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판단하면서도 징계취소 소송 1심 선고 인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법무부로부터 받은 직무집행 정지 처분을 둘러싼 행정소송의 1심 선고일인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윤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인 이완규(왼쪽), 손경식 변호사가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받았던 ‘직무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을 법원이 각하했다. 직무정지는 징계가 결정될 때까지 직무집행을 막는 것인데, 이미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정직 처분 뒤 복귀)가 끝난 만큼 징계 이전 단계인 직무정지 처분이 타당했는지를 다투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가 적법했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온 만큼 직무정지가 “합리적 근거 없이 이뤄진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는 윤 후보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이 사건을 각하한다”고 10일 밝혔다. 각하란 소송이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더 심리하지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재판부 결정이다. 앞서 법무부는 검찰총장이던 윤 후보가 소송을 제기하자 “원고(윤 후보)에 대한 징계가 확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것에 불과해 징계처분이 이뤄진 시점에 처분 효력이 소멸했다. 따라서 직무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지난해 1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윤 후보에 대해 △주요사건 재판부 성향분석 문건 작성 △<채널에이(A)> 사건 수사·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 손상 등을 근거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윤 후보 징계를 청구하는 한편, 징계 결정까지 총장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렸다. 그해 12월 징계위는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윤 후보는 직무정지 및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해 ‘본안 판단 전까지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소송을 법원에 함께 제기했다. 앞서 직무정지 및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는 모두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지만, 지난 10월 징계취소 본안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는 “재판부 분석 문건, <채널에이> 수사·감찰 방해는 징계사유로 타당하다”는 취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윤 후보가 판결에 불복하면서 이 사건은 항소심 진행 중이다.

 

이날 직무정지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소송 각하 결정에 따라 직무정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행정12부의)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청구 사유 중 일부가 적법한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이 사건 처분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후보 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후보 쪽은 “직무집행정지는 기간의 상한이 없어 사실상 현직 검찰총장을 해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자칫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 사건 처분과 동일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며 소송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징계 혐의자에 대해 징계 절차가 종료된 경우 (그 이전에 나온) 직무정지 처분은 효력을 상실한다. 직무정지 기간에 관해 법령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고 해서 ‘임기가 정해져 있는 검찰총장을 사실상 해임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향후 필요에 따라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윤 후보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고가 끝난 뒤 윤 후보 쪽 소송대리인 손경식 변호사는 이날 판결에 대해 “법률적으로 쟁송의 대상으로 삼을 자격이 부족해졌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징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검찰 ‘윤석열 부친 주택 매입’ 김만배 누나 조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기소)씨 누나이자 천화동인 3호 이사인 김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했다. 누나 김씨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급매물로 내놓은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19억원에 사들여 국민의힘 쪽에서도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라는 의혹을 샀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10일 누나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윤석열 후보 부친의 주택을 매입한 경위와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배경 등을 조사했다.

 

김씨는 2019년 4월 윤기중 명예교수 소유 연희동 단독주택을 19억원에 매입했다. 주택 거래 당시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이를 두고 법조기자 출신인 김만배씨가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되던 윤 후보를 보고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오래된 단독주택을 누나를 통해 사들였다는 뇌물 의혹이 제기됐다. 여권에서는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주택 매매가 이뤄진 점에 비춰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윤 후보 쪽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건강 문제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평당 2천만원에 집을 내놨다. 중개업자가 데려온 사람의 개인 신상을 모르고 계약한 것이 전부다.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었다.

 

누나 김씨가 이사로 있는 천화동인 3호는 대장동 사업에 872만원을 출자해 현재까지 101억원가량 배당이익을 받았다. 손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