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은 여가부 “강화”로 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7일 젠더 문제에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성소수자와 디지털 성범죄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를 한 반면,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인터뷰를 했다. <닷페이스>는 성소수자, 디지털 성범죄, 기후위기, 플랫폼 노동, 장애 의제를 주로 다루는 채널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친족 성폭력 생존자, 왕따 경험자 문제 등을 다루는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로 분류되는 <씨리얼> 출연 계획을 취소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는 “우리는 가능한 한 들어야 한다. 모두가 국민이기 때문”이라며 “‘펨코’, ‘디시인사이드’ 등 여러 사이트에 의견도 내고 그분들이 어떤 말을 나누는지 듣는 것이다. 판단은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듣는 행위 자체를 봉쇄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 어느 한쪽의 얘기를 듣는 게 그쪽을 편드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별도의 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쓴 글을 올렸다. 그는 앞서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여성가족부 존폐에 관해 “폐지를 한다고 해도 업무를 어디에 주겠지”라며 “정부 기능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저희의 원칙은 기존 여가부에서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해) 여성과 남성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업무가 아마 기존보다 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전날 갈등을 봉합한 이준석 대표의 주장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030 여성들을 배제한 채 ‘2030 남성 표심을 얻어야 이긴다’는 주장을 편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방침에 관해 “이재명 후보가 페미 유튜브와 인터뷰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상대인 이 후보의 행보를 의식해 윤 후보가 남성 청년들 편에 확실히 서는 공약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페이스북 글로 맞섰다. 윤석열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쓴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지 4시간 반 만에 심 후보는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문구를 올렸다. 바탕 화면은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선택했다. 윤 후보처럼 부연 설명은 따로 달지 않았다. 윤 후보의 형식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이준석 대표가 낸 연습문제 답변 쓰고 계신 것인가. 아니면 남자 초과커뮤니티를 향해서 반성문 쓰시는 건가. 대선 후보치고는 참 비루하다”고 썼다.

 

한편, 윤 후보는 지난해 10월 여성가족부 존폐에 관해 “폐지를 한다고 해도 업무를 어디에 주겠지”라며,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봉합한 뒤 그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태도를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윤영 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