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당원 전체 문자 메시지 보내
“걱정과 심려 끼쳐드려 송구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오후 울산시당 이전 개소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 관련 논란을 암시하며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두환 발언을 사과하고 ‘개 사과 사진’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한 직후의 글이어서 ‘본인은 잘못한 게 없다는 윤 전 총장 본심이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3일 당원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메시지에서 “최근에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경계하고 더 단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비판을 ‘부당한 공격’으로 규정한 것으로, “호남인들을 화내게 하려고 한 얘기도 아닌데 내 발언을 곡해한다”는 초기 반응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에 유승민 캠프는 “윤석열 후보가 본심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24일 “결국 ‘전두환 정치 잘했다’ 발언은 잘못한 게 아니고,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격거리로 트집잡은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공식적으론 ‘송구하다’며 잘못을 구하는 척 하다가, 자기 편 앞에서는 ‘저들의 공격거리’라며 마치 희생양이 된 듯 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자신이 자초한 ‘전두환 망언’에 대해, ‘개 사과’에 대해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여전히 모르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캠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실언·망언 25개 항목’을 정리·발표하며 ‘윤석열 발언 리스크’를 부각했다. 홍준표 캠프는 최근 ‘전두환 옹호 발언’을 비롯해 △청약통장 모르면 치매환자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페미니즘이 악용돼 건전한 이성교제 막아 △일주일 120시간 바짝 일할 수 있어야 △코로나19 확산, 대구 아니었으면 민란 났을 것 등의 윤 전 총장 발언을 상기시키며 “만일 윤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들은 4개월 간 또 어떤 실·망언이 터질까 가슴 졸이는 자세로 윤 후보의 입만 처다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호남에 공을 들인 지가 30년이 넘는다. 엉뚱하게 날아들어온 후보가 30년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그런 짓을 했다. 해당행위다. 국민을 개처럼 여기고 조롱감으로 만들었다. 후보 자격이 있냐”며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지난 19일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윤 전 총장은 ‘돌잡이 사과 사진’으로 논란을 키우고 21일에야 “송구하다”며 사과한 뒤에도 ‘개 사과 사진’과 “공격거리“ 발언으로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일일이 문제삼으면 그럴 수도 있지만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전체적 취지는 앞으로 조금 더 조심하겠다는 뜻”이라며 “단순한 적들의 공격거리로만 생각하고 반성을 안 한다는 분석은 조금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연서 기자
민주 "윤석열, 천공스님도 패밀리 비즈니스도... '최순실식 사고' 연상“
"신성한 주권행사 폄하"…전두환 발언·개 사과 논란에 "광주 방문이 면죄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SNS 사진' 등으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최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윤 전 총장이 책임 당원들에게 '어떤 것도 저들의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더 경계하고 더 단련하겠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지자 "겉과 속이 다른 가식적인 태도"라고 질타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 내용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의 진짜 속내가 어떤 것인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송구하다'며 잘못을 구하는 척하다가 자기 편 앞에서는 마치 희생양이 된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여전히 모르는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이 관련 논란이 불거진 이후 광주를 찾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 면죄부를 주겠다는 계산이었다면, 결과적으로 광주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을 우습게 본 것"이라며 "광주 방문을 자신의 죗값에 대한 알리바이로 삼지 말라. 뻔뻔함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이 '개 사과' 사진에 부인 김건희 씨가 관여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거가 원래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취지로 답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들의 신성한 주권 행사를 패밀리 비즈니스로 폄하했다"며 "이는 선거 모독이고 국민 모독"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가족 사업이면 대통령은 가족회사 사장이냐. 정권 잡아서 장모와 부인의 가족회사를 차리겠다는 거냐"며 "국민은 패밀리 비즈니스의 사업 대상이나 가족회사 종업원쯤으로 보이느냐. 국민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불쾌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대변인인 박찬대 의원도 논평을 내 "어안이 벙벙하다"며 "천공 스님도, 패밀리 비즈니스도 모두 '최순실식 사고'를 연상케 한다. 대선이 패밀리 비즈니스여서 부인 김건희 씨가 데려온 무당과 천공을 스승으로 모시고 '손바닥 왕 놀음'을 하는 거냐"고 비꼬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SNS에 올려 논란이 된 '개 사과' 사진 [윤 전 총장 반려견 SNS '토리스타그램' 캡처]
여권은 윤 전 총장이 SNS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부패의 구더기들'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맹공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저급한 단어와 비유"라며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바로 윤 전 총장"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대장동 비리의 근본은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부실 수사에 있고, 당시 해당 수사의 주임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었다"며 "대장동 투기의 원천 자금을 윤 전 총장이 대준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구석에 몰린 범죄자의 초조함이야 이해한다만, 거짓으로 일관하는 욕망의 구더기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윤석열의 ‘치명적 망언들’…이재명이 집중 공격하는 까닭은
‘천박한 역사의식’에 ‘정치 무지’
‘호남 편견’과 ‘공감능력 부족’도
국민의힘 경선 유 · 불리 엇갈려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잘 몰라서 실수로 그랬을까요? 표를 얻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을까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과 그 이후 ‘개 사과’ 이야기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내용을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자체가 짜증 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윤석열 전 총장 발언 배경에 어떤 인식이 깔렸는지에 대해서는 좀 자세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닙니다. 그 세대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은 박정희나 전두환에 대해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최고 권력에 대한 맹목적 동경입니다. 둘째, 박정희나 전두환 시대에 저항하지 못하고 굴종한 사람들의 자기합리화 기제입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정권 잡고 독재를 했지만, 정치는 잘했지. 정치가 뭐 별거 있어? 국민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게 정치지.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전두환이 광주에서 사람 죽였지만, 정치는 잘했지. 아랫사람들한테 다 믿고 맡겼다니까? 청와대 경제수석한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했지. 그래서 5공 때 우리나라가 호황을 누린 거야. 대통령은 그렇게 하는 거야. 알아?”
