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한숨 돌렸는데…지지율 타격 우려 속 대책 부심

"정치공작 피해자" 부각…일각선 '퐁석열' 동정론 관측도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방송이 16일 대선 정국 한복판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출 변수로 떠올랐다.

 

김씨 통화는 이날 저녁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된다.

 

과거 사적 대화가 충분한 반론권 보장 없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야권에 악재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가운데 윤 후보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 후보는 일단 방송 내용을 보고 판단하자는 신중론으로 기울어 있다.

 

전날 기자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관련 발언을 자제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김씨 문제에 유독 목소리를 높이던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연설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울산 동구 전하체육센터에서 열린 울산시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윤석열 지지율 타격될라' 전전긍긍

 

윤 후보가 선대위 쇄신과 내홍 수습을 계기로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던 길목에서 예기치 못한 변곡점을 만났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의 지배적인 반응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씨도 통화 녹음에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100% 알지 못한다"며 "당 전체가 불확실성에 초긴장 상태"라고 난감해했다.

 

선대본부는 김씨가 통화 상대방인 이모 서울의소리 전 기자에게 캠프 합류를 제안한 통화 녹음 내용을 고리로 여권이 김씨를 '비선'으로 지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 개입 정황으로 몰아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정적인 기억을 끄집어낼 것이라는 우려다.

 

통화 녹음 속 김씨 말투가 회견 당시와 확연히 다를 경우 허위 이력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역시 '연기'였다는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김씨가 대통령 부인으로서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조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는 김씨 본인은 불필요한 논란으로 남편의 지지율에 타격을 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통화에서 "이번 방송의 명백한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이 얼마나 졸렬한 짓인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화하는 김기현과 권영세=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퐁석열' 동정론?…지지율 타격 미미 낙관론도

 

일각에서는 역으로 동정론이 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가 정치공작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성공할 경우 '7시간 통화' 방송을 조직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보이는 상대편에 거센 '역풍'을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 본인의 국정운영 능력, 민생과 직결되는 정책·공약과 무관한 이슈인 만큼 지지율 타격이 미미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당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일례로 최근 '이대남'(20대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에서는 '애처가'를 자처하는 윤 후보가 가정에서 푸대접을 받아온 것 아니냐며 '퐁석열'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설거지 남'의 밈(meme)을 차용해 주방 세제 '퐁퐁'과 윤 후보 이름을 합성한 말이다.

 

김씨가 통화에서 '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조국 수사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선뜻 마음을 주지 못하던 일부 여권 지지층의 표심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 선대본부 일각 "공식 사과해야"…" '형수 욕설'도 틀어야" 맞불도 고민

 

선대본부는 방송 이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주 한때 선대본부 일각에서는 김씨 본인이나 윤 후보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김씨가 윤 후보와 이혼하고 대선 전까지 백담사에 숨어 있어야 한다"는 '극약처방'도 거론됐다고 한다.

 

그러나 주말을 지나오면서 지나친 저자세가 자충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역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이나 그의 부인 김혜경 씨의 '혜경궁 김씨' 트위터 논란을 되살려 야권 지지층을 최대로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강경파 인사는 통화에서 "김씨의 사적 통화는 공영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는데, 이 후보의 사적 통화는 유튜브에서조차 차단돼 있다"며 "이것이 온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별도로 당분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 재판이 매주 한두 차례씩 열리면서 이 후보 본인의 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부울경 구애…“부산에 산은 이전, 가덕도 신공항 예타면제”

 

빨간 후드티 공약 6주만에 부산찾아 지역숙원사업 공약

김건희 ‘7시간 통화녹음’ 방송엔 “판결문 못봐…드릴 말씀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모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산·울산·경남(PK) 방문 이틀째인 15일 지역 맞춤형 공약을 쏟아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보수텃밭이던 부울경의 지지율이 흔들리자 지역의 숙원 사업을 들고 표심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부산시당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 선거대책관리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부산 시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빨간 후드티 유세’ 뒤 6주 만에 부산을 찾은 윤 후보는 “부산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항상 힘이 넘치고 역동적인 곳이라 올 때마다 늘 기운을 받는다”며 추어올렸다. 윤 후보는 작정한 듯 파격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케이디비(KDB)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가덕도 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로, 첨단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한국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후보는 부산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던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타를 면제시키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를 포함해 △2030 월드 엑스포 유치 지원 △부울경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부산 지역 공약 12가지를 내놨다. 최근 부울경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자, 지역 민심에 구애하고 나선 모양새다. 윤 후보는 보수지지층 집결도 호소했다. 그는 “지난 4월 우리 당 박형준 시장님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당선시켜 주셨다. 이제 저를 믿고 제게 힘을 보태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후보는 마지막 일정으로 울산 동구에서 열린 울산선대위 출범식에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3월9일은 대한민국을 불공정과 불의로 멍들게 하고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든 이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며 말문을 연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울산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살고 싶은 젊은 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며 울산 지역 발전을 위한 5가지 공약을 선보였다. 이날 발표된 울산 공약은 드론 특구 지정과 조선·해양 플랜트 산업 육성,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설립, 울산공항 업그레이드 등이다. 앞서 윤 후보는 부울경 교통망 공약의 실현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동해남부선을 타고 울산 태화강역으로 이동했다. 시민들과 만난 윤 후보는 “20년 전 (부산지검에) 근무할 때 울산 테니스 대회를 많이 했다. 전철로 오면 그게 아주 큰 일이었다”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윤 후보는 법원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방송 일부를 허용한 데 대해선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울산 선대위 출범식 뒤 취재진에게 “아직 판결문도 보지 못했고, 일정이 워낙 바쁘다 보니 그걸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문화방송>(MBC) 항의 방문이 언론 탄압이라는 지적에는 “언론 탄압이라는 건 힘이 있는 집권 여당이 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언론 탄압한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문화방송>은 오는 16일 관련 내용을 방송할 예정이다. 배지현 기자

 

윤석열 "군 격오지 이동형 원격진료 확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6일 의료지원 여건이 열악한 격오지 장병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이동형 원격진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열한 번째로 발표한 '석열 씨의 심쿵 약속'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동형 원격진료를 이용하면 LTE통신망을 활용해 응급환자 발생 현장이나 후송 시 환자의 상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다자간 화상통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의료진 간 환자 상태에 대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윤 후보는 또 일선 장병의 요구사항을 반영, 소형화·경량화 등 성능이 개선된 의료장비를 개발하는 한편 이동식 원격진료 화상 장비와 의료 기기, 통신장비로 구성된 사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