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내분 최고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당과 연락을 끊은 채 칩거에 들어갔다. 윤석열 후보 쪽에서 충청 방문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이준석 패싱 논란’과 자신이 반대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 강행 등에 대한 불만으로 선거대책위원회 활동과 당무를 보이콧한 것이다. 공동 선대위원장인 당 대표가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인사 및 운영에 공개적으로 반발해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없이 ‘김병준 원톱 체제’로 개문발차한 국민의힘 선대위는 가동 사흘 만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8시께 이 대표의 오전 9시 언론사 포럼 참석 일정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이어 당 대표실은 오전 11시께 “금일 이후 이준석 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렸다. 이날 오후 이 대표의 참석이 예정됐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참석, 라디오 인터뷰 등의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이 대표는 오는 2일 선대위 회의를 비롯해 앞으로 선대위 일정에 불참하고, 당무에서도 당분간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종일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았다.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에 있는 이 대표 사무실을 찾았으나 그를 만나지 못한 채 발을 돌렸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선대위 활동 중단과 당무 보이콧에 대해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 “^_^p”(엄지손가락을 펴 아래로 내린 모습) 글을 남겼다. 그는 전날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을 사전에 알지 못한 데 대해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는거다”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 선대위 영입에 대해서도 “지지층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윤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후보의 이 대표 ‘패싱 논란’은 국민의힘 입당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7월30일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기습 입당을 선언했는데, 당시 이 대표는 전남 순회 일정을 소화하느라 당사를 비운 상태였다. 당시 이 대표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상의를 해야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입당 이후에도 윤 후보는 당 주최 행사에 불참했고, 캠프 관계자들이 ‘이준석 탄핵’ 까지 거론하면서 양쪽은 여러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을 둘러싸고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은 최고치로 끓어 올랐다. “김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드리는 게 맞다”는 이 대표 주장과 달리, 윤 후보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한 ‘원톱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이 대표와 관계가 틀어진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대위 요직인 공보단장에 임명되면서, 이 대표 배제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는 시각도 있다.

 

당 내에선 이번 파동이 선대위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이 후보와, 대선후보로서 당무 전권을 행사하려는 윤 후보가 정면 충돌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후보 쪽에서는 이 대표가 윤 후보가 영입한 인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후보 중심으로 치러야 하는 선거에서 2선 후퇴는 커녕 자기 목소리를 계속 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의 잠적 사태와 관련 “지금은 후보를 무조건 감싸고 흠이 있어도 커버해야 하는데 후보 앞에서 영역싸움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후보 중심의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물러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무기한 활동 중단’에 돌입한 이 대표가 당 대표 사퇴 등으로 추가 행동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 대표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표 사퇴 등) 언론에서 보도되는 당 대표 관련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당 대표 사퇴,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등 등 중대 결심을 할 것이란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정권 탈환’을 위한 보수혁신과 국민의힘 개혁을 주창해온 이 대표로선 대선 후보와 갈등을 지속하는 게 명분없는 몽니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윤 후보가 ‘취약 지지층’인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어떤 식으로든 설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한겨레>에 “최종적으로는 책임과 피해는 후보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며 “세대 전략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준석 없이 다른 대체제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당과 후보 선대위의 총체적 난국”이라며 “위기를 맞은 민주당이 모든 것을 던지는 승부수를 던져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처럼 윤 후보도 그 정도의 쇄신이 있어야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미나 기자

 

윤석열, 이준석 칩거 원인 “잘 모르겠다” 리더십 논란 고조

‘문고리’ 3인방 논란에 ‘초보 정치인’한계 극명 노출 지적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방문해 청년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도 잘 모르겠다. (나는) 후보로서 내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30일 이준석 대표의 칩거 사태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표출된 ‘문고리 3인방’(권성동·장제원·윤한홍) 논란에 이어 이날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남의 일’ 처럼 답한 것이다. 당무 우선권을 가진 대선 후보가 리더십을 발휘해 조율하기는 커녕 당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의 당무 거부와 칩거 상황에 관해 “아침부터 오늘 일정이 바빴다. 하여튼 (권성동) 사무총장과 통화는 했다. 이유를 파악해보고 한번 만나보라고 사무총장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당 대선 후보인 자신이 나설 만한 ‘급’의 일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는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그만둔다고 하면 선대위에 문제가 없겠는가’라는 물음에는 “가정적 질문은 하지 마십시오”라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홍준표 의원이 ‘당 대표를 겉돌게 하면 당을 망친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선 “정치인들의 의견 표명에 논평하지 않는다는게 기본 입장”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당 내에선 윤 후보의 ‘정치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각종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포용하기는커녕 ‘대선 후보’라는 우월한 지위를 내세워 외려 갈등을 일으키고 수습은 ‘내 몫이 아니다’라며 돌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고리’ 논란에도 측근에게 의존하면서 ‘초보 정치인’의 한계를 극명하게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는 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선대위 구성에 공을 들여왔으나, 막상 공개된 결과를 보면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스트류커바 디나를 제외하곤 모두 기존 정치인들로 자리를 채웠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도 한계를 노출했다. 그는 영입 협상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을 향해 “그 양반”이라고 낮춰 불렀고, 측근들이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향해) 최후통첩을 했다” 등의 발언도 통제하지 못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주접을 떤다”며 격하게 반응하는 등 골이 더 깊어졌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아직은 지지율이 높아 위기감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소수 측근이 선대위를 제멋대로 꾸리고 있는데, 윤 후보는 제지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영입해 이번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당내에서는 종일 윤 후보와 현 선대위 상황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은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 캠프가 잡탕이 됐다.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고 했다.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후보가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후보의 눈과 귀를 가려선 안 된다”고 우려했고, 김태흠 의원은 “대선후보, 당 대표, 선대위 핵심 인사들의 언행은 사욕만 가득하고 전략과 시대정신이 없는 무능의 극치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도 보이지 않는다”고 작심 비판했다. 장나래 기자

 

돌연잠적 이준석 부산행, 제2의 옥새파동?…국힘 대혼란

 

'휴대전화 OFF' 당대표 '증발'…여의도 벗어나 장기전 모드?