60~70대 ‘아재’들의 술주정 가운데 단골 메뉴입니다. 여기에 호남에 대한 비난을 슬쩍 끼워 넣습니다.
“사실 전라도 사람들 문제가 있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김대중한테 90%를 몰아줘? 여기가 뭐 공산당인가? 호남은 그렇다고 치고, 노무현하고 문재인한테 표를 더 몰아주는 건 또 뭐야? 결국 호남은 종북인 거야.”
이 사람들 도대체 왜 그럴까요? 박정희·전두환 정권은 취약한 정통성을 보완하기 위해 호남을 타자화하고 소외시켰습니다. 절대 권력을 동경하고 불의에 저항하지 못한 비겁한 사람들이 박정희 전두환 정권의 호남 차별에 슬며시 올라타려는 것입니다.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독일이 안고 있는 문제를 몽땅 뒤집어씌우고, 다른 종족들이 그 흐름에 동조한 것과 마찬가지 현상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10월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한 첫 번째 발언은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였습니다. 그는 여기에 한마디를 붙였습니다. 바로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는 대목입니다.
저는 앞부분보다 뒷부분에서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굳이 호남을 끌어들인 것은 ‘전두환의 피해자인 호남에서도 전두환의 리더십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호남 사람이 아닙니다. 전두환 쿠데타의 피해자인 호남의 아픔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습니다. 서울대 법대 시절 모의재판에서 12·12를 일으킨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그런 말을 할 자격을 취득했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호남에서도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한다고요? 세상에! 한국 사회에서 호남과 5·18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윤석열 전 총장의 이번 발언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지는 오해를 낳고, 오해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폭력을 낳습니다. 극우 세력과 태극기 부대의 호남과 5·18에 대한 공격도 처음에는 무지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극우 세력의 호남과 5·18에 대한 공격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글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전라도 사람들, 호남인 아니면 높은 자리에 오르기는 하늘의 별 따기로 변해버렸다. 그 까닭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 중심에 광주 5·18 사건이 자리하고 있다면?
그렇다. 5·18 사건은 철저한 베일에 가려져 있고, 5·18 유공자들은 기막힌 우대와 상상할 수 없는 귀족들로 변모해 있다. 어떻게 5·18 유공자가 되었는지조차 비밀에 감추어진 게 우리 국민에겐 통탄스런 현실이다. 5·18 유공자가 누구인지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진짜 금수저는 바로 이들이다.
