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타버스’ 타고 전북 순회

 “군사정권 안되듯 검찰정권도 결코 있어선 안돼”

 “삶 개선할 사람 선택을” 호소, 20% 넘는 호남 부동층 잡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 일정으로 사흘 동안 전북을 순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검찰을 위한, 검찰에 의한, 검찰의 국가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군사정권이 안 되는 것처럼 검찰정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군가의 사적 복수를 위해, 심판을 위해, 사적 이익을 위해 정치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보다 더 나은 정부, 더 유능한 정부, 더 나은 삶을 꾸려갈 이재명 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검찰정권의 출현’으로 규정하고, 그의 집권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복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이재명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전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사흘째인 이날 오전 정읍 샘고을시장을 찾아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거를 향해 복수하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우리가 군사정권을 증오했는데, 지금 다시 온갖 전직 검사들로 만들어진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이겨서 검찰국가 만들겠다고 도전하고 있다. 이것을 용인하겠는가”라고도 외쳤다.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 여론을 등에 업고 검찰 조직 등을 위한 사적인 복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 의사에 반해서 강행하지는 않겠다”며 철회 논란이 일었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논쟁이 많아서 당장 시행하진 못할지라도 미래 사회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반노동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윤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무주 연설에서 “누구는 ‘일주일에 120시간 일하자, 최저임금 없애자, 52시간 폐지하자’ 하는데 전세계에서 일 제일 많이 하고, 노동생산성 가장 낮고, 산업재해로 죽는 사람 제일 많고, 산재율 제일 높은 불행한 나라다. 이런 나라 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하를 주장하고 주 52시간제에 반대하는 윤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내년부터 경기도에서 시범실시되는 ‘농촌기본소득’을 군이나 도의 신청을 받아 시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나흘 동안 광주·전남을 순회한 이 후보가 4일 만에 전북을 돌며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아직 자신을 향해 마음을 온전히 열지 않은 호남의 표심을 확실히 다잡아야 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자신이 ‘묵은 숙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행정가’라며 지역 현안 해결도 약속했다. 전날 김제의 한국농어촌공사를 방문해서는 “(새만금 개발사업 방향과 해수유통 찬반 논쟁을)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분들과 국민 토론회를 열어서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남원의료원에서는 의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공공의대) 설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이미 약속했던 것이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못박았다.

 

그는 “전북은 호남 안에서도 소외받은 지역”이라며 “전북이 가진 소외감을 완화하고 전북도 수도권처럼 잘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북의 한 의원은 “그동안 대선 때 광주 들렀다가 전북에 들러 ‘우리가 곁다리냐’ 이런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광주·전남만큼 전북에 시간을 할애한 것이고, (대선 후보가) 인구 2만명 정도 되는 군을 방문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과 전북을 나눠 순회할 정도로 이 후보가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20%가 넘는 부동층 비율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12월 첫주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호남의 “의견 유보” 응답은 21%(이재명 58%, 윤석열 12%)였다. 호남의 의견 유보 응답은 전국 평균(15%)보다 6%포인트 높았고 20%를 넘긴 곳도 호남이 유일했다. 민주당이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해온 호남에서 지지를 유보한 부동층이 많이 존재한다는 건 이 후보에겐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

 

당 내부에선 ‘매타버스’ 기획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재명 하면 무섭고 거칠다는 이미지가 많이 떠오른다는데, 실제 만나보면 그렇지 않아 유권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이 후보가 지역을 방문한 뒤 소극적인 지지층이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읍·무주/최하얀 기자, 서영지 기자

 

