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한국 대통령 16년 만의 방문 뜻깊어”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집트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케이(K)-9 자주포 등 국방·방산 분야를 포함해 두 나라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엘시시 대통령과 회담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케이-9 자주포를 이집트로 수출하는 계약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케이9 자주포 계약이 양국 간 상호 신뢰에 기반한 방산 협력의 성과로서 케이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기술 협력, 현지 생산을 통한 한-이집트 간 상생협력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함에 따라 이집트에 대한 케이-9 수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케이-9 자주포는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무기로, 포탄 48발을 탑재하고 최대 사거리 40㎞까지 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호주를 방문했을때 호주와 1조900억원에 이르는 케이-9 자주포 공급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현재 7개 나라에 630여문을 수출한 상태다.

 

두 나라는 또 개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이집트에 10억 달러의 이디씨에프(EDCF·대외경제협력기금) 한도를 새롭게 설정했다”면서 “한국의 개발 경험을 나누고 이집트의 교통·수자원 인프라 확충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도 함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는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의장국이다. 국제 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성공적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한국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나의 아프리카 국가 첫 순방이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6년 만의 이집트 방문으로 매우 뜻깊다”고 했다. 이어 “이집트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이자 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중심국가”라며 “지속가능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문대통령 "사우디 '넷제로'에 기여 희망" 왕세자 "노하우 공유 바라"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스마트시티 건설 한국 참여 확대 공감대

수소 분야 협력 등 MOU 체결…사우디, 한반도 평화 노력 지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만난 문재인 대통령=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두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왕실터미널에 도착해, 영접 나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안내를 받으며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 정상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회담은 지난 2019년 6월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에 이어 2년 7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리야드의 야마마 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1962년 수교 이래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가 에너지, 건설·플랜트 분야를 넘어 수소에너지, 원전·방산 등 미래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국이 수소에너지 분야의 강점과 노하우를 공유해 사우디의 '넷 제로'(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이 관련 분야에서 다양한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사우디의 '비전 2030' 이행에 많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역시 한국 기업들의 사우디 진출을 더욱 활발히 하기 위한 노력에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왕세자가 주도하는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참여를 기대하며, 사우디 투자자들의 한국 내 투자가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우디 서부에 건설 중인 '네옴시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종전선언 등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빈 살만 왕세자는 이 같은 노력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총 11건의 문건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양국 교육부 간 교육협력프로그램 문건을 비롯해 우리 기업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간 자원 관련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기본여신약정 주요조건합의서 등이 포함됐다.

 

양국은 수소공급망 협력 양해각서 등으로 수소 분야 협력을 늘리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선박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토종 인공지능(AI) 주치의'로 알려진 '닥터앤서' 수출 구매의향서도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1월 인공지능 관련 행사에서 "태어난 지 세 돌이 되도록 고개도 못 들던 발달지연 아기가 정밀진단 인공지능 '닥터앤서'의 진단과 처방으로 한 달 만에 고개를 들고 기어다니게 됐다"며 그 성과를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 “한국은 UAE의 ‘라피크’”…사막 건너 사우디행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왕실공항에서 두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하기 위해 수하일 빈 모하메드 파라 알 마즈로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의 영접을 받으며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다음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떠났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결산하며 “양국은 글로벌 수소경제 시장을 선도하며 기후위기 극복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UAE를 떠나며”라는 글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와 한국은 ‘기적’의 동반자”라면서 “우리는 아랍에미리트 건설사업에 참여하며 ‘사막의 기적’에 힘을 보탰고, 그 성취와 자신감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고 했다. 이어 “사막의 기적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계속되고 있다. 우리와 함께 블루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수소버스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중동지역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와 천연가스 기반의 블루수소 생산에 모두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수소의 경제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블루수소 활용은 필수적이어서 그린·블루 수소 생산에 모두 강점이 있는 중동은 교역 파트너로 적합하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아크부대와 바라카 원전은 양국의 굳건한 연대와 신뢰를 상징한다. 이번에 수출을 확정지은 ‘천궁2’는 소중한 우정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알 나흐얀 왕세제 등에게 “아부다비 신공항 건설현장의 피습에 대해 다시한번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하지 못하는 대신 25분 동안 통화를 하며 건설현장 피습에 대해 위로를 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을 들었는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한국은 진정한 ‘라피크’로서 언제나 아랍에미리트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피크는 사막을 건너는 먼길을 함께 하는 동반자를 말한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나의 손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오늘의 드론 공격은 예상되었던 일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의 특별한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