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으로 방향 잡고 실무작업 중…해상초계기 P-8, 군수지원함 소양함 거론
호르무즈 교전 중임에도 파병 '가닥'…트럼프 '공개 불만' 표명 영향 준 듯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등 군사적 자산을 파견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달 중으로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해 정식 파병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병력과 자산을 파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파병 전력으로는 넓은 해역을 감시하면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함대에 유류 및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천t급)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방어적 성격의 자산으로, 한반도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 요구에 응하고 이란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고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 자산을 파병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국무회의 의결,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할 파병동의안 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이달 중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파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대비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선 운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안정화되고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보장된 이후에야 파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사실상의 전쟁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파병 준비 구체화에 나선 것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의 이란 관련 기여가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한미 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했다. 실제로 하반기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이 반토막났다.
직후 청와대는 호르무즈 사태 관련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처음으로 공개 언급하며 달래기에 나섰고, 그 후속으로 실무 부처인 국방부가 파병 준비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내에선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날 국방부는 호르무즈에 군 자산을 파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해당 보도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국회 파병동의안 제출 등 시점에 이를 공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가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며,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국방부도 기존 입장을 회수하고 청와대와 같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청와대는 여론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파병 추진을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실질적으로 파병을 준비하는 실무부처 내부에선 물밑으로 파병 준비가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과 조속한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결정된 것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민선희 김철선 기자 >
정부, 호르무즈 파병 대비 본격화…트럼프 '전방위 압박'
청와대 "한반도 대비태세 큰 손상 없는 범위 내"
전투 참여, 비전투, 수색 등 다양한 선택지
P-8A 초계기·소양함 방어자산 검토 보도도
청와대 "아직은 국회 동의 단계까지 안 가"
연합훈련·안보 협상·반도체 투자 곳곳 시비
이 대통령, 6일부터 나흘 프랑스 국빈 방문
마크롱과 호르무즈 기여, 원자력 협력 협의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받고 실질적 기여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해오다가 최근 들어 파병 대비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자유 통항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우리나라의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할 정도로 자유 통항은 우리 국익에 매우 중요한 문제고, 이곳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월 17일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구상' 화상 회의에 참석해 국제적 연대에 동참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정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대비 본격화
"대비 태세 큰 손상 없는 범위 내 검토"
이란을 선제공격하고도 호르무즈 덫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4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수급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들이라면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했고, 특히 한국을 콕 집어 수만 명의 주한미군이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한국을 방어해주는데도 동참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4일 호르무즈에 갇힌 각국 상선들의 통항을 위한 미군의 '프로젝트 프리덤(자유)' 실행 과정에서 한국 화물선이 이란군에 의해 "피격됐다"고 주장한 뒤, 한국군의 동참을 요구했지만, 이튿날인 5일 걸프 동맹국들의 비협조로 작전을 돌연 중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군사적 기여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그러나 4일 기자 브리핑에서 밝힌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보면 그 기류가 원칙적으로 군사적 기여는 물론, 한국군의 병력·자산의 파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옮겨간 듯한 모양새다.
파병 등 실질적인 군사적 기여를 위한 정부의 판단 기준은 한반도 대비 태세와 그에 필요한 국내법적 절차다. 먼저 한반도 대비 태세와 관련해 이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검토하는데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 운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에선 물론 미국과도 협의 중일 공산이 크다. 또한 국내법 절차와 관련해 "결국 국회와의 협의, 국회의 동의를 의미하는 것인데 아직 그 단계까지 가 있지 않다. 검토는 진행하고 있고 필요한 사안들을 계속 어떻게 할지 검토하는 단계에 있기에, 저희가 결정된 바 없다고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아직은 국회 동의 단계까지 안 가"
전투 참여, 비전투, 수색 등 다양한 선택지
국방부는 3일 호르무즈에 군 자산·병력을 파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조만간 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내용을 검토한다는 MBC 보도를 부인하지 않은 채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가, "사실과 다르며, 결정되지 않았다"란 청와대의 입장에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 해프닝은 실무부처인 국방부 내부에선 추후 파병 결정 때를 대비한 물밑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반면, 청와대는 국내 비판 여론 등을 의식해 공식화하진 않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군 자산 투입 방안을 미국·영국·프랑스와 공유하고 그건 군수지원함과 기뢰탐지 장비 등 비전투 자산'이란 보도에 대해 "우리가 하는 것은 여러 측면을 검토하고 있고 그런 검토 과정에서 필요한 나라들하고 협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라고만 답했다.
