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권 · 권력 나누는 비즈니스 공동체” 주장

비난강도 높여 지지층 결집·갈라치기로 부동층 공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9일 오후 경남 김해시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서 유세한 뒤 주먹질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주말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철지난 좌파혁명이론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주장하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거 장사에 이용한다”고 맹폭했다. 선거 초반 기선을 잡겠다는 명목이지만, 주요 유세 발언이 ‘막말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울산·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등 경남 7개 도시를 방문해 연속 자신의 유세 상징인 ‘어퍼컷’을 날리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울산에서 유세를 시작한 윤 후보는 “여러분도 지난 5년 동안 이 민주당 정부의 한계를 보셔서 알겠지만, 철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소위 말해서 ‘비즈니스 공동체’”라며 “비밀이 유지되는 사람끼리 이권을 나누고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민주당의 실체”라고 저격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하는 댓글부대 말은 믿지 말라. 다 거짓말”이라며 “지난 5년 민주당 정권을 망가뜨린 사람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 주역들”이라고 목청을 돋웠다.

 

윤 후보의 발언과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과격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민주당을 ‘전체주의 정당’으로 규정지은 데 이어,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는 격앙된 표현을 쏟아내며, 이 후보와 현재 민주당을 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게서 분리하는 데 집중했다.

 

윤 후보는 김수로왕릉 앞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3억5000만원 들고 가서 8500억원 빼 오는 도시개발에, 그런 부패의 주범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당은 노무현의 민주당이냐. 김대중의 민주당이냐”라며 “이들이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파는 것을 믿지 말자. 어디다 그런 분들을 내놓고 선거 장사에 이용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과 노무현 대통령의 원칙이 100분의 1이라도 있다면 민주당 정권이 이런 오만과 부패를 일상화할 수 있겠나”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퇴출돼야 하는 그런 민주당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거제에서도 “민주당이 과거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우고 그 전통을 이어간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이 사람들이 궁궐과도 같은 586 이념세력에 갇혀서 꼼짝도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저런 부패한 세력들을 26년간 상대해온 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지 않았나. 지금부터는 국물도 없다(경남 진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세력과 대한민국 국민과의 대결(경남 창원)”이라고 날을 세우며 주말 유세를 마무리했다.

 

윤 후보가 막말에 가까운 표현으로 민주당을 집중 타격하는 것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민주당과 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못 하는 부동층 표심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국정 운영 지지율이 40%를 웃도는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대신 민주당과 이 후보를 원색 비판하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론을 띄우겠다는 뜻이다.

 

다만 당 안팎에선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가는 윤 후보의 ‘격앙된 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장 분위기에 고무된 윤 후보가 즉흥 발언을 하다 ‘실언 리스크’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과도한 표현이 오히려 중도층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장 지지를 북돋는 건 좋지만 아직 오차범위 내 선두이기 때문에 중도층 표심을 위해 발언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부모 찬스’ 비판? ‘성별 갈라치기’ 아닌가…윤석열 대선광고 논란

  남성 면접자 좌절앞서 ‘밝게 웃는 여성 면접자’ 부각

  국민의힘 “부모 찬스 피해보는 청년 묘사” 설명

 “여성차별 채용 비리 현실 교묘히 왜곡” 지적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 광고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티브이(TV) 광고 속에서 묘사된 채용 면접 장면을 두고 “채용 시 발생하는 성차별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득권 자녀들에게 피해 보는 청년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해당 광고가 여성 면접관과 밝게 웃는 여성 면접자를 부각하며 남성 구직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윤 후보가 최근 공개한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국민편’ 광고를 보면 한 남성이 채용 면접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 2명, 남성 1명으로 구성된 면접관들이 앞에 있고 남성 면접자는 옆에 있는 다른 남성 면접자를 쳐다보다가 반대쪽에 밝게 웃고 있는 여성 면접자를 바라본다. 이후 이 남성은 탈락을 예감한 표정으로 옷에 붙은 수험표를 뗀다. 이때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고’라는 자막과 내레이션이 나온다.

 

‘성차별 현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페이스북에서 “(광고 속 남성은) 빽 없고 힘없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다. 옆자리는 부모 찬스로 입시와 취업하는 내로남불 기득권의 자녀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집에 여성 혐오 표현 ‘오또케’ 반영’ 등 선거 과정에서 ‘성별 갈라치기’를 선거 전략으로 이어오다 보니 해당 광고도 ‘여성 혐오’를 통한 득표전략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장면이 최근 몇년 사이 여성 지원자들을 대거 떨어뜨린 채용비리가 잇달아 발생한 현실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TV 광고 갈무리

 

해당 광고를 본 직장인 여성 ㄱ(25)씨는 “최근 채용비리만 봐도 여성을 차별하는 비리가 많았다”며 “광고에 다분히 다분히 남녀갈라치기 하는 의도가 드러난다. 평소 윤 후보의 발언기조와도 일맥상통하니까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입사한 ㄴ(25)씨도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실감한 ‘유리천장’을 언급하며 “무너진 공정과 상식의 예시로 나온 면접 상황에서 면접관 과반수를 여자로 설정한건 대체 무슨 저의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면접 가면, 여초 회사조차 열에 아홉이 남성 면접관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대선 후보가 현실을 곡해한 광고를 내놓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기득권 자녀에 의한 채용비리를 보여주려 했다’는 국민의힘의 설명에 대해서도 직장인 여성 ㄷ(25)씨는 “이 장면을 낙하산 채용비리 다루려고 넣었다는 해명을 봤는데 그런 의미를 담고자 했다면 제대로 표현이 안 됐다고 본다”고 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여성 혐오에 기대어 한쪽 성별의 표를 받으려는 선거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략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성차별 현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면접자들이 구직과정에서 받는 차별은 ‘현실’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원자를 탈락시켜 인사관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곳은 한국가스안전공사, 대한석탄공사, 케이비(KB)국민은행,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등이 있다. 2017년 킨텍스에서는 남녀 성비를 맞춘다는 이유로 40여 명의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도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여성을 부당하게 탈락시킨 사실이 2019년 감사원 감사 결과로 드러났다.