이재명, 철회 논란 기본소득에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군 · 도 단위 신청 받아 농촌기본소득” 뜻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전북 진안군 인삼상설시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전북 전역을 순회하고 지역 현안을 짚으며 본인이 ‘묵은 숙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행정가’임을 강조했다. 철회 논란이 일었던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5일 전북 완주의 전북테크노파크스마트융합기술센터에서 열린 ‘그린수소시대를 그리다’ 국민반상회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로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과 전문인력 육성, 규제 자율화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대대적 재정을 지출하는 큰 정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남지흔 두산퓨엘셀(수소를 활용한 발전용 연료 전지 개발기업) 과장이 ‘정부가 수소산업을 계속 밀고 가는 것이 맞나 불안하다. 현재 임신 중인데 출산과 육아휴직 뒤에도 회사가 계속 가는 것인가 걱정스럽다’고 하자 “이재명 정부가 되면 그런 불안감은 싹 사라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김제의 한국농어촌공사를 방문해서는 “(새만금 개발사업 방향과 해수유통 찬반 논쟁을) 다음 정부의 주요 과제로 다루겠다”며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분들과 국민 토론회를 열어서 깔끔하게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원의료원에서는 의사들의 집단반발에 부딪쳐 표류하고 있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원’(공공의대) 설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이미 약속했던 것이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못박았다. 이 후보는 방문지 곳곳에서 자신을 “묵은 숙제 해결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군사정권이 안 되는 것처럼 검찰정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정읍 샘고을시장을 찾아 “복수하는 대통령을 원하십니까,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을 원하십니까”라며 “누군가의 사적 복수를 위해, 심판을 위해, 사적 이익을 위해 정치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높은 정권 교체 여론을 등에 업고 검찰 조직을 위한 ‘사적인 복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 의사에 반해서 강행하지는 않겠다”며 철회 논란이 일었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했고, 이를 고리로 반노동적 시각을 거듭 드러내고 있는 윤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진안 인삼시장 연설에서 “앞으로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 노동으로 삶을 책임지는 시대가 가고 있다”며 “기본소득은 논쟁이 많아서 당장 시행하진 못할지라도 미래사회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 이건 좌파정책도 아니고 우파정책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무주 연설에서 “누구는 ‘일주일에 120시간 일하자, 최저임금 없애자, 52시간 폐지하자’ 하는데 전 세계에서 일 제일 많이 하고 노동생산성 가장 낮고, 산업재해로 죽는 사람 제일 많고, 산재율 제일 높은 불행한 나라다. 이런 나라 되면 안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저시급 인하를 주장하고 주 52시간제에 반대하는 윤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내년부터 경기도에서 시범시행될 예정인 ‘농촌기본소득’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불필요한 도로공사나 제방쌓기, 다리 놓기 하지 말고 무주같은 오지에 농촌기본소득을 도입해서 지역민들에게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이 동네에서 돈 쓰고 소득 돌리면 무주구천동 좋은 골짜기에서 ‘그림 그리며 살겠다’, ‘작곡하며 살겠다’, ‘창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군이나 도 단위로 농촌기본소득 신청을 받아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무주/최하얀 기자

 

이재명 “딥페이크 심각한 위협…인권침해 강력 처벌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전북 완주군 완주수소충전소에서 열린 국민반상회에 앞서 전시된 수소트럭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만든 영상·음성·사진 등 ‘딥페이크’로 인한 인권침해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5일 페이스북에 “미국 대선 투표 독려 김정은 위원장 합성 영상,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가짜 오바마 대통령 영상 사례처럼 딥페이크 가짜뉴스는 당장 이번 우리 대선에서도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할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라며 “현행법을 강화해 악의적인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제작‧유포는 물론 소지‧구입‧저장 행위도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딥페이크 처벌 공약은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스무번째 ‘소확행’ 공약이다.

 

이 후보는 “딥페이크는 실제 찍기 어려운 영화 장면, 암진단용 영상, 심리치료 등 다양한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딥페이크가 주는 편리와 산업적 기회와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연예인 합성 음란물 제작‧유포, 보이스피싱 사기 등 심각한 인권침해와 범죄 행위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딥페이크로 인한 인권침해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안 외에도 △딥페이크 ‘가짜영상’ 식별 기술 개발 △검찰, 경찰, 선관위 등 처벌을 위한 공적 역량 강화 △딥페이크 사기와 유포에 대한 교육 △플랫폼 기업들의 민간 자율규제 강화 등을 통해 범죄 대응 능력을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송채경화 기자

 

민주, 예산 끝나니 입법 속도전…이재명표 개혁법안 드라이브

내일 정책의총 개최…대장동방지법·면책특권 개선 등 당론 채택 논의

 

정읍 샘고을시장 지지호소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표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입법 드라이브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요청대로 지역화폐 사업 예산을 대폭 증액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입법 속도전에 돌입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6일 오후 2시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의 개혁과제와 맞물린 법안에 대한 처리 문제를 논의한다.

 

주요 안건은 국회의원 면책특권 개선·전두환 추징법·농지투기 방지법·부동산개발 이익환수법 등이다.

 

민주당은 이 가운데 위헌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문제 등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에 대해서는 당론 법안으로 결정해서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도시개발법·주택법·부동산 개발 이익 환수법)은 정기국회 종료(9일) 전까지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대장동 방지법 가운데 부동산 개발 이익환수법을 뺀 도시개발법 및 주택법 개정안은 국토위에 상정된 상태다.

 

또 비농업인의 농지 수용 제한, 무단 휴경에 대한 처분 의무 강화 등 농지투기 방지를 위한 농지법 개정안도 현재 농해수위에서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유기홍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안 등 이른바 '전두환 재산 추징 3법'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잔여 추징금 문제와 관련해 "추징금도 공적 채무로 보고, 전씨의 상속 재산이 발견되면 국가에 (채무를)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입법을 하되 재산에 부과된 책임을 상속하는 것으로 하면 소급입법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 개선 방안은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된 입법은 없는 상태다.

 

원내 관계자는 5일 "고의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행위 등은 면책특권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입법적으로 가능해 보이지만 위헌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이를 당론으로 할지 등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주요 개혁법안에 대한 입법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과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필요한 법안은 안건조정위원회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를 활용해서라도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