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후드티 화합뒤 거듭된 반목…투스톤의 ‘위태위태 브로맨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지난 6일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내용 없는 화해’에 당 내부의 우려는 여전하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쪽 핵심 관계자) 문제와 젠더 노선 이견, 재보선 공천과 야권 단일화에 대한 합의 없이 ‘묻지마 봉합’인 탓에 곳곳에 깔린 지뢰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윤핵관 해결 없는 합의, 안일했다” 해놓고 이번에도 또…

 

이 대표는 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윤 후보와 전격적으로 화해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윤핵관 문제는 정리가 됐냐’는 질문에는 “특정인물을 계속 지목하기보다 당내 의사소통 체계가 원활하게 되느냐 부분인데 저는 권영세 의원에 대해서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만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던진 뒤 언론 인터뷰에서 같은달 3일 ‘울산 합의’ 과정에서 ‘윤핵관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다소 안일했던 것을 인정한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쫓겨나간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도 “내부적으로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아직 존재한다”며 윤핵관 문제가 여전함을 지적했다. 전날 이 대표가 이철규 조직부총장 임명을 거부한 건, 그가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가까운 ‘윤핵관’이라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윤핵관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 얼싸안았다. 윤석열-이준석 전선의 주축인 ‘윤핵관 문제’가 해소하지 않고 또 다시 ‘극적인 화해’만 반복된 것이다.

 

당내에서는 갈등의 뇌관을 제거하지 않은 채 ‘원팀’만 외친 ‘불안한 봉합’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영환 전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니 후환이 있을까 두렵다. 이 ‘아름다운 봉합’은 며칠 가지 않아 수많은 문제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수술하면서 수술가위를 뱃속에 그냥 넣고 꿰맨 것과 같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도 <한겨레>에 “오죽하면 의총에서 ‘이 대표가 다시는 안 도망갈 건지 명확하게 확답을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겠냐”며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붙여놓은 것이어서 대선 직전에 터지지 않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윤핵관 문제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대구 중·남, 충북 청주 상당 등 5곳에서 이뤄지는데 특히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의 경우 공천이 당선과 직결되는 곳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대선 기간 후보에게 집중된 당무 우선권과 당 대표의 권한 갈등이 공천 과정에서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한 채로 만회가 안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일화 결사 반대’ 입장인 이 대표와 갈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윤석열 ‘반문 통합론’ vs 이준석 ‘청년남성 몰입 전략’

 

윤 후보가 선대위를 해체하며 내세운 ‘청년 중심 캠페인’은 이 대표가 주장하는 ‘세대포위론’과 상통하는 측면이 있지만 각론에서는 간극이 적지 않다. 이 대표는 특히 2030 여성을 배제한 남성만을 세대결합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젠더 문제는 신지예 영입이 절정이었다”며 “아이템 모으기처럼 20대 남성을 위해서는 이준석으로 됐고, 그럼 20대 여성을 모아보자는 측면에서 접근한 것인데, 이제는 방향성을 갖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윤 후보의 ‘청년 중심 캠페인’은 탈진보와 중도, 보수층을 아우르는 ‘반문 통합론’의 방법론에 가깝다. 김영환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세대포위론은 20·30대를 다른 세대와 현상적·표피적으로 바라보는 천박한 분열의 논리일 뿐”이라며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선거 캠페인을 당연히 이 대표와 상의하겠지만, 특정 계층을 배제하지 않고 탈진보와 중도, 보수층을 모두 아우르는 기존 전략은 그대로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한겨레>에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충돌하지 않으려면 20·30 남성 표심만을 노리는 이 대표의 전략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20·30 남성을 의식해 제안한 ‘젠더·게임특위’ 신설을 두고도 벌써부터 미묘한 입장 차가 보인다. 이 대표는 특위 설치를 주장하며 하태경 의원에게 위원장을 맡기자고 했지만 특위 신설은 슬림화 기조에 반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젠더특별위원회는 기존에 선대위에 양성평등특별위원회가 있었다. 게임 관련된 특별위원회는 사실은 당의 적절한 위원회를 통해서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도 <한겨레>에 “젠더·게임 특위를 만들어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준석 비토론’과 감정의 골도 여전한 상황이다. 박수영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이 이준석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분은 아무도 안 계셨다”며 “지금도 사실 일말의 의구심을 가진 우리 당원 동지들도 많이 계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박 의원의 발언이 당의 화합에 도움이 1이라도 되는지 고민해보라. 다들 적당히 하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쏘아 붙였다. 장나래 기자

