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이슬람 개종 뒤 극단적으로 변해”

 

 30대 남성의 활과 화살 공격으로 5명이 숨진 노르웨이의 남부 도시 콩스베르크 광장에 14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촛불이 놓여 있다. 콩스베르크/NTB via AP 연합뉴스

 

노르웨이의 작은 도시에서 30대 남성이 행인들에게 활을 쏴 다섯 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테러로 의심되는 점이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14일(현지 시각) 용의자가 덴마크 출신 에스펜 안데르센 브라텐(37)이라며 “이번 사건이 현재까지는 테러 행위로 보인다”고 발표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경찰은 브라텐이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극단적인 사람이 된 정황이 있다고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브라텐이 모든 진술을 했고 이번 사건을 저지른 동기도 밝혔지만, 아직 공개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브라텐의 변호인은 정신과 의사가 브라텐이 정신적으로 범죄를 책임질 만한 상황인지 좀 더 정밀하게 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저녁 브라텐은 노르웨이 남부도시 콩스베르크에서 행인들에게 활을 쏴서 최소 5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뒤 붙잡혔다. 경찰은 13일 저녁 6시 13분 브라텐이 시내에서 사람에게 활을 쏘고 있다는 신고를 처음 받았다. 경찰은 5분 뒤 현장에 도착했으나, 브라텐은 경찰에게 활을 쏘며 도망치려고 했다. 경찰은 경고사격으로 맞서 30분 뒤 브라텐을 체포했다. 이번 사건 희생자는 모두 50대~70대로 네 명은 여성이고 한 명은 남성이었다.

 

경찰은 브라텐이 콩스베르크에 사는 주민이라며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노르웨이 현지 방송에서 브라텐이 범행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전에 여러 번 노르웨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그것이 정신건강 문제 때문이었는지에 대해선 분명히 하지 않았다. 브라텐의 어린시절 친구라는 사람은 온라인 매체 인터뷰에서 2017년 경찰에 브라텐이 위험하다고 신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활과 화살은 노르웨이에서 스포츠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사건 직후 노르웨이에선 조기가 게양됐으며, 콩스베르크의 광장에는 숨진 이들을 애도하는 꽃과 기념물들이 놓였다.

 

이번 사건은 2011년 극우주의자 안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차량 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로 노동당 주최 여름캠프에 참석한 10대들을 포함해 77명을 숨지게 한 뒤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최악의 유혈 테러공격이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