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전북 ‘매타버스’ 첫날

경선 경쟁자 정 전 총리 만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인근 식당 앞에서 정세균 전 총리와 회동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전북 전주를 찾아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났다. 정 전 총리는 “민생과 평화,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모아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승리를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을 통해 이 후보가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음식점 ‘종로회관’에서 정 전 총리와 떡갈비 세트 메뉴로 만찬을 함께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전북 방문 2박3일 일정 가운데 첫날 전북 출신의 정 전 총리를 만나 지역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한 것이다.

 

식사에 앞서 정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선대위 발대식 때 이재명의 민주당을 말했다”며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전진할지 과거로 회귀할지 갈림길에 선, 중대한 선택의 기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과거에 경험한 대선 등 ‘원팀’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말씀이 있으면 아낌없이 드리겠다”며 “이 후보가 오늘을 통해 골든크로스를 만들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 옆에 서 있던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 때 (정 전 총리가) ‘더 이상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해서 눈물이 났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두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을 주고 받았다. 정 전 총리가 “저하고 같이하던 분들도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하니 좋은 것 같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이원욱 의원님이 조직을 맡아주기로 해서 잘 됐다. 제가 전화할 때는 안 받더니 총리님이 전화해서 하라고 하니 하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이 후보는 이번주 ‘매타버스’ 2박3일을 전주, 군산, 김제, 남원 등 전북에서만 보낸다. 그간 많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며 전북을 광주·전남과 함께 찾거나 충청 지역과 함께 방문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 전북 일정 시작을 알리는 유튜브 생중계 중에는 “전북에 거주하는 국민은 전북이 차별받고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호남 정책도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이뤄지더라. (전북 주민은) 일종의 삼중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25∼29일 4박5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발로 뛴 데 이어, 이날부터 5일까지 전북 지역을 두루 훑는 것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일찌감치 표를 결집시켜놓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집토끼 결집에 우선 공을 들이고 이를 통해 지지율 상승을 꾀하는 전략이란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한옥마을 거리 한복판에서 한 즉석 연설에서 “이재명이 주장하는 각종 정책은 국민에게 필요하고, 이 나라의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는데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동의할 때까지 충실히 설명해 드리고 의견을 모아서 하겠다”며 “그러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상태에선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최하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