 

여성 면접관이 남성 면접관보다 많은 경우도 드물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를 보면 공공기관과 지방공사·공단, 500인 이상 민간기업(대규모 기업집단 중 300인 이상 포함) 관리자 가운데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9%였다. 상장기업의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5.2%에 불과했다.

 

여름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활동가는 “해당 광고는 실제 면접 장면을 반대로 표현했다. 여성 때문에 남성이 힘들다고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대선 후보들이 마치 여성은 투표권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주빈 고병찬 기자

 

윤석열 발언 ‘갈수록 태산’…“MB 4대강 사업 지켜낼 것”

 보수층 결집 겨냥 1박2일 유세 “민주당 정권 박살”

“폐기처분 사회혁명이론” 등 현 정부 극한발언 비난

 박정희를 ‘혁명’주체로…연일 과도한 극우적 선동발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기를 혁명에 비유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지키겠다면서 대구·경북 지역 보수 정서를 자극했다. 여당 비판에는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윤 후보는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울산·경남 집중 유세에 나섰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15일 대구를 찾은 뒤 사흘 만에 다시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지지율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윤 후보는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사회 혁명 다시 제대로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기자들에게는 “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행하시고 농촌 새마을운동을 통해서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사회 혁명을 이뤄내신 분”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혁명’의 주체로 언급한 것으로 5·16군사정변의 정당성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 15일 대구를 찾은 데 이어 사흘 만에 또 대구·경북 유세에 나선 윤 후보는 유세 때마다 ‘박정희 향수’를 자극했다. 그는 구미역 유세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영·호남이 이렇게 나뉘어져서 이렇게 편가르기가 됐나. 박정희 대통령이 첫번째, 두번째 대통령이 된 것 호남의 확고한 지지 때문에 당선 된 것”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혁명을 통해서 가난과 기아에서 그래도 우리가 민주화를 추진할 만큼의 경제력과 교육을 만들어내셨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박정희 전 대통령 치켜세우기는 국정농단 수사로 형성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일정 부분 해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경북 김천시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상주 유세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신 4대강 보사업을 아주 폄훼하면서 부수고 있는데 이거 잘 지켜서 이 지역의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우리 상주·문경 시민들께서 맘 놓고 쓰실 수 있도록 잘해내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속에 ‘4대강 재자연화’를 넣고, 금강과 영산강 등에서 보와 수문을 개방해온 정책을 부정하고 재평가할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여권을 향한 거친 공격은 이날도 이어졌다. 그는 상주역 유세에서 “상주 시민 여러분과 경북인께서 저 윤석열을 불러내서 이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도한 민주당 정권을 박살내라고 불러주고 키워주신 것 아닌가”라고 말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저 대장동 부패세력 몸통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저런 돌연변이 정당에 대해 우리 경북인께서 일치단결해서 강력한 심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면서는 “왜 이렇게 집값이 자고 나면 두배씩 뛰는지 아냐. 이게 40년, 50년 된 낡은 혁명 이론을 가지고 아직도 이 사회를 끌고나가려고 해서 생긴 것이다. 이런 오래된, 이제는 폐기처분 해야 될 수십년 전의 사회혁명 이념가지고 끼리끼리 뭉쳐서 공직자리도 나눠갖고 이권도 갈라먹으면서 나라를 거덜낸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역 유세에선 민주당 정부를 향해 “40년, 50년 전에 한물 간 사회혁명 그 이념에 도취돼서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계속 세력을 이어가며 족보팔이를 해서 이권 세력을 구축하고 이 대한민국의 고위 공직과 이권을 다 나눠먹었다”고 주장했다. 오연서 기자

  

[사설] ‘집 없는 서민 표 얻으려고 집값 올렸다’는 윤석열의 궤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핵심 선거전략이 ‘반문 정서’ 자극이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져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집 없는 사람이 민주당 찍게 하려고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올렸다’는 주장이 그렇다. 아무리 치열한 선거전이라고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윤 후보는 17일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가 28번의 주택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해왔지만, 저는 이 사람들이 실수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건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집값을 폭등시켜야 집 없는 사람과 집 있는 사람을 갈라치기 해서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한테 누워서 표를 받는 거다. 시장에 가만히만 놔둬도 이런 일은 안 생긴다”고도 했다. 상식에 어긋나고 논리도 뒤엉킨 말이다. 서민들을 우습게 보는 편견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후보는 자칭 ‘부동산 논객’들이 늘어놓는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를 듣고 이런 얘기를 한 것 같다. 이들은 집을 가지면 사람들이 보수화되고, 집값을 올려야 세금을 많이 걷을 수 있고, 가진 자에 대한 서민들의 반감을 이용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일부러 집값을 잡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근거도 논리도 없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다. 집값 폭등으로 가장 고통을 겪는 이들이 집 없는 사람들이다.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집값을 일부러 올리고 집 없는 사람들이 집 가진 사람들 횡포에 시달리게 하여 그 덕에 표를 얻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주장을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 국민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2020년과 2021년의 집값 폭등은 집 없는 서민들에게 큰 불안감과 절망감을 안겼다. 비록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느라 금리를 급격히 내린 결과 시중에 풀린 돈이 집값 폭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고 이는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집값은 확실히 잡겠다’고 거듭 공언했던 정부인 만큼 호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선은 집값 폭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실효성 있는 해법을 놓고 후보들이 정책 경쟁을 벌이는 장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진실로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증오를 부추기고 적대감을 선동하는 걸로는 집값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윤 후보는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 또 거짓발언…‘광주 복합쇼핑몰’ 무산 민주당 반대 때문아니다

[팩트체크]

시·신세계, 2015년 축구장 48개 규모 호텔·쇼핑몰 추진

특혜제공 의혹과 상인 반발, 골목상권 이슈화되며 무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에서 공약한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과 관련한 공방이 커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6일 전통시장인 송정매일시장에서 “광주시민들이 복합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란다. 왜 광주에만 (복합쇼핑몰이) 없나. 이 유치를 누가 반대하나. 민주당이 반대해오지 않았나. 민주당 독점 정치가 지역민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몇년간에 걸친 복합쇼핑몰 논란을 복기해 보면 이런 주장은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

 

광주광역시와 광주신세계가 광주에 특급호텔 건립 논의를 시작한 때는 2015년이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을 앞두고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은 특급호텔 건립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사업을 밀어붙였다.