실질적 군사 기여 방안과 관련해 그는 "전투 참여도 있고 비전투도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하다. 수색에 국한하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어서 그걸 종합적으로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추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전투 참여, 비전투, 수색 등의 언급은 다양한 옵션에 대한 일반적 설명이다. 현재 실질적 기여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연합뉴스는 파병 전력으로 넓은 해역을 감시하면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함대에 유류·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t급)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있다고 보도하고 "이들 모두 방어적 성격의 자산으로, 한반도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 요구에 응하고 이란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한때 미국과 이란은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타결했지만, 다시 미국은 대이란 경제 고사 작전과 함께 고강도 군사 공격을 재개하고, 이란도 이에 맞서 호르무즈를 차단하고 걸프 국가 내 미군 기지들을 타격하는 등 전쟁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당초 이란전 종결 후 뒷수습 기뢰 제거 작업 정도를 검토했던 정부가 전쟁 상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파병 준비 쪽으로 기우는 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전방위로 진행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한국에 전방위 압박
연합훈련·안보 협상·반도체 투자 곳곳 시비
대표적으로 트럼프는 8월 16일 트루스 소셜 포스팅에 이어 17일 백악관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연습의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이란 작전 동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 후에도 유사한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씀과 우리 검토하는 거는 직접 관련 없다. 그 말씀이 나오기 전부터 실질적 기여를 하기 위해 (미 측과) 협의를 해왔고. 그 이후에도 하고 있다. 직접 관련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지만, 설득력은 약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은 한미 간 안보 협상과 반도체 문제 관련 답변에서도 짙게 묻어난다. 이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도 없었고 당장은 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안보 협상과 관련해 "조인트 팩트시트(2025년 11월 14일)에 따라서 진행되다가 금년 초에 일시 정체에 이른 적이 있었다...복원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고 다시 복원된 건 5월쯤 된다. (협상이) 진행됐는데 지금 다시 진행이 쉽지 않다. 다른 이슈와 연결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6일부터 나흘 프랑스 국빈 방문
마크롱과 호르무즈 기여, 원자력 협력 협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최근 고강도 관세를 무기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그는 "한미 간엔 다양한 영역 현안이 있고 그 현안들이 서로 영향을 미쳐서 어떤 것은 정체 요인이 되기도, 저해 요인이 되기도 하고 복잡하다. 이걸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 투자 이슈도 있고 투자 이슈 중 반도체가 논의 대상인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 내 반도체 투자 요구가 대미 현금 투자 약속액 2000억 달러와는 별개이면 이중청구서 개념인데'란 지적에 "제가 알기론 미 측에서 그런 제기가 있고 논의 대상이 된 거는 현실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귀결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초기 단계에서 미 측에서 제기했기 때문에 논의 대상이 된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부지인 광주 군 공항 이전 관련 미군과의 협의 상황에 대해 그는 "우리 군 시설도 미군 시설도 있어서 양 갈래로 대처하고 있다. 지금 초기 단계다. 특히 미국과 협의는 아주 1차적 단계다. 일단 서로 협조해서 원만하게 이전되도록 하겠다는 기본적 입장만 있고 세부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6일부터 나흘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고 8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프랑스 방문 기간에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호르무즈 자유 통항 실질적 기여 방안은 물론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특히 "프랑스하고 원전 협력도 많은 가능성을 우리가 알고 있어 구체적 진전을 보려고 지금 협의를 하고 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유 기자 >
미국 "대이란 제재 동참하라" vs 이란 "동참하면 우리 적"
중국 "불법 일방적 제재 반대"…UAE는 동참
세계 대부분 나라, 침묵하며 사태 전개 관망
트럼프 "호르무즈는 미국 영토" 거듭 주장
이란 대통령 "힘 있는 지금이 전쟁 끝낼 때"
중 관영지 "미국 곤경, 큰 주먹 집착서 비롯"

"우리는 모든 나라에 선언한다.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 우리에 대한 경제 제재 실행에 동참하는 어떤 나라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토요일인 22일 저녁 국영 TV에 출연해 이렇게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을 선포하며 전 세계에 대이란 교역 전면 중단을 압박했고, 이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20일 CN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동맹국과 나머지 세계는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우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라면서 '택일'을 강요한 데 대한 이란의 대응이다.
