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26명 구성…중국에 협조 요청

올해 초 1차 조사 때 부실 논란 제기

 

지난 2월초 코로나19 바이러스 최초 발생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의 농산물 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초점을 맞춰 조사할 두 번째 조사팀을 꾸렸다. 올초 첫 조사팀이 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부실 논란이 일었고, 이에 미국 등이 재조사를 촉구해 꾸려진 것이다. 중국은 “이미 조사가 이뤄졌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는 13일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가능성이 있는 신종 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과학자문단 ‘새로운 병원체의 기원 조사를 위한 국제 과학자문 그룹’(SAGO)을 구성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의 우선 목표는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을 조사하는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 정확한 발생 경위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긴급대응팀장은 “새 자문 그룹은 전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힐 가장 좋은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와 중국의 합동 조사팀은 지난 3월말 야생 박쥐를 통한 인간 전염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 기원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거론하는 등 명확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중국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논란이 됐다.

 

이번 자문 그룹에는 미국과 중국, 독일, 러시아 등 여러 국가 과학자 26명이 참여한다. 바이러스학과 식품 안전, 공중 보건, 유전체학, 임상 의학 분야 등의 전문가 700여명 중에 선발됐다. 올초 세계보건기구 조사팀에 포함돼 중국 우한을 조사했던 마이온 코프만스와 테아 피셔 등이 포함됐다.

 

자문 그룹은 중국의 조사 협조를 요구했다. 코로나19 조사를 이끄는 마리아 반 케르코프 세계보건기구 감염병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중국의 협조 아래 세계보건기구가 이끄는 추가 중국 현지 조사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부정적이다. 천쉬 중국 유엔(UN) 대표부 대사는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앞서 두 차례나 국제 조사팀이 중국에 왔으며, 명확한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이제 다른 곳에 조사팀을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월 세계보건기구와 중국은 각각 연구자 17명으로 공동조사팀을 꾸려 코로나19 기원 등을 조사해, 120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들은 여러 가능성을 두루 언급해 부실·편파 조사 논란이 일었다. 당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과 연구팀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후 지난 7월 ‘우한 실험실 기원설’에 대한 조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사 협조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는 세계 48개국이 코로나19 기원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전 세계가 중국의 개방적이고 투명한 태도를 인정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