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미-러 이어 미-중-러 3각 정상회담 대단원
공세 수위 높이는 미국 겨냥 공조 방안 논의할 듯
러 관영매체, “러-중 화해는 미국 최악의 지정학적 악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에 나선다. 미-중, 미-러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이 중-러를 겨냥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 직후여서 양국 정상 간 대미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자료를 내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오는 15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28일에도 화상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탙레반의 카불 입성 직후인 지난 8월25일에도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
미-중(11월15일), 미-러(12월7일) 화상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이번 회담은 지난 한달여 이어온 ‘미-중-러 3각 정상회담’의 대단원으로 볼 수 있다. 미-중, 미-러 간 갈등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각각 대만과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러가 이번 회담을 통해 내놓을 대미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중-러에 대한 외교적 공세의 수위를 높여왔다. 실제 미국은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하고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초청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러시아를 겨냥해선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설을 앞세워 노르트 스트림 2 파이프라인 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러도 밀착 행보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전략무기 운용 훈련인 ‘글로벌 썬더’를 실시한 직후인 지난달 23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화상 회담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로이터> 통신 등은 당시 회담에서 쇼이구 장관은 “미국 전략 폭격기(B-52)가 러시아 국경 약 20km 지점까지 근접 비행한 것은 러시아에 대한 핵 폭격을 연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에 웨이 부장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은 중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에서 양쪽이 전략 연습 등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두고 “중-러가 군사동맹에 다가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 관영매체 <스푸트니크>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국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두 지역에서 전쟁을 벌이는 상황을 피하는 게 미국 대전략의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며 “러-중 화해는 잠재적으로 미국 최악의 지정학적 악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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