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반등’ 위한 돌파구 전략에 나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앞줄 오른쪽 넷쨰)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정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민주정부 장·차관급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선을 3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경합 열세’로 판단하면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던 지지율이 소폭 하락 혹은 보합세를 보이자 긴장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 쪽은 중도·부동층과 이 후보에 비판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적극 끌어안아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이상돈 전 의원과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이 후보의 중앙대 법대 스승인 이 전 의원은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비대위원으로 활동했으나, 이후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보수 인사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진영을 가리지 않는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고, 국민 내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도 모두 그 얘기를 했지만 부도내지 않았느냐. 뭔가 더 확실하게 그런 걸 얘기해야지, 지금처럼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그게 진정성 있게 보이려면 다른 메시지가 있어야 할 거 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이니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가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후보와 이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저녁에도 만나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다만 이 전 의원은 “큰 선거는 여러 번 치렀고, 이번에는 (선거에 직접 참여를) 절대 안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전날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8일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람 한 번 만난 것 가지고 뭘 그렇게 관심이 많으냐”며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할말이 없다”고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들 중도·보수 인사를 잇따라 만나는 것은 이 후보에게 씌워져 있는 ‘독선’ ‘독단’ 등 부정적 이미지가 지지율 정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 후보는 앞으로도 외연 확장을 위해 통합 인사들을 찾아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도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경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은 것 처럼 김 위원장 등과의 만남도 전략적 일정의 한 궤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간담회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만남은) 합리적 보수를 만나 중도층에 호소한다는 의미다. 중도층 확대를 위해 20대와 30대를 만날 것”이라며 “부동층이 언제 입장을 정할지 몰라 막판까지 피가 말린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전통적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전날 <한겨레>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후보 지지율(32.6%)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42.8%)를 밑돌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이 후보가 전날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눈물을 흘린 것도 아직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친노·친문 지지자들을 껴안기 위한 노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박빙의 승부에서 결국 현장 사령관인 시도당 위원장 등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며 “어려운 여건이긴 하지만, 영점 몇프로 차이를 우리 노력으로 극복하고 역사퇴행 막으면서 우리가 전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각오 다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