레자이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출신으로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을 맡아오다가 지난 9일 국가 안보 책임자인 SNSC 사무총장에 임명된 대미 초강경파다. 이란의 IRNA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레자이는 이날 "해상 봉쇄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어떤 경로로든 페르시아만의 석유가 단 한 방울도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아직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적대적 행위가 지속된다면 그 옵션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대항은 지진과 같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24일 대이란 추가적 경제 제재 발표
이란 "제재 실행에 동참하면 적으로 간주"
미국은 월요일인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적 경제 제재의 세부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을 포함한 이란의 교역 파트너들을 향해 "자국의 금융기관과 기업, 공항, 혹은 정부 기관이 어떤 형태로든 이란에 생명줄을 허용한다면 어느 나라든 중대한 경제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라고 썼다. 구체적 사례로 석유 밀수, 통화 스와프, 현금 이전,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기업 등을 거론한 뒤 "이 모든 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21일 또다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영토'로 간주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행한 달린 그레이엄 후보 지원 연설에서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여기고 있기에 우리가 승리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14일에는 종전 이후 "호르무즈를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했고, 18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새 미국 영토'란 표제가 붙은 호르무즈 이미지를 게시했다.
레자이 등 대미 강경파의 목소리가 훨씬 우세하지만, 현시점에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실용적 협상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1일 이란 의사협회 제31차 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춘 위치에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게 올바른 길"이라며 "전 세계가 우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미국이 모든 규칙을 어긴 채 우리의 학교, 병원. 인프라를 공격해 미움을 받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호르무즈는 미국 영토" 거듭 주장
이란 대통령 "힘 있는 지금 전쟁 끝낼 때"
종전을 주장하는 실용적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60일의 기한이 만료된 미-이란 간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훌륭하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자평한 뒤, 이를 두고 미국에 양보했다고 비난하는 이란 의회 내 강경파를 향해 "이 합의에서 항복을 뜻하는 단 하나의 조항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의무 사항은 상대방(미국)과 관련된 것이다"라고 맞섰다. 페제시키안은 이란 내부의 모든 불화가 "이기심과 사리사욕"에서 비롯된다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취향을 받아들여야 하며, 함께하면 강력하고 분열하면 파멸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이슬람 공화국 창시 이념에 대한 충성 서약식에서 그는 "정부는 전쟁, 제재, 다양한 압박, 지속적 암살 행위뿐 아니라, 물과 전기, 가스, 연료, 환경, 금융 시스템 등에서 심각한 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왔다"면서 "적들은 자신들의 압박과 행동으로 이란의 붕괴를 상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란 민족의 힘과 단결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물은 이란 협상단장을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다. 갈리바프 의장도 "전쟁을 겪은 입장에서 우리는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잘 안다"며 "우리가 아무리 많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또 국가에 자금이 돌지 않고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발전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WSJ는 "이란의 최고위 정치인들"은 6개월 된 전쟁을 끝내고 마비된 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더욱 강경해지는 매파들에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풀이했다.

UAE는 이란과 교역 중단, 중국은 동참 거부
세계 대부분 나라, 침묵하며 사태 전개 관망
이렇듯 미국과 이란 모두 '적이냐, 파트너냐'를 택일하라고 압박 중인 가운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중 가장 친미적이고 이란과 가장 적대적인 아랍에미리트(UAE)가 트럼프의 경제 전쟁 선언 당일인 19일 성명을 통해 이란군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하고 "이란과의 모든 무역, 상업 교류, 금융 거래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UAE는 이란의 외화 조달과 세계 교역망 접근에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바람에 '이란의 허파'라고 불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이란 경제 전쟁의 성공 여부는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이라크, 걸프 국가 등 이란의 주요 교역국들의 협조에 달려 있다.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주요 석유 구매국으로서 이란의 핵심 자금줄 노릇을 해온 중국의 향배가 특히 중요하다. 시장분석업체 케플러 자료를 보면, 중국은 2025년 이란의 해상 수출 원유의 80%를 사들였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원유를 빼고도 약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로 추산됐다. 세계의 대부분 나라들이 침묵을 지키며 사태 전개를 관망하고 있지만, 중국은 제재 동참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중국 "불법적, 일방적 이란 제재 반대"
GT "미국의 곤경, 큰 주먹 집착서 비롯"
중국 정부의 첫 반응은 우회적인 '거절'이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인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 전쟁' 선포와 동참 위협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즉답은 피한 채 "제재와 압박 전술은 해결책이 아니다. 중국은 관련국들이 책임 있게 행동하고 정치적·외교적 접근법을 견지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답변했다.
