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3위 했으나 사민당 선전으로 비례대표로 당선
"연방의원 첫 아시아계…이민법 제정 · 한독 관계 강화 기여하고파"
"고마워요, 아헨" [이예원 당선인 페이스북 갈무리=연합뉴스]
26일 치러진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에서 첫 한국계 연방의원이 탄생했다.
독일 최대주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시 1지역구에 사회민주당(SPD) 후보로 출마한 이예원씨(34)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에 확실하게 알게 됐다"면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정당명부를 통해 연방의회의 일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페이스북에도 이를 공지하면서 "사민당의 놀랄만한 선거 결과가 연방하원에 합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모든 유권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299개 선거구의 개표 완료 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잠정 집계 결과를 보면, 사민당은 2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봄에만 해도 13%에 그쳤던 사민당의 지지율은 반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독일 선거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1인2표제다.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 1인을 선출하며, 16개 주별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이에 따라 지역구에서 낙선해도 주별 정당명부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 경우가 있다.
아헨시 1지역구에서는 녹색당 후보가 30.2%의 득표율을 기록해 직선 연방의원으로 선출됐고, 이번에 처음 지역구에 도전한 그는 23.8%의 표를 얻어 25.6%를 득표한 현직 기독민주당(CDU) 후보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사민당 명부상 30위였고, 잠정 집계 결과로는 40위까지 연방의회 입성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설명이다.
이 당선인은 "지금 짐을 싸고 있고, 오늘 낮에 베를린으로 떠난다"면서 "너무너무 긴장했다가 많은 축하 인사를 받다 보니 책임감이 느껴지고, 모두 실망시키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선거 운동하는 이예원 후보= 지난 9월3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 시청광장에서 아헨1지역구 사회민주당(SPD) 연방의원 후보 이예원 씨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연방의회는 다음 달 26일 출범하지만, 당장 내일 사민당 원내교섭단체 회의가 있고, 이어 이틀간 신임 연방의원 입문 교육이 열린다"면서 "2∼3주간 사무실을 꾸리고, 직원들도 찾아야 해 정신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계 이민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연방의원에 입성하는 만큼, 이민법을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선거권을 이민자들에게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독일 양국 관계와 독일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를 강화하고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부모는 1986년 한국에서 독일로 건너왔다. 아버지는 독일 최대 공대인 RWTH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은퇴했고, 어머니는 간호사다. 그는 1987년 아헨에서 태어나 유치원과 초·중·고교와 대학을 나온 지역 토박이다.
독일총선 사민당 신승…포스트메르켈 시대 접수 타진
중도좌파 총리?… 16년만에 기민 기사 중도우파 따돌려
정부구성 안갯속… 사민 · 기민기사 모두 연정주도 선언
성탄절 전 합종연횡 종료…녹색·자민 '킹메이커'로 주목
26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에서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연합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초박빙 접전 끝에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독일에서 지난 2005년 이후 16년 만에 보수 연합에서 중도 좌파 정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유권자들로부터 연립정부 구성을 위임받았다며 16년 만에 정권교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기민·기사당 연합도 연정 구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손 흔드는 올라프 숄츠 독일 사민당 총리 후보 [EPA=연합뉴스]
27일 299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25.7%의 득표율을 기록해 24.1%의 득표율을 올린 기민·기사당 연합(기민당 18.9%, 기사당 5.2%)을 1.6%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개표 내내 초박빙 접전을 펼친 두 정당은 각자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변이 없는 한 사민당, 기민기사 연합 후보 가운데 한 명이 이번 총선을 끝으로 물러나는 메르켈 총리의 권좌를 이어받는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사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면서 "유권자들은 내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를 원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는 "항상 가장 득표율이 높은 정당이 총리를 배출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민·기사당 연합 주도로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민 라셰트(우)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EPA=연합뉴스]
메르켈 총리와 함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대연정을 이끌어온 숄츠 후보는 메르켈의 뒤를 이어 정부를 이끌 안정적인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유례없는 추격전에 성공했다.
