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지’ 민주당이 자꾸 꺼내는 까닭은?

● COREA 2021. 11. 27. 07:3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달 초 이미지 조사 바탕 상대 공격 전략

이재명 ‘추진력’ 강점 …윤석열 ‘강직함’ 강점 ‘무지함’ 약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추진력’, 윤 후보의 ‘강직함’이 긍정적인 특징으로 꼽혔다. 부정어로는 이 후보의 경우 ‘대장동’, 윤 후보는 ‘무지’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고 윤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메시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달 초 인터넷 설문 방식으로 이재명·윤석열 후보 이미지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는 3000여명이었고 두 후보를 제시했을 때 각각 어떤 낱말이 떠오르는지를 물었다. 두 후보 모두 긍정보다는 부정적 낱말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 후보에 대한 긍정 이미지는 ‘추진력’, ‘개혁’, ‘사이다’, ‘혁신’, ‘한다면 한다’ 등이었다. 반면 이 후보를 따라다니는 부정적 단어는 ‘화천대유’, ‘대장동’이었다. ‘조폭’, ‘형수 욕설’, ‘거짓말쟁이’, ‘포퓰리즘’ 등도 그 뒤를 이었다. 행정가로서의 추진력을 높이 산 반면, 대장동 개발 의혹과 각종 추문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런 문제들은 일부 언론의 허위과장 보도 등에 기인한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보고 앞으로 국민들이 진상을 알게되면 거의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후보의 긍정적인 이미지로는 ‘정의’, ‘강직함’, ‘검찰총장’, ‘공정’ 등이 꼽혔다. 부정적 낱말로는 ‘무지’, ‘개 사과’, ‘도리도리’ 등이 꼽혔다. 검찰총장 시절 반정부적인 선택적 검찰권행사로  문재인 정부와 맞서는 모양새를 보이며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됐지만, 대선 출마 뒤 쏟아낸 각종 설화가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윤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파고들고 있다. 윤 후보가 지난 22일 ‘대선후보 국가정책발표회’ 연단에 올라 80초간 침묵하는 장면이 생방송된 뒤 그의 무능함을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는 프롬프터가 오작동하자 2분 가까이 ‘얼음’이 된 적이 있다”며 “매 순간 드러나는 윤석열 후보의 준비 부족, 자질 부족에 국민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지난 17일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개인의 무지는 개인 문제로 그치지만 정치인의 국정 무지는 국가적 재앙의 근원”이라고 했고 이날도 탄소감축 목표 하향을 주장하는 윤 후보를 향해 “지구환경과 인류의 미래문제 이전에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나라 경제를 망치는 무지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정기국회에서 ‘이재명표 법안’ 처리를 당부하는 등 본인의 추진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계획을 철회하면서 ‘포퓰리스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희석될 거라는 기대도 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호남 없으면 민주당 없다” 3박4일 열띤 구애

 

목포부터 ‘매타버스’ 지역구 순회

‘박스권 탈피’ 일정 늘리며 공들여

“부패사범·파렴치범 아니라면

민주개혁진영 누구든 함께할 것”

탈당 호남인사 등 합류 메시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을 방문,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이 없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에서 “호남의 희생과 헌신 덕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뿌리내렸고, 앞으로도 이 역사가 후퇴하지 않도록 책임져줄 곳이 바로 호남”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3박4일 광주·전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일정에서부터 ‘호남 구애’에 나선 것이다. 호남 매타버스 일정은 다른 곳보다 하루가 더 긴 3박4일로 늘었고, 이 후보는 이 기간에 광주·전남의 모든 지역구를 순회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시장 한복판에 마련된 작은 플라스틱 상자를 연단으로 삼아 즉석연설에 나서 “호남이 명령한 개혁 정신을 제대로 다 실천하지 못했다”고 반성했고, 속도감 있는 개혁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신안에서 구호천사 닥터헬기 국민방상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정권 교체는 과거 회귀’라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더욱 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복수혈전에 미쳐있는 세력들이 국민의 삶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는 시대로 돌아간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르구나. 최소한 과거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세력에게 이 나라를 맡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집토끼’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호남의 미적지근한 반응 때문이다. 최근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0%를 돌파하기도 하지만, 이 후보는 50~60%대에 머물러 있다. 이 후보가 이날 ‘당내 대사면’을 강조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이 후보는 “부패사범, 파렴치범으로 탈당·제명된 사람이 아니고 민주개혁진영 일원이라면 가리지 않고,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굳이 따지지 말고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며 “시점을 언젠가 정해 벌점이니, 제재니, 제한이니 다 없애고 모두가 합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복당 대상으로는 노무현·문재인 정부 집권기를 전후해 탈당한 정대철·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 계셨던 분, 또 민주당에 있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함께할 분들에게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변론했던 변호사가 주식을 받는 방식으로 기업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을 대납받았다는 의혹에 “내가 정말로 변호사비를 불법으로 받았으면 나를 구속하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 깨어있는시민당은 지난 25일 고발인 조사에 앞서 이 후보 변호인이 ‘수임료로 3억원과 기업체 주식 20억원을 받았다’고 말한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신안군 응급의료 전용헬기 계류장에서 열린 ‘국민반상회'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금만 기다려보면 조직폭력배 조작 사건 만큼의 조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신안·해남/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