21일 브리핑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린 대변인은 "군사적 수단과 제재는 긴장을 악화하고 상황을 격화시킬 뿐이며,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관련 당사국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대답했다.
뒤이어 미 재무장관의 제재 동참 요구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린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못한 불법적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며, 모든 관련 당사국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하고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선포한 이번 대이란 경제 전쟁은 "불법적이고 일방적 제재"인 만큼 중국은 반대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GT)의 비판 논조는 더 거셌다. GT는 '중국은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무모한 게임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란 21일 자 사설을 통해 "이른바 '경제 D-데이' 작전은 미국의 전략적 곤경이 바로 '큰 주먹'에 대한 집착과 '복종을 거부하는 자들을 굴복시킬 방법은 언제나 있다'는 근거 없는 자만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제멋대로 계속 압박 가한다면, 더 오래 갇히고 더 깊이 빠져들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GT는 "단순히 경제적 압박을 확대하는 것은 갈등을 연장하고 모든 측의 손실을 늘릴 뿐이다. 전 세계가 이를 똑똑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의 '무모한 게임'에 동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 역시 워싱턴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도덕적, 법적, 실무적 관점에서 볼 때 일방적 제재를 강화하는 건 정당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 이유 기자 >
트럼프, '한국 천궁-Ⅱ 우크라로' 칼럼 SNS 공유…한국 압박 가능성
친트럼프 인사 "한국에 판매 압박해야…관계개선 최고 방법" 칼럼
트럼프 의도 주목…천궁-Ⅱ 아니더라도 한국에 '추가 기여' 압박 계산 관측

한국이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칼럼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한국에 천궁-Ⅱ의 우크라이나 판매를 압박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꼭 천궁-Ⅱ의 판매가 아니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더 기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 하에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마크 티센의 칼럼을 공유했다.
'트럼프는 어떻게 우크라이나가 자체 패트리엇 미사일을 만들도록 도울 수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티센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언을 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티센은 칼럼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패트리엇 생산 허가를 받게 된다 해도 당장 요격미사일이 추가로 필요하다면서 "이 긴급한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트럼프는 일명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M-SAM II(천궁-II)를 자체 비축분에서 우크라이나에 팔도록 한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센은 "트럼프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이미 정당하게 화가 나 있다"면서 "한국으로서는 관계를 개선할 더 좋은 방법이 없고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을 제공해야 하는 미국의 부담을 덜게 된다"고 강조했다.
티센은 천궁-II의 판매가 한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된 북한 미사일을 상대로 천궁-II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다는 취지다.
티센은 한국이 법적 제한으로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팔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쟁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천궁-Ⅱ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AE가 이란의 공격 방어를 위해 천궁-Ⅱ를 조기 공수한 데 대해 UAE도 전쟁 중이라는 논리를 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궁-Ⅱ 판매를 정당화한 것이다.
티센은 "이는 한국이 나서서 신뢰할 수 있는 동맹임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티센은 기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생산 허가가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초 허가를 공언했다가 같은달 말 "합의된 것은 아니고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
티센은 최첨단 기술이 적의 수중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정당한 우려 때문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하면서 우크라이나와 패트리엇 제조 기술을 공유했다가 러시아와 이란, 북한, 중국까지 기술이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첨단 기능은 갖추지 않은 신형 저비용 패트리엇 PAC-3 ACE의 공동 생산을 우크라이나에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티센의 칼럼 제목과 링크를 트루스소셜에 공유하면서 별다른 언급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칼럼 공유에는 한국에 천궁-II의 우크라 판매를 압박하는 의도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통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마음에 드는 보도와 기고문을 공유한다.
꼭 천궁-Ⅱ를 지목한 것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추가적 기여'를 압박하는 일반적인 차원에서 칼럼을 공유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비협조를 문제 삼으며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을 공개 비판해왔다.
미국 보수진영에서도 최근 비슷한 주장에 제기된 바 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한국 요격미사일 지원을 거론했다.
천궁-Ⅱ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2024년 전력화가 완료됐다. < 백나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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