 

광주신세계는 광주신세계백화점 옆 이마트 터와 인근 나대지를 포함한 2만6634㎡ 터에 지하 7층 지상 21층 규모의 특급호텔과 복합시설(연면적 34만1360㎡)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광주시와 신세계가 ‘지역친화형 랜드마크 복합시설 개발’을 위해 투자협약(MOU)도 체결했다. 하지만 특급호텔 및 복합시설 건립안에서 특급호텔 면적은 7.9%에 불과했고 백화점·면세점·마트 등 판매시설이 더 많은 면적을 차지했다. 이에 인근 금호월드 상인들은 “신세계 계획은 사실상 축구장 48개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을 짓겠다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신세계가 시에 제출한 건립계획안에 시유지인 도로가 포함돼 특혜의혹도 제기됐다. 광주신세계는 이마트와 나대지(매입) 사이에 있는 시 도로의 절반(1321㎡)을 사업 대상 터로 포함해 지구단위계획구역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신 나대지 옆 금호월드상가 쪽에 사업 터로 편입된 도로를 대체할 신규도로를 건설해 시에 기부채납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저지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마트와 나대지 필지가 합해지면 결국 신세계가 매입한 나대지 땅값이 상승한다. 이것이 특혜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이 일자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골목상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시에 투자협약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고, 결국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도 2017년 “(대기업의) 복합쇼핑몰이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지역상권을 초토화시킨다”라며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잠식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했던 때였다. 대형 할인점 영업규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등 규제를 도입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도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진입 규제를 위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영업시간을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을 둘러싼 여론은 점차 바뀌고 있다. 지난해 7월 <무등일보>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광주시민 8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58%가 ‘복합쇼핑몰 적극 유치’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30대는 77.4%, 20대는 72.3%가 찬성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광주복합쇼핑몰 공방을 두고 찬반 설전이 일고 있다. 회원 수 10만명 규모 광주지역 한 부동산 온라인카페엔 17일 ‘윤석열이 복합쇼핑몰 추진한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찬성하는 쪽에선 “맞는 말이다.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왜 막냐”라며 호응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선 “동장 선거도 아니고 쇼핑몰 하나로 대통령 뽑아주냐”며 반대하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광주 복합쇼핑몰을 두고 민주당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송갑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7일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은 복합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이 없다. 시장 상인들 앞에서 복합쇼핑몰 공약을 하는 장소의 부적절성에 대해서 어처구니없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복합쇼핑몰 유치는 시장이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잘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역 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더 시급한 민생문제를 챙기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시민단체 쪽에서는 ‘재미없는 도시’(노잼 도시)를 극복하기 위해 복합쇼핑몰 건립이 대안인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문제가 제기된 배경과 방식에는 의구심을 가진다. 광주시민단체 한 인사는 “국민의힘 쪽에서 광주의 20~30대 젊은층을 파고들기 위한 선거전략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 유치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것 자체가 광주에서 세대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학)는 “시민들이 요구하면 복합쇼핑몰을 유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윤 후보가 대선공약으로 복합쇼핑몰 공약을 한 것은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인 관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민주당까지 국민의힘의 복합쇼핑몰 프레임에 걸려 표를 좇아 움직이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정대하 기자

 

윤석열 “정권 전체가 공범…‘이권 카르텔’ 기득권 박살” 주장

“얼마나 잘못해 부패엄단을 정치보복이라고…”언성

  평화특별자치도 구상은 족보도 없는 이데올로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에서 열린 '충북의 힘 내일을 만드는 대통령!' 청주 거점유세에서 지지자들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여권을 겨냥해 “오랜 세월 집권해 이권을 나눠 먹은 카르텔 기득권 세력을 박살 내겠다”, “정권 전체가 공범”이라고 말했다. 이제 집권 5년째에 불과한 현 정권을 장기집권 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이권 카르텔과 기득권 세력이라고 아전인수 지칭하며 박살내겠다고 주장한 것이다. ‘적폐 청산 수사’언급 논란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과격한 표현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윤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16일 충북 청주시 성안길 유세에서 “저는 정치 신인이다. 누구에게도 정치적 부채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기들끼리, 자기편들끼리 갈라먹는 짓만 해오고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갖은 위선을 다 떨고 이번에 또 선거 때 됐으니 나타나서 이거 해준다, 저거 해준다고 한다”며 이제 못 믿죠. 이런 사람들하고 동업계약서 쓰면 재산 다 탕진한다”고 극한적 표현으로 비난했다.

 

강원도 원주로 이동한 윤 후보는 ‘현 정권이 공범이기 때문에 부패 사건을 다 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원주시 중앙로 유세에서 “과거에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어느 정권에서도 부정부패는 네편 내편 안 가렸다. 자식·측근도 감옥 갔다. 이 정권은 사건 다 덮죠? 왜 그러겠냐. 특정인 비리 아니라 정권 전체가 저지른 공범이기 때문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검찰총장으로 2년 가까이 재임했던 사실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이는 ‘문재인 정권 적폐 수사’ 방침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그는 남북협력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강원도 평화특별자치도 구상을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 도대체 족보도 찾을 수 없는 이데올로기”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은) 이상한 사상과 이념에 지배”되고 있으며 “객관적으로 봐서 민주당 정권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안보심리를 자극하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앞서 유세를 시작한 광주에서 윤 후보는 자신의 ‘적폐청산 수사’ 방침은 정치보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광주시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우리 위대한 지도자 김대중 선생께서 남태평양 무인도로 가져갈 3개 중 하나가 부정부패라고 했다. 이건 정치보복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런 보복 같은 거 생각한 적도 없고 하지도 않을 거니까 엉터리 프레임으로 위대한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저를 도왔던 사람, 가까운 사람, 측근 누구도 막론하고 부패에 연루되면 단호하게 벌주고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호 2번이 적힌 빨간색 국민의힘 점퍼 대신 양복을 입고 연단에 섰다.

