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오타와서 트럭 운전사 대상 백신 의무화에 항의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에 나서 오타와로 향하는 트럭 행렬=[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의 트럭 수백 대가 28일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려고 수도 오타와에 집결했다.

 

트럭 시위대는 지난주 말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를 출발, 이날 오후 오타와 시내에 진입하기 시작해 의사당 광장에 집결했다.

 

첫 시위대가 BC주를 출발해 오타와로 향한 일주일 사이 전국 각지에서 동조 행렬이 합류했다.

 

오타와 경찰은 시내로 진입한 한 시위대의 규모를 중대형 트럭과 승용차를 포함해 551대로 파악하고 주말 동안 이어질 시위에 대비,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의사당 광장에 모일 트럭 시위대가 1천∼2천 명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하원 의사당 앞 광장에 모여 주말인 29일부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자유 행진'(Free Convoy)으로 명명된 시위대는 미국을 오가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 운전사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캐나다 정부 조치가 개인 자유를 억압하고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며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가 트럭 운전사뿐 아니라 백신 반대주의자나 음모론자, 반정부 극우 세력이 동조하는 것으로 보고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앞서 캐나다 연방정부는 모든 육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지난 15일부터 미국을 오가는 트럭 운전사에게도 확대 적용했다.

 

캐나다 정부와 함께 같은 시기 미국 정부도 트럭 운전사를 포함, 모든 육로 입국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그동안 캐나다 당국은 트럭 운송이 미국과 주요 교역 수단인 만큼 필수 업종으로 간주해 운전사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이나 자가 격리 등 일반 방역 수칙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이번 트럭 시위와 관련, 전국적 트럭 운전사 단체인 캐나다트럭연대는 "절대다수 회원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며 시위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럭연대에 따르면 캐나다 내 트럭 운전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일반 국민의 평균 비율과 비슷하다.

 

이날 현재 캐나다의 5세 이상 접종 대상 중 접종 완료 비율은 82.5%다.

 

연방정부는 "우리의 적은 백신 접종이 아니라 코로나19"라며 시위대의 요구를 일축했지만 제1야당인 보수당의 일부 의원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0% 이상이 트럭 운전사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정부 조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삼엄경계…총리는 언급 없이 COVID19 격리중

 

 

수천명의 시위대가 29일 오타와 시내 중심가에서 COVID-19 규제와 쥐스탱 트뤼도 총리 정부에 반대하는 주말 동안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시위대는 28일 오전 의회 의사당으로 몰려들었으며 백신 미접종 트럭 운전사들의 국경 통과 불가조치 등을 반대하기 위해 시내로 진입했다.

 

경찰은 그들의 첩보가 폭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시위대는 스티비 원더의 '수퍼스티션'에 맞춰 의사당 100주년 성화 앞에서 춤을 추며 '협력은 동의와 같지 않다' '자유'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자동차 경적이 울리고, 음악이 울려 퍼지고, 차량이 끊임없이 선회하는 등 소음이 주변을 압도했다. 이들은 트뤼도를 겨냥한 욕설이 가득한 손팻말과 스티커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총리실은 트뤼도 총리가 ‘수도권에서’ COVID-19 노출로 인한 격리를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적절한 프로토콜에 대해 오타와 공중 보건소와 상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타와 주민들은 경찰로부터 가능하면 이번 주말 시내 중심가를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트럭들은 서부 BC주와, 퀘벡, 대서양 연안주 등에서 집결한 것으로 보이며 의회 보호국은 1만명에 달하는 시위대를 예상했다.

 

오타와 경찰은 캐나다 보안정보국, RCMP 및 기타 기관들과 협력하여 공공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고 있다.

 

트러커들의 시위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캐나다-미국 국경을 넘는 트럭 운전자에 대한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지만, 참석자들은 그것이 그들의 요구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참가자 제이슨 에스티는 28일 의사당 시위에서 "우리는 소수의 쓰레기들이 우리의 혈통과 건강을 통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즉흥연설에서 트뤼도 정부가 시행한 백신 명령이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득권 세력과 맞서 새도우 캐비닛 정부, 그리고 우리의 권리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 운전사들의 연대시위를 계획했던 단체인 캐나다 유니티(Canada Unity)는 주지사들과 상원이 백신 의무화 등 모든 COVID-19 규제를 풀도록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강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대한 피로감과 좌절감이 주제였다.

 

참가자 조지 브로하로프는 반복되는 봉쇄와 공중보건 제한 때문에 해밀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오타와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에 관한 항의“라며 ”나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방 정부는 연방 규제 노동자와 국경 왕래자에 대한 백신의무화 권한을 갖고 있지만, 거의 모든 COVID-19 제한은 지방 주정부 관할이다. 마스크 의무화, 사업 및 학교 폐쇄, 그리고 기타 공공 및 민간 집회 제한 등을 포함한다.

 

시위대가 얼마나 오랫동안 오타와 의사당 앞에 머물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일부 시위자들은 공중보건 제한과 의무가 해제되거나 트뤼도가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웰링턴가 팔리먼트힐 앞에 주말 동안 트레일러 트럭을 주차한 온타리오 오샤와 출신의 트럭 운전사 필 파워스는 "좋은 생각이지만 당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다만 이런 행동은 토론을 할 수 있는 캐나다의 민주적 공간이고, 그래서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