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발상지 방문…조상에 대선 출마 알리는 의식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 조상들에 대선 출마를 고하는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경북 경주 방문을 시작으로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시작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 이어 대구·경북 순회에도 3박4일을 할애해 ‘고향 표심’에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주 이씨 시조 발상지인 경주 표암재를 방문해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 의식에 참여했다. 이 후보는 관복을 입고 조상에게 절을 하며 대선 출마를 알렸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표암재를 방문하자 종친들이 모여서 의례를 해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은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고 자부심을 갖는 고장”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주로 향하는 매타버스 안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대구·경북은 3박4일 동안 모든 시군을 제가 다 들른다는 생각으로 간다”며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도 방문해 “이재명은 문재인 대통령도 아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아니다. 이재명은 이재명”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내가 만들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을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저녁 대구로 이동한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하며 ‘보수 표심’ 구애에 나섰다. 이 후보는 동성로 즉석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인권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지체시킨 것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산업화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이상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서 대한민국이 살아나게 이재명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11일에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통일·안보를 강조하는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구미 금오공대에서 ‘경제부흥을 통한 기회의 확대’를 주제로 대학생과 대화를 나눈다. 12일에는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비를 방문해 박정희 정부의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 성과를 되새기고, 13일에는 포항 포스텍 노벨동산에 있는 박태준 명예회장 동상에 헌화하는 등 보수층 표심 잡기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아내 인터뷰 조회수 100만…아내로 후보교체 말아달라"
남편과 '따로 또 같이' 김혜경, 경주 일정 동행하며 물심양면 지원
"제가 두명인듯 든든…놓치면 엄청 불안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 민심 공략에 나선 가운데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따로 또 같이' 방식으로 남편의 선거 운동을 지원했다.
내외가 함께 공식 석상에 나와 상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호감'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씨의 광폭 공개 행보 띄우기를 통해 아직 '등판'하지 않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의 대비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셈법도 읽힌다.
즉석연설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에서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김혜경 씨.
전날 오전에 먼저 TK로 내려온 김 씨는 대구와 상주, 경주에서 먼저 개별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TK에 내려온 이 후보와 합류, 경주 첫 일정인 경주 표암재에 함께 방문했다.
흰색 한복을 갖춰 입은 김 씨는 이 후보와 함께 경주 이씨의 시조로 알려진 알평공에 참배한 뒤 현장에서 '그림자 수행'에 나섰다.
기념촬영에 응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내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을 걸으며 시민들의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어 오후에는 이 후보와 함께 경주의 유명 관광지인 황리단길을 방문, 40여 분간 이 후보의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만났다.
김 씨는 이 후보와 지지자가 사진을 찍을 때도 항상 함께하며 '손가락 하트' 동작을 취하고, 이 후보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지지자들을 끌어오는 등 적극적인 내조를 선보였다.
이에 일부 지지자는 이 후보가 아닌 김 씨에게 다가와 별도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후보가 한 가게에서 경주의 특산품인 찰보리빵을 살 때 자연스럽게 지갑을 꺼내 지역화폐로 계산하는 '일심동체'의 모습도 보였다.
지지자들이 환호하자 김 씨는 웃으며 "남편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이 후보가 역시 웃으며 "(거스름돈) 받을 땐 자기(김 씨) 지갑"이라고 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 후보 역시 공식 석상에서 이 씨에 대한 애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날 배우자의 활동상을 담은 영상을 SNS에 공유한 뒤 "저만큼이나 바쁜 혜경 씨"라며 "(상주 일정을 마치고) 잘 듣는 게 좋은 정책의 시작이라며 꼼꼼히 듣고 메모해 제게 전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마치 제가 두 명인 것처럼 든든하다"고 썼다.
황리단길 걷기를 마친 뒤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른 후에도 이 후보는 김 씨를 가장 먼저 찾았다.
연설 중 김 씨가 연단에 올라오자 이 후보는 "제가 사실 (아내를) 놓쳐서 엄청 불안했다. 여기 있는 분들(지지자들)이 자꾸 보고 싶었대"라고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자꾸 대선 후보를 (아내로) 교체하자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 하지 마세요"라며 "우리 부부싸움 난다"라고 장난삼아 말했다.
또 "저는 선대위랑 공보국도 다 있는데도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20~30만인데 어떤 사람은 방송사 인터뷰 한 번 했다고 (조회 수가) 100만이 넘어간다"고 발언, "생각해보니 저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경쟁심리가 솟아났다"고 재차 농담을 던져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알묘고유 의식 마친 이재명 후보 내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혜경 씨가 10일 오후 경주 이씨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방문, 조상들에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고유 의식을 마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관영 · 채이배 민주당 입당…이재명 “대통합 첫 관문 열렸다”
채이배, 김종인에 “경제민주화 토론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운데)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신 김관영(오른쪽), 채이배 전 의원의 입당식에서 두 전 의원의 손을 잡고 있다.
옛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김관영·채이배 전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들을 맞이하며 “대통합의 첫 관문이 열린 것 같다”며 환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김 전 의원은 정치개혁 전문가, 채 전 의원은 대표적 경제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우리 개혁 진보진영은 한 몸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당선된 뒤 2016년 총선에선 안철수 대표가 창당한 국민의당으로 옮겨 재선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이번 민주당 입당이 복당인 셈이다. 회계사 출신으로 경제개혁연대에서 활동한 채 전 의원은 2016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전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민주당 지지하다 철회한 많은 분 마음을 돌리는 게 절실하다”며 “당의 혁신과 전면적 변화 통해 다시 대선 성공할 수 있다면, 여당 내 야당 역할도 마다치 않겠다”고 말했다. 채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 캠프 보니 지난 정권 인사만 모여 정책논의를 하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해법이 나올 리 만무하다”며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경제민주화 공개적 토론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김 위원장이 강조하는 ‘공정경제’ 등이 ‘가짜 경제민주화’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100조 지원 얘기를 꺼냈다가 제가 실현방안을 논의하자고 했더니 바로 한 발 뺐다”며 “내년 당선되고 나면 하겠다는 건 반대로 하면 당선 안 되면 안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그때 가서 안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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