 

전주시 유세에서는 거듭 대장동 개발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전주역 앞에서 “3억5천만원을 투자한 일당이 1조원 가까이 챙겨간 이런 개발 사업이 도대체 지구 상에 어디 있느냐”며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법치를 세운다는 것을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만들어서 국민을 기만하는 거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호남이 민주당 독점을 깨고 정권교체를 해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해묵은 지역주의의 사슬을 끊고, 통합과 포용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2015년 신세계백화점이 추진하던 광주 대형복합쇼핑몰 건립이 민주당 반대 탓에 무산됐다며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전주·청주·원주/김해정 기자

 

노무현 사위 곽상언 “윤석열, 정치 보복 선두에서 우리 가족 샅샅이 수사”

 

MB 정부 때, 노정연씨 기소 전력 들며

‘정치보복 없다’는 윤석열 말 반박 나서

“검사 윤석열, 어떻게 수사한지 잘 알아”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한 사찰자료 공개 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가운데) 변호사가 지난해 충북도청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16일 “윤석열은 정치 보복의 선두에서 우리 가족을 샅샅이 수사했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당시 국정원에서 받은 ‘사찰 자료’를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윤 후보가 “정치 보복은 없다”며 자신의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 발언을 문제 삼는 민주당을 비판하자, 윤 후보가 과거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 정치적 보복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곽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후보에게 묻는다…정치보복은 없다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이명박의 정치 보복을 기억한다. 윤석열은 그 정치 보복의 선두에서 우리 가족을 모두 샅샅이 수사했다”며 “‘검사 윤석열’은 결국 내 아내를 기소했고 내 아내는 젖먹이 아들을 두고 처벌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사 윤석열’이 앞장선 수사 내지 정치 보복 덕분에 내 가족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 상흔을 몸에 품고 살고 있다”며 “‘검사 윤석열’이 맹활약한 수사 내지 정치 보복 덕분에 나는 ‘돈 때문에 장인 어른을 죽인 놈’이라는 터무니없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고 적었다. 윤 후보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이던 2012년 곽 대변인의 부인이자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정연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노정연씨는 미국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외화를 송금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곽 대변인은 “나는 그 당시 ‘검사 윤석열’이 어떤 방식으로 수사했는지, 어떤 증거를 만들어 수사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대가 수사하고 처벌하면 모두 부정부패의 척결인가. 그대는 ‘부정부패 척결’의 구호로 ‘정치 보복’을 행하려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우리 국민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 이후 나와 같은 삶을 살게 될까 두렵다”고도 했다.

 

곽 대변인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신에 대한 사찰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국정원은 나에 대한 ‘사찰 자료’를 내게 제공해 줬다. 사찰 자료에는 내 개인에 대한 뒷조사는 물론 대검찰청의 수사 사항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윤석열은 그 당시 대검찰청 범죄정보담당관, 중앙수사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했다”며 “하나씩 살펴보고, 하나씩 공개해 보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조원진 “윤석열은 현 정권이 키운 적폐…‘적폐가 적폐청산’ 한다니”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 라디오 인터뷰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 수사’ 발언에 대해 “적폐가 적폐를 청산한다는 말이 맞지 않는다”며 “그 또한 우리는 적폐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16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윤 후보가 자유 우파 국민이 키워준 후보라는데 저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윤 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후보다. 또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45년 구형을 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수긍하지 못하고 있고 그 또한 우리는 ‘적폐다’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최근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질문을 받고 “해야죠”라며 집권 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공언한 것과 관련 “윤 후보 또한 적폐로 보기 때문에 ‘적폐가 적폐를 청산한다’는 말이 맞지 않다고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범죄 행위가 있으면 법적 잣대로 대면 되는데 윤 후보가 검찰총장 출신이니까 범죄 잣대를 대더라도, 수사하더라도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 이렇게 포괄적으로 그냥 ‘적폐청산’ 이렇게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또 “우리는 붉은 적폐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체제나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침탈에 대한 것”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선 “붉은 적폐 세력”, 윤 후보에 대해선 “붉은 적폐의 부역자”라고 저격했다.

 

조 후보는 남은 대선 기간 중 표심을 가를 변수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을 꼽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하실 때쯤에는 메시지를 하실(내실)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치료를 모두 마친 다음 달 초께 대구 달성군에 마련한 사저로 입주할 예정이다. 김미나 기자

 

윤석열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 소상공인 단체 반발

 광주 전통시장 앞에서 공약발표

“중소상인 현실 이해하는지” 비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거점유세에 참석하며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 전통시장 앞에서 지역 발전 대안으로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발표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후보는 16일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해 “대전, 대구, 부산 어디를 가도 있는 복합쇼핑몰이 광주에만 없는데 지금까지 복합쇼핑몰 유치에 민주당이 반대해 왔다”며 “광주 시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일당 독점의 정치구도가 호남 발전을 붙잡았다”고 꼬집었다.

 

앞서 ㈜광주신세계는 2015년 특급호텔 및 복합시설(연면적 34만1360㎡)을 건립하겠다고 나섰지만, 지역 소상공인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광주신세계 인근에 있는 금호월드 내 전자·혼수제품 등 450여 상점 중소상인들은 “특급호텔만 들어오는 것은 반대하지 않지만, 복합쇼핑몰이 들어오면 반경 10㎞ 중소상인들은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반발한 바 있다.

