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정부기관들 만족도 조사에서 검찰이 '꼴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고 이미란씨의 형부 김영수(65·왼쪽)씨와 하승수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의 조선일보 방씨일가 관련 사건 봐주기·축소 기소 및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요구 거부에 대한 감찰’ 진정서 제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광준 기자

 

방용훈(2021년 2월 사망) 전 코리아나호텔 회장의 배우자였던 이미란(2016년 사망)씨 유족이 <조선일보> 사주 일가 사건에 대해 검찰이 연이은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검찰청에 감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1일 오전 11시 이씨의 형부 김영수(65)씨와 유족 법률 대리인 하승수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조선일보 방씨 일가 관련 사건 봐주기·축소 기소 및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요구 거부에 대한 감찰’ 진정서를 대검에 냈다. 하 변호사는 “이씨가 세상을 떠난 뒤 방씨 일가와 관련된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 범죄 혐의가 드러났는데 이에 대해 검찰이 축소·봐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2016년 9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떴다. 이씨는 숨지기 전 남편 방 전 회장과 자녀들이 자신을 학대·폭행·감금했다고 주장했다. 그해 11월 방 전 회장은 장남 방성오 코리아나호텔 대표와 함께 처형의 집 현관을 돌로 부수고 무단침입하려 했다. 이씨 유족들은 주거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이 방 전 회장을 불기소 처분하자 유족들은 시시티브이 화면을 근거로 항고했다. 2017년 검찰은 방 전 회장과 장남을 각각 벌금 200만원과 4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유족은 경찰이 방 전 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를 위해 공문서를 위조했으나 이를 수사하는 검찰이 법원의 공소장 변경 요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검찰은 수사담당 경찰관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죄로 기소했다. 지난달 열린 공판에서 판사가 ‘공문서위조죄도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검사에게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 변호사는 “검찰 수사 결과 동료 경찰관이 관여한 것처럼 도장을 찍어 조서를 꾸미는 등 공문서위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검찰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만 기소하려 한다. 경찰관을 벌금형으로 가볍게 처벌받게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공문서위조죄는 벌금형 없이 10년 이하 징역만 가능하다. 허위공문서작성죄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해 형이 더 가볍다.

 

유족 쪽은 과거 방 전 회장 자녀들을 이씨에 대한 공동존속상해 혐의로 고소했을 때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6월 경찰이 해당 혐의를 인정해 검찰에 넘겼는데 서울중앙지검이 해당 혐의는 무혐의 처분하고 대신 강요죄로 기소했다는 것이다. 하 변호사는 “법정형이 징역 15년 이하인 범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고 징역 5년 이하인 강요죄로 기소했다. 상해진단서와 피멍이 든 사진이 있지만 해당 혐의를 부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방씨 일가 비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 변호사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해당 사건 기소가 이뤄진 전후로 비밀회동을 했다는데, 해당 만남과 축소 기소 사이 관련성이 있는지 대검 감찰부가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공판검사가 수사검사와 상의해 공소장 변경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하긴 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 현재 검토 중인 상태다. (유족의) 다른 문제제기에 대해선 더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했다. 전광준 기자

 

국민만족도 높은 정부기능은 소방·IT·과학기술…검찰은 '꼴찌'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소방안전, 만족도·중요도·향상 기대 모두 '최고'

검찰은 중요도 높지만 만족도·향상 기대 '최저'…"미션 조정 필요"

 

정부 기능 중 소방 안전 분야와 정보기술(IT),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검찰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국민들은 검찰에 대해서는 전 분야 평균 이상으로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인력 규모를 키울 경우 서비스 품질이 향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2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에 따르면 이 연구원은 각 정부기능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런 분석을 담은 '정부의 행정 활동·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와 조직·인력 관리 전략'을 '정부디자인 이슈 8권'에 발표했다.

 

보고서는 소방/안전, 과학기술, 보건/식품안전 영역에 대해 점진적인 인력 증원을 통한 기능 증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검찰, 경제/산업/통상, 경찰, 국방/병무 영역에 대해서는 기능 효율화와 미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내년 대선 직후 본격화될 정부 조직 개편 논의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정부조직디자인센터 보고서]

 

◇ '소방/재난안전' 만족도·중요도 최상

 

연구진은 행정서비스의 수요자인 국민에게 20개 정부 기능에 대한 만족도, 중요도, 향상동의수준(인력 증원 시 서비스 수준의 향상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을 통해 지난 3월 9~12일 만 19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만족도는 정부 기능 중 소방/재난안전이 5점 만점 중 3.58점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기능의 평균인 2.96점보다 높은 분야는 정보/통신(3.49점), 과학기술(3.34점), 출입국관리(3.26). 보건/식품안전(3.14점) 등이었다.

