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화천대유 컨소시엄 무산 위기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쪽에 힘써준 혐의

곽상도 “화천대유 관련 어떤 일도 하지 않아”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해 10월2일 오전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이 깨지는 것을 막아주는 대가로 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김만배(구속기소)씨가 대주주로 있는 시행사 화천대유 부탁을 받고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을 막기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쪽에 힘을 써줬다고 보고 있다. 당시 경쟁 컨소시엄에 자회사가 참여한 ㅎ건설이 김정태 회장 쪽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하자,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어렵게 구성한 김만배씨가 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있던 곽 전 의원을 통해 컨소시엄 무산을 막았다는 것이다. 김정태·곽상도·김만배 세 사람은 성균관대 동문이다.

 

알선수재죄는 금품 등 대가를 받고 중간에서 금융회사 임직원 직무에 속하는 사항을 잘 처리해달라고 주선한 경우 성립한다. 검찰은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입사한 곽 전 의원 아들이 지난 3월 퇴사하며 퇴직금 및 산재 위로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세금 공제 뒤 28억원) 가운데 25억원을 알선 대가로 구속영장에 적었다. 실수령액 기준으로 통상의 상여금과 퇴직금 등을 고려해 추산한 금액으로 보인다. 아들 계좌에 있는 28억원은 쓰지 못하도록 추징보전된 상태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17일 곽 전 의원 주거지와 하나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27일 그를 처음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국회의원으로 화천대유와 관련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장동 개발사업에도 관여된 바 없다고 누차 설명했다”며 “이번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탁을 받고 누구에게 어떤 청탁을 했는지 드러나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의 무고함을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회장도 곽 전 의원과의 친분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하나은행 쪽은 “김 회장에 대한 조사는 없었다. 검찰로부터 연락온 것도 없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12월1일 오전 10시30분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강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