 

이에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도 “대통령 후보가 지역발전 공약으로 민간영역인 복합쇼핑몰 건립 공약을 낸 것 자체가 난센스다. 복합쇼핑몰 설립 여부는 자치단체에서 중소상인, 시민들이 논의해 건립 여부를 선택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도 “재미없는 ‘노잼’ 도시를 극복하기 위해 복합쇼핑몰 건립이 대안인지 지역에서 논의할 순 있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를 지역발전 공약으로 내놓은 것은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운동본부 등 70여개 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어 “코로나 19 로 2 년여 동안 각종 영업규제에 피폐해진 전통시장 , 골목 상점가 등 지역의 상권을 송두리째 대형유통업체에 가져다주겠다는 친재벌 , 반 중소상인 · 자영업적 발상으로 복합쇼핑몰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모르는 윤석열 후보의 현실 의식에 심한 유감을 표현한다”며 “윤석열 후보가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강조하면서 온전한 손실보상과 피해지원을 주장해왔는데, 과연 중소상인들의 현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있는지 , 또 골목상권이 구조적으로 겪고 있는 매출 하락에 대한 원인분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비판했다. 정대하 기자

 

‘묻지마 윤석열 임명장’ 받은 민주당 당직자들 “황당”

 

유정배 더불어민주당 강원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공개한 국민의힘 선대본 위원 임명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일반 시민도 아니고 다른 정당 소속 단체장 출마예정자에게 까지 임명장을 보내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유정배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지난 14일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어이가 없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명의로 유 전 사장을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 종교단체협력단 미래약속위원회 강원지부 위원’에 임명한다는 내용의 임명장이 첨부돼 있었기 때문이다.

 

유정배 전 사장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강원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으며,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춘천시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마선언도 했다.

 

유 전 사장은 “정치활동을 시작한 이후 민주당원으로만 살았고, 국민의힘 쪽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국민의힘 선대본 위원으로 임명하다니 황당하다. 연락처와 이름 등 개인정보를 어떻게 입수해 이런 임명장 문자를 보낸 것인지 국민의힘은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유 전 사장처럼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묻지마 임명장’이 남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선거대책위원회가 파악해보니, 윤 전 사장뿐 아니라 민주당 춘천시장 출마 예정자인 육동한 전 강원연구원장(강원선대위 정책기획단), 신선익 속초시의장, 이영순 속초시의원, 한수현 인제군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 예정자나 선출직에게도 임명장 살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선거대책위원회는 16일 논평을 내어 “수여자 의사에 반한 임명장 살포는 고의적이며,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위로 의도적인 매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실수를 반복하면 고의다”라며 “국민 의사에 반하는 임명장 살포를 즉각 중단하라. 국민의 힘은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수혁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겹악재를 마주했다. 부인 김미경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된 데 이어 선거운동원이 숨지면서 유세가 멈췄다. 지지율도 주춤하면서 단일화 입지도 위협받는 형국이다.

 

안 후보는 전날 유세 버스 사고 탓에 운전기사와 지역 선대위원장이 숨지자 16일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안 후보는 고인이 안치된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선거 유세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 후보가 언제 유세를 재개할지는 미정이다. 그러나 고인의 발인까지 고려하면 이르면 이번 주말쯤이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분초가 아깝다. 아울러 캠프는 후보의 공약과 메시지 등에 맞춰 정교하게 지역 방문 일정을 짠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타격인 셈이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 당일에도 악재를 만났다. 부인 김미경씨가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이다. 안 후보 부부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의료 봉사 활동을 해왔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배우자 리스크’에 빠진 상황에서 깨끗한 도덕성을 내보이며 ‘가족 유세’에 나서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안 후보가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자신이 제안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도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직접 답하라고 요구하지만, 윤 후보는 명확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강원도 유세를 마친 윤 후보가 빈소를 방문했지만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인간적인 도의에서 조문 가는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도 근심거리다. 안 후보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완만한 하락세다. 한때 15%를 웃도는 조사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10%대에 미치지 못하는 조사가 다수다. 더구나 안 후보가 비교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맞대결 경쟁력에서도 윤 후보에게 뒤진다는 조사까지 나왔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한 여론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33.5% 대 40.4%로 이 후보에게 뒤졌다. 반면 윤 후보는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47.4% 대 43.7%를 기록했다. 4자대결에서는 이 후보 41.9%, 윤 후보 42.4%로 박빙 접전이었고 안 후보는 7.2%,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였다. 안 후보는 2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1%포인트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여론조사 단일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거듭 안 후보의 ‘항복’을 압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쟁적 단일화보다는 (안 후보가 정치를 계속할) 더 나은 명분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예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제안을 윤 후보가 수용할 가능성이 없다며 “대통령 빼고는 다 주겠다는 자세로 접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력을 나누는 ‘통 큰 제안’을 통해 여론조사가 아닌 담판 형식으로 안 후보의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주장이다. 오연서 기자

 

윤석열 떠나자 이재명 '25분 시간차' 조문…안철수와 즉석회동

 

윤석열은 강원,  이재명은 서울 유세 마치고 각각 천안 빈소행

단일화 논의 관측 속 윤 "추측하는 얘기 없었다"…이도 말 아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6일 저녁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유세차량에서 숨진 국민의당 당원 빈소를 잇달아 찾았다.

 

장례식장 방문 시각이 약 25분 엇갈리면서 두 후보가 빈소에서 마주치는 광경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유세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빈소를 지킨 안 후보가 양강 주자와 자연스럽게 '회동'한 셈이어서 후보단일화 등과 관련된 논의가 오갔는지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만나는 윤석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먼저 빈소에 도착한 것은 윤 후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강원 유세를 마치고 곧장 이동, 저녁 8시 30분께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약 30분가량 조문한 뒤 자리를 떴다.

 

윤 후보는 빈소에 있던 안 후보와도 만났다. 안 후보가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공개 제안한 이후 사흘 만이었다.

