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폭탄테러 때 엄마와 헤어져

2주만에 카타르 거쳐 토론토공항 도착

유니세프 “홀로 탈출한 청소년 300명”

 

아프가니스탄 소년 알리(왼쪽)가 13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 도착해 아빠 샤리프(오른쪽)와 포옹하고 있다. 토론토/로이터 연합뉴스

 

세살배기 아프가니스탄 소년이 홀로 카불을 떠나 2주 만에 캐나다에 도착해 아버지를 만났다. 유니세프는 이렇게 성인 보호없이 혼자 아프간을 탈출한 미성년자가 지난달에만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프간 소년 알리(가명·3)가 13일 저녁 토론토의 피어슨 공항에 도착해 2년 만에 아빠를 만난 사실은 14일 글로브엔 메일 보도로 알려졌다.

 

알리는 다른 가족 없이 카불에서 카타르 도하로 이동했고, 도하에서 14시간을 비행해 캐나다로 왔다. 아빠를 만난 알리는 그를 꼭 안으면서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알리의 아버지 샤리프(가명)는 아프간에서 말린 과일 사업을 하다 2년 전 캐나다로 왔다. 그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나는 2주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샤리프는 알리와 함께 코로나19 격리에 들어갔다. 그는 “나는 행복하고, 내 아이들도 모두 행복하다”고 말했다.

 

알리는 지난달 26일 이슬람국가 소행으로 밝혀진 카불 공항 근처의 폭탄테러에서 살아남았지만 엄마와 다른 형제들과 헤어져야 했다. 알리는 이때 17살 아프간 소년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고, 28일 카타르로 가는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 소년은 집단 공황 상태에서 알리를 발견했고, 본인도 미성년자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알리를 책임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알리의 엄마와 다른 형제들도 무사했다. 알리의 엄마 카디자(가명)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글로브앤메일>에 “그날 폭발로 알리와 다른 아이들이 모두 죽은 줄 알았다”며 “하지만 다행히 모두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유니세프의 헨리에타 포어 사무총장은 “홀로 떠난 청소년들을 신속히 파악해 가족들과 만나게 해야 한다”며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 최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