 

반면 검찰은 2.38점으로 가장 낮았고 고용/노동(2.59점), 재정/세제/금융(2.62점), 외교/통일(2.74점), 경제/산업/통상(2.75점), 경찰(해경 포함·2.79점) 등이 평균보다 밑이었다.

 

중요도에 대한 평가에서도 소방/재난안전은 4.4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 분야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면서 중요성도 인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중요도의 전체 평균은 4.07점으로, 국방/병무(4.23점), 교육(4.22점). 경제/산업/통상(4.21점), 고용/노동(4.21점) 등이 평균보다 높았다.

 

만족도가 가장 낮았던 검찰은 중요도에서는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4.11점을 얻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경향은 경찰에 대한 평가에서도 나타났다. 낮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중요도는 4.19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 "인력 늘리면 향상" 소방·복지 '긍정적' vs 검·경 '부정적'

 

소방/재난안전은 인력을 확대하면 행정 활동이나 서비스 수준이 향상될 것인지를 묻는 '향상동의 수준' 항목에서도 4.00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평균(3.20점)보다 높은 기능은 사회복지(3.63점), 과학기술(3.61점), 환경(3.28점), 보건/식품안전(3.46점) 등이었다.

 

검찰은 이 항목에서도 2.60점으로 가장 낮았다. 경찰 역시 3.13점으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검찰보다는 높았다.

 

외교/통일(2.76점), 일반행정(2.93점), 문화/체육(2.94점), 재정/세제/금융(2.94점) 등이 평균 이하의 낮은 점수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런 세 가지 요인에 대한 국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능별로 향후 조직과 인력의 확대가 필요한지, 미션이나 기능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세 요인을 함께 분석한 것은 그간의 만족도 조사만으로 행정 수요를 예측하는데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만족도가 중요도와 함께 높은 경우 지속해서 유지해야 할 영역이지만, 만족도가 높더라도 중요도가 낮으면 중요도에 비해 노력이 과잉된 영역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만족도는 떨어지더라도 중요도가 높으면 만족도를 높일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만족도가 높더라도 향상동의 수준이 낮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미진하다면 지금 체계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행정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 예상된다. 중요도가 높지만 향상동의 수준이 낮다면 기능효율화 등의 혁신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 소방·과기·보건 '기능증대'…검·경·국방 '기능효율화' 필요

 

보고서는 이런 분석을 통해 소방/안전, 과학기술, 보건/식품안전 분야처럼 만족도와 중요도, 향상동의 수준이 모두 높은 영역을 점진적인 인력 증원을 통해 기능을 증대해야 하는 유형으로 정의했다.

 

검찰, 경제/산업/통상, 경찰, 국방/병무, 재정/세제/금융 분야는 중요도에 대한 평가는 높지만 만족도가 낮고 향상동의 수준도 낮은 영역이었다.

 

이런 영역에 대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기능 효율화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조직의 미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고용/노동, 교육, 환경 영역 등 중요도와 향상동의 수준은 높지만 만족도가 낮은 영역에 대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고 인력 증원을 통해 수행 수준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 외교/통일 영역 등 만족도와 중요도 평가가 낮고 향상동의 수준이 평균치와 비슷한 수준인 경우는 조직의 미션 자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며 혁신이 미흡할 경우 기능 감소가 필요한 영역으로 봤다.

 

사회복지, 정보/통신, 출입국관리 등 만족도가 높지만 중요도는 평균 수준이고 향상동의 수준은 높은 편인 영역에 대해서는 기능 내 새로운 서비스 영역 발굴을 위해 점진적인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농림축산/해양수산, 문화/체육, 일반행정 등 만족도는 높지만 중요도와 향상동의 수준이 낮은 영역에 대해서는 상대적 중요도가 크지 않으니 기능 내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발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만족도는 높지만 중요도나 향상동의 수준은 낮은 교정/보호관찰 기능에 대해서는 행정 활동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고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