 

윤 후보는 빈소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함께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님께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인간적인 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힘은 못 되더라도 마음의 위로라도 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여러분(취재진)이 추측하는 것은, 오늘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후보 단일화 관련 대화는 없었다는 취지였다.

 

윤 후보와 동행한 대변인단은 두 후보가 배석자 없이 25분가량 대화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두 후보가 앉아 따로 이야기했다"고 확인하면서도 "(별도의)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한 게 아니라 열린 공간에서 이야기했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날 두 사람이 대화한 주변에는 국민의힘 측에서 성일종 김은혜 이용 전주혜 의원·오신환 전 의원이, 국민의당 측에서는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위로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이 후보는 밤 9시 27분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윤 후보가 빈소를 떠난 지 약 25분 만이었다.

 

당초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역에서 잠실로 이어진 '집중 유세'가 늦게 끝나 조문은 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곧장 장례식장을 찾았다. 예정에 없던 '깜짝 조문'이었다.

 

20분가량 조문한 이 후보 역시 배석자 없이 안 후보와 독대했다. 다만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밀폐된 별도의 공간이 아닌 탁 트인 식탁에서였다.

 

이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몇 분 정도 안 후보와 독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미안합니다. 제가 시간을 안 재봐서"라고 답했다.

 

'혹시 안에서 정치 현안이나 단일화와 관련해서 대화했느냐'는 질문에도 "미안합니다"라고만 했다. 이외 다른 질문에는 일체 대답하지 않고 빈소를 떠났다.

 

안 후보는 밤 10시께 빈소에서 나왔다. 윤 후보가 떠난 직후 장례식장을 찾은 이 후보까지 배웅하고 난 뒤였다.

 

안 후보는 빈소를 떠나며 "(두 후보가) 상가에서 위로의 말씀들을 주셨다"며 "그리고 그렇게 바쁘신 분들이 선거운동 중에도 와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정치현안 관련 대화 내용을 물었지만, 안 후보는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에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세버스 사망 사고’에…여야 스피커 끈 ‘추모 모드’ 선거운동

 

여야 4당, 로고송 송출·율동 중단 ‘자제’

이재명 예고 없이 20여분간 조문

윤석열, 조문 뒤 안철수 만나 25분 대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유세용 버스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관련 사망자가 안치된 천안 단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유세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당원 ㄱ씨의 빈소가 16일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대선 후보들과 각 정당 등에서 보낸 근조기와 조화가 빈소 앞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유세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당원 ㄱ씨의 빈소가 16일 천안 단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대선 후보들과 각 정당 등에서 보낸 근조기와 조화가 빈소 앞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유세차 ‘사망 사고’ 여파로 여야는 16일 일제히 스피커를 끄는 등 추모 모드의 선거 운동에 들어갔다. 여야 대선 후보들도 일제히 조의를 표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국민의당은 이날 유세 버스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장례를 ‘국민의당 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진석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

 

안 후보는 전날 사고 직후 유세 일정을 모두 중단한 채 사태 수습에 주력하는 한편, 이날 오후부터는 빈소에 머물며 조문객을 맞았다. 안 후보는 이날 새벽 순천향대 천안병원 조문 뒤 취재진과 만나 “저희를 도와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정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고 수습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 일단 선거운동을 오늘 전면 중단하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각 당 대선 후보들은 직접 조문을 하거나 유세 도중 희생자를 향한 조의를 표했고, 이날 하루는 전국 각지 유세 현장에서 일제히 음악(로고송) 송출, 율동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애도를 표하는 뜻으로 유세본부장 지침을 통해 전국 유세단에 오늘 하루 율동과 로고송 방송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저녁 예고 없이 빈소를 찾아 20분간 머물다 자리를 떴다. 빈소에 머물고 있는 안 후보와 대화도 나눴다. 이 후보는 이날 낮 서울 강남역 유세에선 “안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며 유가족과 고인을 위로하는 뜻을 담아서 10초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앞서 국민의당 유세차 사고 사망자에 대한 애도의 묵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도 입장문을 내어 “국민의힘 선대본부도 함께 애도하기 위해 오늘 유세 활동은 로고송을 틀지 않고 율동을 하지 않는 등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저녁 사망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안 후보와 배석자 없이 25분간 대화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 받은 상황이다. 윤 후보는 안 후보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런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서 후보님과 얘기를 나누고 마음의 위로를 드렸다”며 “오늘 이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다른 얘기는 나누질 않았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천안지역 유세를 중단하는 한편 “전국 유세단과 선거운동원들에게 오늘 하루 선거운동은 율동과 로고송을 중지하고 차분하게 유세 및 선거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이동영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시 유세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안철수 후보님의 선거운동원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첫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각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안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전날 부산에서 이 후보 유세차가 전도되는 사고를 겪었던 터라, 한층 안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어제 사고로 터널이나 다리 등을 지날 때 높이를 다시 확인하도록 하는 등 또 한번 강화된 매뉴얼을 내려보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 299대의 유세차량을 운영하는 국민의힘도 국민 누구나 유세차에 올라 자유롭게 발언하는 ‘유세의 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안전에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날 당 차원의 ‘10대 안전수칙’을 발표하고 △과속 운행 금지·서행 운전 △전열기 사용시 합선 화재 주의·환기 필수 △도로 결빙 미끄러짐 주의 △군중 밀집으로 인한 압사·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실시 등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미나 서영지 기자

‘야권 단일화’ ‘샤이 이재명’ ‘2030 등의 투표율’ ‘네거티브 전’

 

 

15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양강 구도’ 속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선거까지 남은 22일 동안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쏘아올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여부가 초대형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각 후보 쪽에선 지지층 결집과 투표율, 선거 막바지 ‘네거티브’ 등에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①대선 집어삼킬 ‘야권 단일화’ 성사될까

 

