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건물 지붕 위에 고립된 주민들은 헬기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했다.

 

AP 통신은 수백 명이 헬기로 안전지대로 옮겨졌고, 다른 1700여 명도 긴급 대피했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카스타모누에선 1개 빌딩이 붕괴했고 다른 1개 빌딩이 심하게 파손됐다. 바르틴에선 교량 5개가 붕괴하고 다른 2개가 손상됐다고 AFAD는 소개했다.

 

터키 내무장관 쉴레이만 소일루는 전날 "내가 본 가장 심한 홍수"라고 말했다.

 

북부 지역 홍수는 남부 지역 산불 재난에 뒤이은 것이다.

 

터키 산불= 터키 남서부 무을라주 도시 보드룸에서 지난 1(현지시간) 주민들이 산불을 피해 도망가고 있다.

 

터키에선 지난달 28일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남서부 무을라, 아이든 주 등으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산림이 불탔다.

 

현지 당국 추산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1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파괴됐다. 최소 8명이 숨지고 860여 명이 부상했으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농업산림부 베키르 파크데미를리 장관은 12일 전국 54개 지역에서 지난달 이후 29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이날까지 모든 산불이 진화됐다고 전했다.

 

, 이번엔 후베이 물난리'3시간 373mm' 비에 25명 사망·실종

건물 2.5m 높이까지 침수 흔적주민 "사전 통지 못 받아"

지난달 허난성 폭우 300명 넘는 인명피해태풍 '인파'는 동부 관통

 

      중국 후베이성 류린(柳林)진 비피해 현장 [펑파이 캡처]

 

지난달 3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허난성 폭우와 동부지방을 관통한 제6호 태풍 '인파'에 이어 중국에 또다시 폭우가 내리면서 20여명이 숨지고 가옥 수천채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3일 중국매체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후베이성 쑤이저우(隨州)시 쑤이()현 류린(柳林)진에서는 11일 오후 9시부터 12시간 동안 503mm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12일 오전 4~7(현지시간) 사이 373.7mm의 비가 쏟아부었고, 오전 5시와 6시에는 2시간 연속 강수량이 100mm를 넘겼다.

 

이 비로 류린진에서만 8천여명이 수해를 입었고, 21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가옥·점포 2700여채, 도로 11.3km, 교량 63곳이 훼손되고 전기·통신이 끊어졌으며, 피해복구 및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주민은 상여우(上游)신문 인터뷰에서 "12일 오전 3시께 홍수가 나 깜짝 놀라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갔고, 한 시간쯤 뒤 1층이 완전 물에 잠겼다"면서 "물이 굉장히 빨리 불어났지만 사전통지를 받지 못했다. 경보가 울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또 홍수가 지나간 뒤 건물 벽에는 2.5m 높이까지 침수 흔적이 있었다고 상여우신문은 전했다.

 

후베이(湖北)일보는 "류린진에 2.46m까지 물이 찼다"고 보도했고, CCTV"류린진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이번 비로 평균 3.5m의 물이 찼고 깊은 곳은 수심이 5m에 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택 인근 슈퍼마켓에서 숙직을 하던 한 주민은 물이 차오르자 남편에게 "내가 죽거든, (자택) 침대 밑 슬리퍼 주머니를 잘 찾아보면 모아둔 돈이 있을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작별인사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남편은 새벽에 문자를 확인하고 황급히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답이 없었고, 자택 3층에서 1층으로 내려 가려 했지만 불어난 물로 이동할 수 없었다.

 

남편은 물이 빠진 뒤 아내를 찾아 나섰지만, 단층 슈퍼마켓에서 대피할 곳이 없었던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후베이성 류린(柳林)진 비피해 현장 [상여우신문 캡처]

 

후베이일보에 따르면 후베이성에서는 11~12일 사이 수이저우 외에 샹양(襄陽샤오간(孝感우한(武漢) 등에서도 폭우가 내리면서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11일부터 12일 오후 4시까지 후베이성 내 7개 시 22개 현에서 이재민 38만여명이 발생하고 11천명이 긴급대피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앞서 지난달 20일께 중부 허난성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302명이 사망하고 50명이 실종했으며, 재산피해도 530억 위안(94403억원)에 달한 바 있다.

 

당시 허난성 중심도시 정저우(鄭州)에서는 빗물이 지하철 선로로 쏟아지면서 지하철 승객 14명이 숨지고 도로터널 침수로 6명이 사망하는 등 사망 292, 실종 47명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말에는 태풍 인파의 영향으로 상하이(上海)와 저장·안후이·장쑤·산둥성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저장성 닝보(寧波)시 위야오(余姚) 일부에서는 22일부터 나흘간 951mm의 비가 내려, 저장성에 상륙한 태풍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새로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 6~8일에는 쓰촨성 일대에 100~250mm의 비가 내리면서 44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3~14일 중국 강수량 예보[중국 기상대 홈페이지 캡처]

 

한편 중국 기상대는 13~14일에도 창장(長江·양쯔강) 중하류 지역 등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면서, 안후이·후난·저장·구이저우·윈난 등에 100~200mm의 폭우를 예보했다.

 

또 쑹화장(松花江헤이룽장(黑龍江) 등 헤이룽장성 주요 하천에서는 다음달까지 홍수가 발생하고, 헤이룽장 일부 구간은 이달 하순 50년 중 가장 높은 수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