권성동 "사람 만나고 싶지 않다더라"…당원게시판도 시끌

장제원 "내가 무슨 차지철이라는 것인가"…초선 의총 열어 대책 논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아침 돌연 '증발'했다. 초유의 당대표 잠적 사태는 이날 밤까지도 해소되지 않았다.

 

그의 휴대전화는 종일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8시께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갖던 도중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이날 오전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 대표의 잠적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자, 오전 11시에는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공개 활동을 무기한 접고 사실상 당무를 내려놓은 셈이다.

 

상계동 자택에 머무르던 이 대표는 오전 10시께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1시간여 만에 떠났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는 오후 들어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이 진치고 있는 여의도와 상계동에서 아예 벗어나 '장기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무에 복귀할 날짜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의 당 대표 흔들기와 이른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대표 주변에서는 그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미 사퇴 선언문을 써뒀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가 '중대 결심'을 저울질하는 배경으로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패싱' 논란이 거론됐다.

 

윤 후보가 사전 소통 없이 충청 방문 일정을 일방 통보한 데다,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까지 강행해 틀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본인이 함구 중이어서 정확한 잠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상황을 더 파악해보려고 한다"고 했으나, 이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아 대화를 나누거나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도 접촉이 여의치 않았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았지만, 30분 만에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권 사무총장은 당협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뵙고 왜 그러시는지 이유를 듣고 오라고 지시했다"며 "지금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얘기에 의하면 (이 대표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다"며 "대표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드리고, 내일이라도 기회가 되면 만나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와 가까운 장제원 의원은 국회 법사위 참석 후 기자들에게 "지금 분란의 요지는 '왜 나 빼냐'는 것"이라며 "이런 영역 싸움을 후보 앞에서 하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무슨 문고리 3인방이고 차지철이라는 것인가"라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앉히는 데 어떤 역할도 안 했다"라고도 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진통을 거듭 중인 선대위 구성이나 이 대표 잠적 사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윤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초선 서일준 의원은 이 회의에 참석해 이 대표 패싱 논란과 관련, "실무진 선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조국 흑서' 공동 저자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 혁신에 대한 국민의 갈망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후보가 탄핵 당한 구세력을 모아 탄핵된 당을 부활시키는 데 동의하거나 그것이 본인의 의사이고 목적이라면 어쩌겠나"라며 "그런 세력과 사람을 도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본인 인증을 거쳐 입장 가능한 당원 실명게시판에는 이날 하루에만 1천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이 대표에 대한 비판 글이었다.

 

당원들은 "정권 교체 실패하면 이 대표 책임", "당 대표에서 탄핵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어조로 성토했다.

 

반면,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에펨코리아 등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 사퇴하면 탈당할 것", "윤 후보가 뒤통수쳤다"는 등 정반대 여론이 표출됐다.

 

윤석열 “최저시급·주52시간제, 비현실적 제도 철폐” 또 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우수강소기업 ‘클레버’를 방문해 관계자와 전기차용 2차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저시급제’(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가 비현실적이라는 일부 중소기업인의 고충을 들은 뒤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비현실적 제도는 다 철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2차전지 강소기업인 ‘클레버’를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구인난과 노동 시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고,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은 청년들을 구인하기 어렵다고 해 일자리 미스매치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회사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에 공감을 표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최저시급제나 주 52시간제라고 하는 게 중소기업에서 창의적으로 일해야 하는, 단순기능직이 아닌 경우에 비현실적이고 기업 운영에 정말 지장이 많다는 말씀을 들었다. 대체적으로 중소기업 경영 현실을 모르고 탁상공론으로 만든 제도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정책 대상자에게 물어보지 않고 마음대로 하는 것은 확실히 지양하겠다”며 “당·정·청 협의에서 워킹 그룹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정책실패를 예견한 것이라는 좋은 말씀을 (업체 대표에게) 들었다. 다양한 말씀을 많이 들었고 세부적인 의견을 주셨지만 탁상공론 탓에 중소기업을 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비현실적인 제도는 철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윤 후보의 왜곡된 노동관을 또 한 번 드러내는 것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최저임금법 1조)으로 시행되고 있는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무시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법은 지난 1986년 제정됐다. ‘주52시간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 또한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2020년 기준 평균 1908시간으로 오이시디(OECD) 회원국 평균(1687시간)을 한참 웃돈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주 120시간을 바짝 일하고 이후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9월 안동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지금 기업이 기술로 먹고살지, 손발로 노동을 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그건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9일에는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일부 의견이 모였던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안’을 두고 “결과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어 비교 형량해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

 

전날부터 충청지역을 돌고 있는 윤 후보는 이날 청주시 첨단문화산업단지에서 청년 예술인들과 만나서는 지원 확대를 약속했고, 오전 청주공항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지역 현안인 광역철도 도심 통과와 공항 인프라 확대를 공약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