20대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막판 단일화 여부다. 이날까지 공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야권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10%포인트 안팎으로 따돌리며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후보간 담판 형식으로 안철수 후보의 ‘양보’를 요구하는 국민의힘과는 달리, 국민의당에선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안 후보는 15일 자신의 단일화 제안과 관련 “윤 후보가 가능한 빠른 시간 내 결심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고, 윤 후보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막바지로 가면서 결국 지지율 추이에 따라 단일화 여부와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향방에 따라 양쪽의 정치적 결단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분석실장은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만큼, 단일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후보가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동안, 민주당은 안 후보와의 ‘통합정부’ 제안을 열어둔 채 안 후보의 완주를 ‘응원’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넘어가지 않고, 독자 후보로 선거를 끝까지 치르면 공동정부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막아 ‘야권 분열’로 대선을 치르는게 최선이라는 계산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민주당은 ‘이재명의 통합정부’를 강조하면서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굳이 닫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②‘샤이 이재명’ 있다?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안에선 형수 욕설과 가족 문제 등의 구설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대놓고’ 지지하지는 못하는 이른바 ‘샤이 이재명’ 존재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10%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이들을 ‘샤이 이재명’으로 지목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이들 숨은 표의 결집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에선 결국 이들이 투표장에 나서면 이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다고 보면서도, 이들이 투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 호남 지지층 등 3~4% 정도를 샤이 진보층으로 본다”며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이 후보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호남과 친문 지지층 가운데 이 후보는 못 찍겠다는 정서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들이 최근 ‘그래도 윤석열 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말들이 돌고, 특히 윤 후보의 ‘보복 수사’ 시사 발언 이후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미 지지층이 결집해 ‘샤이 이재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샤이 이재명은 없다. 그저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라고 잘라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아슬아슬한 우위를 보인다고 판단하면서도, 막판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경계하는 태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최근 윤 후보의 ‘적폐 수사 하겠다’ 발언의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했지만 이 후보에게는 마음을 열지 못했던 유권자들이 이런 계기를 통해 표심을 돌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③2030, 4050…투표장 나올까

 

세대간 결집 흐름이 뚜렷한 이번 대선에서, 여야는 어느 후보의 지지층이 투표장에 결집하는가가 최종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캐스팅 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의 지지 흐름을 투표소로 이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 예정이다. 최근 2030세대 ‘청년유세단’을 따로 꾸린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호응이 좋았던 참여형 유세차(오픈마이크) 등을 동원해 청년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민주당도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35살부터 60대 초반까지의 경제활동 인구가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본다. 선거 과정에서 그 분들이 투표 의지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2030세대를 향한 구애를 계속하고 있다. 또다른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젊은층에게는 오늘 이 후보가 공개한 티브이 광고처럼 짧고 솔직한 마음을 담은 영상이 투표 독려를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윤 후보로는 안 된다는 마케팅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④막판까지 몰아치는 네거티브

 

거칠어지고 있는 양쪽의 네거티브 공세는 막판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날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윤석열 4대 불가론’을 띄우며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이날 공개된 민주당 내부 문건에는 민주당이 부각해야 할 윤 후보의 문제점으로 △무능·무지 △주술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줄임말) 의혹 △보복정치 공언 등이 제시됐다. 특히 구체적 유세 문구로 “윤석열은 평생 검사랍시고 국민들을 내려다 본 사람”, “폭탄주 중독 환자에게 국정운영을 맡길 수 없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조작의 여왕’입니다” 등을 공유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 부부의 측근으로 지목된 건진법사가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 굿을 하는 한 무속 행사에 윤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의 이름이 쓰인 연등이 걸려있었다며, 해당 행사와 윤 후보의 연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에도 이 후보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재직 당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부인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 의혹, 대장동 사건과 성남에프시(FC) 후원금 뇌물 의혹 논평을 잇달아 내놓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동시에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윤 후보를 겨냥한 여권의 ‘신천지 공세’와 관련, 이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을 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무고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여전히 살아 있는 양쪽 진영의 배우자 리스크도 유권자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앞으로도 상대방 배우자의 리스크를 많이 부각하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선거가 서로의 시대정신이나 거대 담론의 차이를 담은 정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김미나 기자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 폭풍질주로 압도…2연패 달성

 

최민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 짓고 태극기를 두른 후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이다.”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지난 1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최민정(24·성남시청)은 이번 베이징 대회를 마치고 이 말을 가장 듣고 싶다고 했다. 한국 쇼트트랙이 부진과 내홍 논란에 힘겹던 시기였다. 어렵사리 4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무대 마지막 경기. 최민정은 1500m 여자 결승에서 스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 공식을 다시 증명했다. 2018년 평창과 2022년 베이징. 빙판 위 주인공은 끝내 모두 최민정이었다.

 

그야말로 ‘디펜딩 챔피언’다운 경기였다. 최민정(24·성남시청)은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2분17초789를 기록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로 레이스를 시작한 최민정은 절반을 지난 시점부터 폭발적인 질주로 상대를 압도했다. 범접할 수 없는 속도였다.

 

11일 여자 1000m 은메달을 확정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최민정은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환하게 웃었다.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은 1500m 2연패다. 이로써 최민정은 모두 5개의 올림픽 메달(금메달 3개+은메달 2개)을 목에 걸게 됐다. 현존 한국 쇼트트랙 최고 에이스다운 위용이다.

 

 

최민정은 이날 작정을 한듯 했다. 금메달로 오는 길목 내내 폭발적 속도로 상대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준준결승 1조에 나선 최민정은 경기장 내 전광판 오류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가볍게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선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바깥쪽 추월로 순식간에 선두를 차지하며 12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2분16초831)까지 새로 썼다.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 쇼트트랙은 양궁(24개)을 넘어 다시 최다 금메달(25개) 종목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대회 초반 편파 판정 논란 등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결국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은 물론 ‘한국은 역시 쇼트트랙’이라는 말까지 모두 입증한 셈이다.

