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절의 일탈, 명백한 범죄를 짐짓 모른 척 봐주거나 거꾸로 결론을 정해놓고 사람을 집요하게 괴롭혔다는 의혹도 많다. 대장동과 부산저축은행, 삼부토건, 고발사주, 판사사찰 등의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부인과 장모의 주가 조작 의혹 등 여러 범죄혐의도 만만치 않다. 일부러 병역을 피했다는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남들이 써준 것을 읽기만 할 정도로 실력도 형편없다. 국정 과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부족한 사람이, 무엇보다 기본적인 태도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정권교체론에 기대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그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었다. 바야흐로 국민이 선택할 시간이다. 그동안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당선 가능성이 큰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유능한 일꾼론과 정권교체론으로 맞서고 있다.
집권세력이 제대로 못했다면 바꾸는 게 맞다. 어떤 정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정권교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집권세력에 책임을 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묻지 마 정권교체’는 곤란하다. 집권세력이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꼼꼼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정권을 바꿀 까닭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면, 그다음엔 ‘좋은 정권교체’인지 물어야 한다. 정권을 바꾼 결과가 더 나쁘다면 선거는 그저 단순한 분풀이에 불과하게 될 거다. 5년 만의 대선을 그렇게 허비할 수 없다. 선거 결과에 따라 국민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권교체가 의미가 있으려면, 이전 정권보다 더 잘할 거란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안철수식 ‘묻지 마 정권교체’가 별 반향을 일으키지 않는 거다. 얼마 전 유세에서 “윤석열이 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겠는가. (윤석열을 찍은) 내 손가락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던 사람이 갑자기 윤석열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사퇴한 것도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란다. 다당제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했던 사람이 결국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윽박지르는 형국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권교체의 유력한 대안으로 윤석열 후보가 꼽히지만, 더 좋은 정권교체를 실현할 사람인지 의문이다. 다들 알고 있듯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나 문재인 대통령보다 무엇이든 더 잘할 가능성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무엇보다 대통령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 시민으로서의 기본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보인다. 사람들은 열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지만, 그건 몰상식하고 매너 없는 사람이라 여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국정운영은 전혀 다르다. 누가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그 지도자의 역할에 따라 국민은 생사 갈림길에 서기도 하고 나라의 운명이 뒤바뀌기도 한다.
국민 앞에서 진행한 텔레비전 토론에서 보여준 윤석열 후보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국정 운영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다. 기본적인 용어도 모르고 정책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모르고 있었다. 상대가 질문하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데 아예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때론 두루뭉술하게 말하거나 동문서답을 했다. 토론의 규칙도 자주 무시했다. 검사 시절 피의자를 두고 호통치던 모습이 저렇겠구나 싶었다.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만 집중했다. 기회만 있으면 대장동에 대해 공격했지만, 막상 이재명 후보가 선거 이후라도 대장동 특검을 도입해서 끝까지 책임을 묻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이것 보세요”만 반복했다. 다섯 번을 물어도 끝내 답하지 않았다.
토론에 임하는 윤석열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었다. 토론을 엉망으로 만들어 미래의 정책과제를 챙겨야 할 귀한 시간을 날려버리고도 미안해하지 않았다. 이는 상대 후보만이 아니라 텔레비전을 보는 국민마저 우습게 여기는 태도다. 후보 시절에도 저렇게 행동하는데,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지 두려운 생각이 든다. 텔레비전 토론을 처음 시작한 1997년 대통령 선거부터 지금까지 어떤 선거에서도 이런 적은 없었다.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렇게까지 무례한 후보는 일찍이 없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벼락공부로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후보로 나섰으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자기가 한 말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 채 아무 말이나 하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의도가 잘못 전달되었다며 주워 담는 건 너무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검사 시절의 일탈, 명백한 범죄를 짐짓 모른 척 봐주거나 거꾸로 결론을 정해놓고 사람을 집요하게 괴롭혔다는 의혹도 많다. 대장동과 부산저축은행, 삼부토건, 고발사주, 판사사찰 등의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부인과 장모의 주가 조작 의혹 등 여러 범죄혐의도 만만치 않다. 일부러 병역을 피했다는 의혹도 해소되지 않았다. 남들이 써준 것을 읽기만 할 정도로 실력도 형편없다. 국정 과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부족한 사람이, 무엇보다 기본적인 태도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정권교체론에 기대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그건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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