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유럽, 하루에만 확진자 100만명씩 나와

전 세계 누적 확진자 3억명 육박…누적 사망자만 544만명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검사 [AP=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가 대륙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25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이 됐다.

 

전 세계 하루 확진자 수는 크리스마스 직전인 지난달 23일만 해도 100만명 미만이었지만 2주일도 안 돼 2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 전 세계 일일 확진자 244만명…미국·유럽에서 100만명씩 나와

 

4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인 데이터'에 따르면 3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44만명을 기록했다.

 

국가별 일일 확진자는 미국이 10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 국가에서 하루 만에 100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불과 나흘 전만 해도 59만명이었지만 거의 2배 수준으로 많아졌다. 하루 사망자 수도 1천688명에 달했다.

 

미국 다음으로 스페인에서 하루 37만2천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고, 영국이 18만7천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유럽 전체로는 100만명이 하루 만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스웨덴과 그리스에서도 하루 확진자 사상 최다 기록이 경신됐고, 독일은 1주일 만에 확진자가 3배로 치솟았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칼 구스타브 16세 국왕과 실비아 왕비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미국 LA 코로나19 검사 대기자들 [A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선 병원의 병석이 부족해지면서 응급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미국에선 코로나19 먹는 알약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많은 대학은 대면 강의 대신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브라질 리우 카니발은 코로나 탓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년 연속 개최가 취소됐다.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이번 달 밀라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엠포리오 아르마니 남성 패션쇼와 파리 오트 쿠튀르 쇼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선수 10명 중 1명꼴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2주간 연휴 휴식 기간을 마치고 리그 재개를 강행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날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억9천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544만명에 이른다.

 

확진자는 국가별로 미국이 5천491만명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인도(3천496만명), 브라질(2천229만명), 영국(1천342만명), 러시아(1천57만명), 프랑스(1천59만명) 등 순이었다.

 

누적 사망자도 미국이 8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브라질(61만9천명), 인도(48만2천명), 러시아(31만2천명) 순이다.

 

프랑스 파리 코로나19 검사소[EPA=연합뉴스]

 

◇ 우세종 된 오미크론 변이…확진자 급증에 의료체계 압박 커져

 

이처럼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것은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의 95%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였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프랑스는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다. 독일은 수도 베를린의 신규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비중이 델타를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와 비교해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확진자 수 자체가 워낙 빠르게 늘어나면서 입원환자도 급증, 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4개월 만에 10만명을 다시 넘어섰다. 특히 동부와 서부 인구 밀집 지역은 입원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원들이 비상인 상태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입원 환자 숫자가 1년 전 정점인 5천명을 넘길 수 있다며 주 전역에 3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의료진 부족과 넘쳐나는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전시 상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무섭게 퍼지는 코로나…헬싱키에선 검사 대기만 3~4일 걸려

5일 스웨덴 신규 확진자 2만4500명으로 사상 최다

봉쇄 단행한 네덜란드, 1주일 만에 60%나 급증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가장 먼저 분리해낸 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기 앞에 사람 모습 피규어 그림자가 보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스웨덴과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등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코로나19 발생 이래 가장 많이 보고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 전했다.

 

스웨덴 보건 당국 자료에 따르면, 전날 이 나라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만7320명으로 집계됐다. 이전 최다 기록은 지난달 30일 1만1507명이었다. 인구 1040만명 가량의 스웨덴에서는 지난해 11월 이래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했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지난달 대중 모임 제한을 강화하고, 가능할 경우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스웨덴 공중보건국 관계자는 “이제 오미크론 변이가 자국 내 신규 확진자와 관련해서는 우세종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신규 감염 사례는 이달 중순께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네덜란드의 하루 신규 확진자도 2만45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네덜란드는 지난달 19일부터 필수 업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 식당, 미용실, 헬스장, 박물관과 공공장소를 폐쇄하는 강력한 봉쇄 조치를 단행했지만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주일 만에 거의 60%가 증가했다. 현행 봉쇄 조치가 일단 오는 14일까지 지속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초·중등 학교는 당초 일정대로 오는 10일 개학하도록 할 방침이다.

 

크로아티아의 이날 신규 확진자는 8천587명으로 전날보다 47% 증가했다. 이 역시 사상 최다 기록이다.

 

핀란드에서는 확진자 급증 속에 수도 헬싱키와 주변 지역에서 진단 검사 처리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검사 예약을 위해 3∼4일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수도 지역에서는 전체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의 절반 정도가 코로나19 양성으로 나오고 있다.

 

핀란드 전체적으로는 지난달 26일에서 이달 1일 사이 표본의 26%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전 7일 동안에는 그 비율이 11.8%였다. 다만 코로나 입원 환자는 전체 감염자 수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는 않으며, 오미크론 확산은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현지 관리들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