 

치맥, 후드티 화합뒤 거듭된 반목…투스톤의 ‘위태한 브로맨스’

당밖 대선주자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 전면 충돌까지 6개월

윤석열-이준석 갈등과 극적화해 반복…‘강요된 봉합’ 불씨남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갈등하다 지난 6일 또 화해했다. “제가 세번째 도망가면 당대표를 사퇴하겠다”는 이 대표 말대로 두 사람 간의 극한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후보의 정계 입문과 입당 전후, 선대위 구성과 운용 방식을 둘러싼 크고 작은 반목과 반복된 ‘극적인 화해’ 등 ‘투스톤 대전(윤‘석’열과 이준‘석’의 대결) 6개월을 정리했다.

 

① 7월 치맥회동…‘입당’ 힘겨루다 “대동소이” 손잡아

 

지난해 7월25일,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서울 광진구의 한 치킨집에서 마주앉았다. 밖에서도 안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에 비친 두 사람의 모습에서 어색함이 감돌았다. 당시는 이 대표가 “여의도 정치에 숙달된 분들과 거리 있는 분들이 여의도 아닌 곳에 캠프를 차리려고 하는데 그런 모델은 대부분 성과가 안 좋다”(7월22일)며 거듭 윤 후보의 입당을 재촉하던 때였다. 윤 후보는 당 밖에서 대선 주자 행보 중 ‘대구 민란’, ‘주 120시간 근무’ 등 실언으로 논란을 이어가며 리스크가 부각됐다. 이날은 또 윤 후보가 대선 캠프 이름을 ‘국민캠프’로 확정하며 독자행보의 정점을 찍은 날이었다. 국민의힘 사람들이 대거 윤석열 캠프로 들어가자 이 대표는 이날 “특정 캠프에 소속됐던 인사들이 중립적인 양 방송을 했던 것이라면 상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며 공개 저격했다. 어서 입당해 ‘경선 버스’를 타라고 채근하던 이 대표와 당 밖에서 캠프를 정비하며 반전을 꾀하는 윤 후보 간의 기싸움이 팽팽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날 저녁 5시50분 두 사람은 전격적으로 만났다. 당 바깥의 윤석열 캠프 불리기를 견제하고 보수 지지층 분열을 막기 위해 이 대표가 회동을 제안했고 윤 후보가 수용한 결과였다. 이 대표는 이날 “대동소이” “시너지”라는 말로 이날의 만남을 요약했다. 윤 후보도 “국민께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려야 한다.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지켜봐 달라고 말씀을 드렸고 이 대표께서도 흔쾌히 공감하셨다”며 지지층의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 두 사람을 치킨을 안주로 맥주를 마신 뒤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건대 앞 거리를 걸으며 ‘브로맨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로부터 4일 뒤 윤 후보는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지방 출장으로 대표가 부재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갑작스런 입당이어서 이 대표가 불쾌감을 나타냈지만, ‘치맥 회동’에서 입당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건 확실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해 12월3일 울산 울주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어깨동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 12월 울산회동…‘김종인 영입’까지 갑작스런 화해

 

지난해 11월5일 윤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또 다투기 시작했다. 윤 후보 측근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홍보본부장을 겸직한 이 대표를 향해 ‘홍보비를 빼먹으려는 것’이라는 비방이 윤핵관 발로 나돌자 이 대표는 11월30일부터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이 대표로서는 윤 후보 쪽에서 충청 방문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동행을 요청한 ‘패싱 논란’과, 자신이 반대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 강행 등에 대한 불만도 쌓인 상황이었다.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이 대표는 숨바꼭질하듯 지방을 돌았다. 12월1일에는 ‘윤핵관’으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을 장 의원이 없을 때 방문해 사진을 남겼다. 일종의 ‘빈집털이’였다.