(중략)
출신지가 전라도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은 열심히 벌어서 5·18 유공자를 섬기는 나라가 될 것이다. 도대체 유력층 금수저 재벌가, 황금 수저 넘어 초특권 다이아몬드 수저 같은 5·18 유공자 혜택과 가산점이 뭐란 말인가? 5·18 유공자 가산점 때문에 5·18 유공자와 그 자녀들은 금수저를 넘어 황금 수저가 되어 취업과 시험 전선에서 그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
(중략)
또한 호남에서는 5·18 유공자가 많아 그들(5·18 유공자)만의 경쟁이 워낙 심하여 이제는 같은 전라도 사람도 다른 지방으로 가서 시험을 본다고 한다. 그렇게 되어서 이 나라 방방곡곡에는 호남인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지금도 극우 성향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런 종류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무지막지한 호남 혐오의 토양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 일각의 호남 차별 의식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장삼이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검찰총장을 지냈고,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매우 중요한 공인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과 인식은 그래서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이번 발언은 ‘천박한 역사의식’, ‘정치에 대한 무지’, ‘호남에 대한 편견’, ‘부족한 공감 능력’을 한꺼번에 보여준 것입니다.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른바 보수 신문에서도 사설로 윤석열 전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 부적절한 ‘전두환 옹호’ 발언, 윤석열 실언 몇 번째인가(10월 21일, 중앙일보)
☞ 윤석열의 전두환 관련 발언, 화법 아닌 소양의 문제다(10월 21일, 동아일보)
☞ ‘왕(王)자 무속’ 이어 ‘개 사과’ 윤석열의 이해 못 할 행태(10월 23일, 조선일보)
☞ 윤석열의 괴이한 ‘개 사과’ 사진은 “상식 초월” 그 이상이다(10월 23일, 동아일보)
그렇다면 이제 윤석열 전 총장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른바 보수 성향 신문들이 일제히 윤석열 전 총장을 비판하고 있으니 대선주자 지지도가 떨어질까요? 당내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알 수 없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관련 첫 발언은 10월19일 화요일에 나왔습니다. ‘개 사과’는 21일 밤, 정확히는 22일 금요일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전두환 발언 및 ‘개 사과’의 영향은 이번 주 월요일, 10월25일 이후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봐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엠브레인 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회사에서 매주 발표하는 전국지표조사가 있습니다. 그동안 ‘보수 진영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매주 내놓았습니다. 오랫동안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앞서 있었는데, 9월 둘째 주에 역전된 뒤 10월 둘째 주까지 홍준표가 앞섰습니다.
그런데 10월 셋째 주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적합도’를 물었더니, 윤석열 후보가 ‘25% 대 22%’로 홍준표 후보를 다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차범위 이내에서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10월 셋째 주 조사 기간은 10월18일부터 20일까지였습니다. 전두환 발언 및 개 사과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10월 넷째 주는 10월25일부터 27일까지 조사해서 10월28일에 발표할 것입니다. 전두환 발언 및 개 사과의 여파가 반영될 것입니다.
10월28일 발표되는 전국지표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경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민심 형성에 거꾸로 영향을 미치는 밴드왜건 효과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입니다. 책임당원 투표는 11월1일부터 2일까지 모바일 투표로, 11월3일부터 4일까지 자동응답 전화로 합니다. 여론조사는 11월3일과 4일 양일간 실시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 및 ‘개 사과’로 윤석열 전 총장이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크게 밀릴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저는 “영향은 있겠지만,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도층이나 합리적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민심은 악화하겠지만, 극우 성향의 유권자들이 윤석열 전 총장 지지로 몰리면서 지지도 하락을 상쇄하거나, 오히려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민심이나 당심은 가끔 비합리적이고 무척 변덕스럽습니다.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이 지난 10월19일 홍준표-유승민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성명을 냈습니다. 경선 판세에 대해 이런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이미 전국 당협위원장 70%가 직·간접적으로 윤석열 캠프에 줄을 선 이상 당원투표 비중이 50%로 확대되는 최종 투표에서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승세를 타던 홍준표 후보의 일반 여론조사 수치가 더는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고, 그러한 일반 여론조사 상승세의 정체는 당원들로부터 더 이상의 지지 후보 변경을 이끌어내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대체로 윤석열 전 총장이 결국 경선에서 이길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 다수가 윤석열 전 총장에게 줄을 섰기 때문입니다. 둘째, 홍준표 의원의 본선 경쟁력에 대해 아직도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여권의 시각입니다. 청와대나 민주당 사람들에게 ‘누가 야당 후보가 돼야 이재명 지사가 이길 수 있겠냐’고 물어보면 답변이 엇갈립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윤석열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근거는 “윤석열이 후보가 되면 홍준표 지지층의 일부는 투표를 하지 않겠지만, 홍준표가 후보가 되면 윤석열 지지층을 100% 흡수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재명 지사가 최근 들어 윤석열 전 총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대목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이재명 지사가 윤석열 전 총장을 공격하면 윤석열 전 총장 지지가 올라갈까요, 떨어질까요?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는 몰라도 당내 경선에서는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재명 지사의 ‘맞수’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최근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철저히 무시하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홍준표 의원은 10월23일 ‘경선 결선 투표에 임하는 입장문’에서 “지금 민주당이 유독 윤석열 후보만 공격하는 것은 비리 후보끼리 대선 구도를 만들어 ‘이재명 물타기 대선’을 획책하려는 의도”라고 했습니다. 설마 그럴 리가요? 하지만 여권이 윤석열 후보를 좀 더 쉬운 상대로 여기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결과는 11월5일에 나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습니다. 옛날 표현으로 개봉박두(開封迫頭)입니다. 성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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