 

한편 이날 결승에 출전한 이유빈(21·연세대)은 2분18초825로 6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유빈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여자 1500m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를 차지하며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강자다.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선발전 1위를 차지한 심석희(25·서울시청)가 자격 정지로 낙마하며 개인전에 출전하게 됐으나,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끝에 웃는 최민정 “쇼트트랙은 역시 대한민국…지켜서 기쁘다”

 

최민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최민정의 질주, 결국엔 해피엔딩이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4·성남시청)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환하게 웃었다. 평창 때 무심한 표정으로 ‘얼음공주’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울고 웃으며 더욱 뜨거운 올림픽을 치렀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끝은 환한 미소였다.

 

최민정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너무 좋아서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때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이란 말을 듣고 싶다”고 했던 최민정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같이 노력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서 역시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1500m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은 “이번 대회 마지막 종목이기도 했고, 2연패 도전이라는 점에서 생각하고 신경 쓸 게 있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더 기분 좋고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또 “평창올림픽 때 처음이어서 힘들지만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다. 베이징 때는 경험이 생겨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올림픽답게 생각 이상으로 힘든 것 같다”며 “어쨌든 마무리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평창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최민정은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등 쟁쟁한 선수와 맞붙었다. 최민정은 “4년 동안 좋은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게 선수로서 너무 좋은 일인 것 같다. 이렇게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발전하는 게 선수로선 기쁜 일”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에선 세 선수가 각각 평창에 이어 각각 500m(폰타나), 1000m(스휠팅), 1500m(최민정) 2연패를 달성했다.

 

올림픽에서 메달 5개(금메달 3개+은메달 2개)라는 고지에 오른 최민정의 다음 목표는 뭘까. 최민정은 “평창올림픽을 준비할 때도 베이징올림픽은 생각을 못했다. 베이징을 준비할 때도 밀라노는 생각을 못했다”라며 “그 부분은 일단 좀 쉬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메달을 많이 땄는데 절대 저 혼자 잘해서 많이 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이 딴 만큼,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준희 기자

 

부상 박장혁, 속도맨 황대헌 등 혼신의 계주…남자 은메달

 

베이징올림픽 남자 계주 5000m 2위

박장혁, 이준서 첫 출전 시상대에

황대헌과 곽윤기는 막판 폭발적 질주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2위로 들어온 뒤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두 바퀴를 남겨두고 벌어진 막판 각축. 곽윤기의 ‘광속 질주’가 시작됐다. 비록 추월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한국은 값진 은메달을 챙겼다.

 

황대헌(23·강원도청),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24·스포츠토토), 김동욱(28·스포츠토토)으로 구성된 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이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남자 계주 5000m 결승전에서 막판 폭발적 질주로 6분41초67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은 곽윤기와 함께 막판 스퍼트를 이끌었고, 1000m 준준결승에서 스케이트 날에 손등을 찢긴 박장혁은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박장혁과 이준서 등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걸어 기쁨이 두배였다.

 

이날 결승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이탈리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등 5개 나라가 대결했다. 나라별로 4명의 선수가 111.12m의 트랙을 45바퀴 돌아 순위를 가리는 계주 5000m의 특성상 지구력과 정교한 선수 교대, 밀어주기와 체력배분 등이 필요하다.

 

박장혁이 첫 주자로 출발한 뒤 곽윤기, 이준서, 황대헌 순서로 주행한 한국은 초반부터 1위로 나섰고, 그 뒤를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뒤따랐다. 박장혁은 손등을 11바늘 꿰맨 상태에서 선수 교대 때 다음 주자의 엉덩이를 힘껏 밀어주는 등 온힘을 다했다. 5개팀 20명의 선수들이 붐비는 링크에서는 충돌을 막기 위해 더 긴장해야 했다.

 

한국은 20바퀴를 넘은 시점에 캐나다와 이탈리아의 추격을 받았고, 이후 캐나다에 이어 2위로 달렸다. 한국은 막판 5바퀴를 남겨둔 시점으로 황대헌이 선두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모든 팀들이 마지막 남은 힘을 발휘하는 시점. 황대헌의 추월 시도는 캐나다를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박장혁과 곽윤기의 맹렬한 추격에도 캐나다가 달아나면서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다.

 

분홍색 머리로 염색한 맏형 곽윤기는 이날 준결승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두 바퀴를 책임지면서 제몫을 다했다. 곽윤기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일 될 듯하다. 기억에 남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했는데 뜻을 이뤘다.

 

올해 4대륙챔피언십 1위를 차지한 캐나다가 6분41초257로 우승했다. 이탈리아가 6분43초431로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후반부에 선수가 넘어지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팀 킴, 극적 역전승…오늘 세계 최강 상대로 4강 운명 갈린다

 

덴마크에 8-7 승…현재 4승4패

영국·캐나다와 공동 4위, 스웨덴 이기고 경우의 수 따져야

 

팀 킴의 스킵 김은정이 16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풀리그 덴마크와 경기에서 하우스로 향할 스톤의 방향을 살피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팀 킴’이 4강 탈락의 길목에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팀 킴은 16일 중국 베이징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풀리그 덴마크전에서 8-7로 승리했다. 후공이었던 마지막 10엔드 때 2점을 따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예선 풀리그 4승(4패)을 거둔 팀 킴은 17일 세계 최강 스웨덴을 상대로 실낱같은 준결승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2018년 평창 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스웨덴은 예선 6승2패로 스위스(7승1패)와 함께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한국은 자력 진출은 할 수 없고 스웨덴을 이긴 뒤 다른 팀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만 한다.

 

베이징겨울올림픽 공식 누리집 갈무리.

 

현재 일본이 5승3패로 3위를 달리고 있고 한국은 영국, 캐나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중국이 이날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캐나다를 제압해 준 게 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덴마크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고 미국과 중국은 한국, 영국, 캐나다가 최종전에서 모두 패했을 때 극히 희박한 확률로 준결승 진출의 기회가 생긴다.

 

스웨덴과 예선 마지막 경기는 17일 오후 3시5분에 열린다. 다른 경기도 모두 같은 시각에 열린다. 캐나다는 덴마크와, 영국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일본은 스위스전을 남겨놓고 있다. 김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