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구속영장을 30일 재청구했다.

 

공수처 수사팀(주임검사 여운국)은 이날 오후 5시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손준성 검사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손 검사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던 지난해 4월께 소속 검사 등에게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관련 자료 수집 등을 지시하고, 이렇게 작성된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0월23일 손 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 상황 등 이 사건 수사진행경과 및 피의자에게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 심문과정에서 향후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피의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공수처는 손 검사를 두 차례 불러 대면 조사했고, 지난 15일에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압수수색해 손 검사가 사용했던 공용컴퓨터 저장장치(SSD)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배경에 공수처가 대면조사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혐의를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따로 확보한 물증이 있다기 보다는 그동안의 정황 증거를 정리해 다시 한번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주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고발사주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공수처 수사팀 내부 기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손 검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공수처 내부에서도 발부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회의적인 의견이 나왔으나, 이번에는 내부 분위기도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손 검사 쪽 변호인은 손준성 검사에 대한 공수처 압수수색이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준항고를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손 검사 쪽은 “공수처 압수수색 과정에서 참여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압수수색인 입장”이라며 “공수처가 손 검사 등으로부터 받은 진술 자체 증거능력도 인정될 수 없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검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달 2일 오전 10시30분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