올봄에만 해도 13%까지 떨어졌던 사민당의 지지율은 반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사민당이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1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된다.
반면에, 올해 초에만 해도 지지율이 37%에 달했던 기민·기사당 연합은 유례없는 추락 끝에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설립 이후 역대 최악의 선거 결과를 얻었다.
녹색당은 14.8%를 득표해 사상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제3당으로 올라섰고, 자유민주당(FDP)도 11.5%로 4년 전(10.7%)보다 선방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0.3%를 득표해 4년 전(12.6%)보다 지지율이 떨어졌다.
좌파당은 4.9% 득표에 그쳐 4년 전(9.2%)에 비해 지지율이 반 토막 나면서 원외정당으로 밀려났다. 독일은 5% 이상을 득표한 정당만 원내에 진입할 수 있다.
의석수로 환산하면 전체 735석 중 사민당이 206석, 기민·기사당 연합은 196석(기민 151석, 기사 45석), 녹색당은 118석, 자민당은 92석, AfD는 83석, 좌파당은 39석을 각각 차지하게 됐다.
현재 의석수 환산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정당 상징색에 따라 대연정(사민당-빨강·기민당-검정), 신호등(사민당-빨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자메이카(기민당-검정·자민당-노랑·녹색당-초록) 연정 등의 집권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사민당과 기민당 모두 연정 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나선 만큼, 두 정당은 각각 녹색당과 자민당과의 연정을 시도할 전망이다.
두 정당의 총리 후보는 모두 크리스마스 전까지 연정 협상을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을 선출하는 연방하원은 내달 26일 출범 뒤 연정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1953년 이후 처음으로 세 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꾸려야 해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잠정 투표율은 78.0%로 4년 전 76.2%보다 상승했다.
베를린 지방선거도 사민당 승리…한국계 시의원 2명 탄생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도 사민당 압승
26일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베를린시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등 2곳의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사민당(SPD)이 승리를 거뒀다.
베를린시에서는 지역구에서 출마한 한국계 후보 2명이 직선으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기자회견 하는 프란치스카 기파이 사민당 베를린 시장 후보[EPA=연합뉴스]
27일 베를린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21.4%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사민당)의 뒤를 이어 베를린시장 후보로 나선 프란치스카 기파이 전 독일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사민당)은 연립정부 구성을 이끌 전망이다.
개표 초반에 1위로 올라서기도 했던 녹색당은 18.9%를 득표해 2.5%포인트 차이로 제2당이 됐다.
5년 전인 2016년 선거 결과와 비교해보면 사민당은 당시 21.6%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지만, 녹색당은 15.2%에서 득표율이 상승했다.
기독민주당(CDU)은 18.1%로 3위, 좌파당은 15.6%로 4위를 각각 기록했고, 자유민주당(FDP)은 7.2% 득표해 꼴찌를 차지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득표율은 8.0%로 내려앉아 5년 전 14.2% 대비 추락했다.
베를린 마라톤 완주한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 트위터 갈무리]
베를린시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1지역구에 출마한 녹색당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은 28.9%를 득표해 사민당 후보(23.8%)를 제치고 당선됐다. 2006년부터 시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번이 4선째 당선이다. 1981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선거운동하는 마르셀 홉 베를린시의원 당선인. 역시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마르셀 홉 베를린시의원 당선인 트위터 갈무리]
베를린시 노이쾰른 4지역구에 처음 사민당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마르셀 홉 후보는 36.3%라는 높은 득표율로 기민당 후보(27.1%)를 제치고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1988년 역시 베를린에서 태어나 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어머니가 한국 출신 간호사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 39.6%를 득표해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마누엘라 슈베지히 주지사(사민당)는 재차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마누엘라 슈베지히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주지사[EPA=연합뉴스]
사민당과 함께 연정을 이끌어온 기민당은 13.3%를 득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 AfD는 16.7%를 득표해 2위를 차지했다. 좌파당은 9.9%, 녹색당은 6.3%, 녹색당은 5.8%를 각각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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