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선대위 상임고문 수락…이재명, '신복지 공약' 직접 챙기기로

문 대통령 - 이재명 회동은 27일 할듯… 당내 화학적 결합은 숙제

 

포옹하는 민주당 이재명-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회동하고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경선 뒤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지난 10일 경선 결과 발표 기준으로는 14일, 이 전 대표의 승복 선언(13일) 기준으로는 11일만에 이뤄졌다. 이로써 이 후보는 경선 후유증을 어느정도 털고 원팀 기조로 본선 행보에 속도를 높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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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이날 오후 이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의 한 찻집에서 30여분간 만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회동에 배석한 이 후보측 박찬대 의원과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의원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회동에서 이 후보의 요청을 받고 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두 사람은 또 이 전 대표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선대위 참여 방안도 추후 참모 간에 논의하는 데 합의했다.

 

이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정책을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챙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선대위에 후보 직속의 제1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경선 이후 첫 만남 가진 민주당 이재명-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회동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회동 모두에서 미리 준비한 인사말을 꺼내 "저는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면서 "당원과 지지자께서는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말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그리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도록 당 지도자가 앞서서 노력했으면 한다"면서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인생으로나 당 활동 이력, 삶의 경륜이나 역량이나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대표님"이라면서 "앞으로 민주당뿐 아니고 이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서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진 팀원"이라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을 대표로부터 채우고 수시로 조언을 얻고 함께 정권을 재창출해서 국가와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여는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동하는 민주당 이재명-이낙연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 이어 경선에서 경쟁했던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과도 각각 회동할 예정이다.

 

또 25일 지사직에서 사퇴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도 문 대통령 순방(28일 출발) 전에 회동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의 회동 날짜는 여러 일정을 고려할 때 2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12년과 2017년 각각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경선이 끝난 지 일주일 이내에 경쟁 후보와 만난 것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원팀 선거 대응'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로 18일과 20일 이른바 '대장동 국정감사'를 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말도 있다.

 

회동하는 민주당 이재명-이낙연

 

이날 회동장 밖에서는 시작 전부터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원팀 안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후보가 회동 장소에 들어갈 때 거칠게 항의했으며 "후보 사퇴하라"면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간 이른바 '원팀 회동'에도 불구하고 당이 화학적 결합을 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회동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박찬대 의원은 전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도 지난 대선 경선 때 승복하고 난 이후에 지지자들 마음의 상처가 짧은 시간 내에 회복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면서 "두 분이 지지자들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데 함께하고 안아주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김어준 "이재명, 돈 · 줄 · 백 없이 혼자서 여기까지…도와줘야"

 

여권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해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며 사실상 지지 선언을 했다.

 

김씨는 24일 유튜브 '딴지 방송국' 채널에 올라온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로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TBS 라디오의 간판 시사 대담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등을 진행하면서 여권 핵심 지지층에 영향력을 지닌 방송인으로 평가받는다.

 

야당은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TBS에서 김씨가 여권 편향적인 방송을 하고 있다면서 공세를 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