 

이틀 뒤인 12월3일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있는 울산으로 내려가 밤 9시40분 울산 울주군의 식당에서 마주 앉았다. 언양불고기와 맥주가 곁들어진 이 회동에는 중재 역할을 한 김기현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의사도 확인했다. 두 사람은 회동 뒤 술잔을 들고 “윤석열을 위하여!” “이준석을 위하여!” “김기현을 위하여!”라며 큰소리로 건배하고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한껏 화합 분위기를 냈다. 이 대표는 이날 식사 뒤 윤핵관 문제에 대해 “절대 다른 사람 평가로 (서로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어서 ‘핵심관계자’를 경고한 것이지 후보님과 어떤 이견도 없었다. 단 한번도 서로 존중하지 않거나, 이견이 없었다는 점 밝힌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잠행 나흘 만에 이뤄진 봉합으로, 사흘 뒤인 6일에는 김종인 총괄위원장까지 합류한 매머드 선대위가 출범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윤 후보 생일 케이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일 케이크에는 ''오늘부터 95일 단디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③ 상임선대위원장 던졌던 이준석, 16일 만에 복귀

 

선대위 출범 뒤 두 사람은 후드티 유세 등을 다니며 파트너십을 강조했지만 ‘평화’는 오래 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20일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 허위이력 논란에 ‘의원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서운함을 조수진 공보단장을 통해 선대위 회의에서 전달해 이 대표 등의 반발을 샀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자신과 김종인 총괄위원장을 비판하는 윤핵관 발 언론 보도에 대응하라고 지시했지만 조 단장이 “내가 왜 지시를 따라야 하나. 나는 후보의 말만 듣는다”고 항명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 대표는 조수진 공보단장 해촉을 요구했지만 윤 후보는 “그게 민주주의 아니겠나”라며 거부했다. 이 대표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기려는 윤 후보에게 반발하며 12월21일 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본부장직을 던졌다. 대선을 앞두고 당대표가 선대위 보직을 내려놓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해를 넘겨서도 이어진 이 대표의 보이콧은 1월6일, 또 ‘극적인 화해’를 통해 마무리됐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경질되면서 윤 후보의 장악력이 커지고 당내 ‘이준석 사퇴론’이 확산하면서 귀결된 ‘강요된 봉합’으로 볼 수 있다. 대선까지 60여일. 이 대표는 “세번째 도망가면 당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개성 강한 두 사람의 갈등이 완전 종식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연서 기자

 

숙대, 김건희 ‘석사논문 표절’ 검증하지만…대선 전 결론 어려울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숙명여대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석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했지만, 오는 3월9일 대선 전 검증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숙명여대 쪽은 7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오는 17일까지 새로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구윤리위) 구성을 마칠 예정이고, 그 위원회에서 (김씨 의혹 관련) 예비조사(실시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숙명여대는 교육부에 김씨 관련 민원이 접수되어 학교로 연락이 왔기에, 지난 6일 “연구윤리위를 꾸려 예비조사 여부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제이티비시>(JTBC)는 김씨가 1999년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 학위를 땄을 때 제출한 논문에 표절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티비시>는 김씨의 논문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를 검증한 결과 “표절 수치는 논문 표절 검증 프로그램 카피킬러의 기준을 넘은 42%였고, 총 48페이지 중 43페이지에 표절 의혹의 흔적이 남았다”고 밝혔다.

 

표절에 대한 검토 결과가 언제쯤 나올 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숙명여대는 연구윤리위에서 예비조사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예비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최종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확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숙명여대의 연구윤리위 설치 및 운영의 규정을 보면, 예비조사위원회는 조사 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 완료해 위원회 승인을 받고, 승인 후 30일 이내에 본조사에 들어가면 또 90일 이내에 완료하도록 되어있다. 숙명여대의 조사 결과가 두 달가량 남은 대선 전에 나오기는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앞서 김씨의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도 표절로 인한 연구 부정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2012년 8월31일 이전 발생한 연구 부정행위는 (논문 제출 뒤) 만 5년을 경과해 다루지 않는다는 연구윤리위 규정 부칙이 있다며 본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에 제동을 걸고 시효와 상관없이 논문을 검증해 조처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았다. 국민대는 입장을 바꿔 재조사위원회를 꾸린 후 현재 재검증을 진행 중이다. 완료 시한이 오는 2월15일까지로 잡혀, 대선 한 달 전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김지은 기자

 

윤석열, 원팀 봉합 뒤 오전 ‘지하철’ 출근-오후 ‘대장동 원주민’ 면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발 특혜 의혹으로 피해를 본 대장동 원주민들과 면담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하며 ‘원팀’ 의지를 다진 윤석열 후보가 7일 대장동 개발 지구 원주민들과 만나고 출근길 지하철 체험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 검증’으로 반격에 나서고 서민친화적 행보로 권위주의적 이미지를 벗겠다는 포석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장동 피해 원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27일 윤 후보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현장을 찾아 “정권을 교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토 전체가 대장동 게이트로 뒤덮일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에게 특검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는데, 이번에는 대장동 주민들을 만나 개발 과정의 피해를 청취한 것이다. 헐값에 토지가 수용됐다는 주민 4명의 이야기를 들은 윤 후보는 “이런 게 국민약탈 행위”라며 “개발 수익을 몰아주는 등 배임 행위 같은 범죄 쪽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었는데, 실제로 원주민과 입주자, 그리고 이주택지와 관련된 약탈행위에 대한 현실적인 피해 사례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줘야 하는지 국민들도 잘 모른다. 이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2량짜리 꼬마열차로 혼잡도로 악명 높은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를 타고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는 풍무역에서 김포골드라인을 탑승해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해 국회의사당역까지 이동했다. 김포골드라인은 이용자는 많지만 열차가 2량밖에 안돼 승객이 빽빽한 상태로 운행되는 ‘지옥철’로 불린다. 국회의사당역에서 내린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과거 지방 근무할 때 경전철을 타봤지만, 너무 적다. 더구나 젊은 세대가 많이 타는 지역인데 출퇴근하는데 굉장히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지옥철’ 체험 뒤 당사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연장·신설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주류세의 일부를 음주운전 재범방지 교육, 사고 피해자와 유족 지원 등에 쓰겠다는 음주운전 예방 공약을 선보였다. 지난 2일 ‘택시 운전석 보호 칸막이 설치지원’에 이어 두번째로 내놓은 ‘생활밀착형 공약’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석열씨의 심쿵약속’이라고 이름 붙였다. 앞서 윤 후보를 친근하게 지칭하던 ‘석열이형’을 ‘석열씨’로 바꿔 검찰총장 출신에 남성 중심의 권위적 이미지를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윤 후보는 또 전날 청년보좌역들이 조언한 ‘삼고초려’도 실행에 옮겼다. 윤 후보는 이날 홍준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했고 다음주 초 회동이 예상된다. 유승민 전 의원과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다각도로 소통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윤석열 쇄신 첫 작품이 비리 의원 박덕흠 ‘도둑 복당’”

 민주당 윤호중 “최악의 이해충돌 사건…복당 철회하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복당에 대해 “윤석열 표 쇄신의 첫 작품이 비리 의원의 도둑 입당, 도둑 복당”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어수선한 틈을 타서 박덕흠 의원이 도둑 복당했다”며 “나머지도 뻔하지 않나 싶다. 저런 느슨한 기준과 잣대라면 언젠가 ‘50억 클럽’의 곽상도 의원도 복당시키지 않겠나. 재산 편법 증여 의혹으로 선대위 합류가 좌초됐던 전봉민 의원이나 갑질 의혹의 최승재 의원이 선대본 합류할 날도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 시절 가족 명의의 회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공사 수주를 받은 사실이 2020년 9월 드러나 탈당했지만 지난달 슬그머니 복당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시 단군 이래 최악의 이해충돌이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은 것을 잘 기억한다”며 “그런데 야당은 검찰이 1년4개월 동안 기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혐의가 없다고 자체 해석을 내렸다고 한다. 수사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이 미적거렸을 뿐 당시 의혹들은 하나도 해소된 것이 없는데 이런 몰상식한 셀프 면죄부를 발행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박 의원의 복당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1년4개월 동안 기소는커녕 제대로 된 당사자 소환도 없었다는 검찰의 행태도 경악스럽기 그지없다. 혹시 박덕흠 의원이 그동안 키워온 스폰서 검사가 이 뒤를 봐주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서 ‘봐주기, 선택적 수사’가 아님을 입증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채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