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누 끼쳐 대단히 죄송, 제 책임”

최고위원들도 지도부 공동책임 통감 입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특검 추천 논란’을 ‘인사 사고’로 규정하고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 대통령께 누를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으로 특검 추천은 당내 국회 추천 공직자 후보 추천위원회를 거치게 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특검 추천 관련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 이번 특검 추천 사고를 보면서 그동안의 관행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저도 특검 추천을 한 적 있습니다만, 좋은 사람이 있으면 원내지도부에 추천하고 원내지도부에서 그 사람을 낙점하고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빈틈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며 “특검은 당에 설치된 인사추천위원회 절차를 생략하고 (추천이) 이뤄졌던 관행이 지금까지 있었는데, 앞으로는 특검 또한 철저히 인사추천위에서 검증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 이번 같은 인사 사고를 막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특검 추천 논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반정청래계’(반청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특검 추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지도부로서의 공동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번 추천은)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없다는 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시각”이라며 “합당 이슈도 마찬가지지만, 이 건도 최고위·법제사법위원회 패싱이 있었다. 대표께서 재발 방지를 확실하게 약속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런 사고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저도 결과적으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당원들과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 일뿐만 아니라 그간 합당 강행, 지나치게 성급한 당헌·당규 개정, 입법 속도의 안이함 등 당 운영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번 논란이 “분명한 사고”라며 “변명으로 덮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정중하고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 당은 대통령을 돕기보다 부담을 드리고 때로는 대통령을 외롭게 만든 순간이 적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부터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는 이런 기막히고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깊은 자성과 함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추가 수사하는 2차 종합 특별검사 후보자로 지난 2일 검사 출신의 전준철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를 추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전 변호사 대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변호사가 자신이 연루된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쌍방울 쪽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여당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걸로 알려지면서, 당내 반청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 김채운 기자 >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왼쪽부터 강득구·이언주 최고위원, 정청래 대표, 이성윤 최고위원.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쌍방울 변호인’ 특검 추천 이성윤 “있지도 않은 의혹 확산, 안타까워”

“전준철 변호사,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
윤석열에 핍박받고 압수수색까지 받아”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준철 변호사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거센 비판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 변호사가 법인 소속 변호사로서 ‘쌍방울 사건’에 이름을 올린 건 동료 변호사의 요청 때문이었고, 담당도 횡령·배임 관련이었지 김성태 본인이나 대북송금 의혹과는 무관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마저도 중간에 (변호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제가 전 변호사를 추천한 건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수사할 때 (전 변호사가) 서슬 퍼런 윤석열 검찰총장 하에서도 강직하게 수사했고 적임자로 판단돼 원내대표실에서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그를 추천해 마치 정치적인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다만 “한편으로는 소통이 부족했음을 느낀다”며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도 전 변호사 추천 경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도 “(전 변호사는) 친윤(친윤석열계) 검사도 아니고 윤석열한테 핍박받고 (검사를) 그만둔 다음에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며 “김성태 변호인이 아닌 건 확실하고, 대북송금 조작 의혹사건의 변호인이 아닌 것도 확실하다고 안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기에 쌍방울 사건에 소속된 변호사인지를 제가 체크 못 했다”고 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이런 설명에 “전 변호사한테 직접 해명을 듣지 않으면 (부적절한 추천이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열 받은 쪽은 열 받을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고, 문제 없다는 쪽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던 것”이라며 “결과를 알고 보니 해도 됐던 인사 같긴 하다”고 말했다.                                      < 고한솔  김채운 기자 >

 

여인형, 이진우, 문상호 등 모두 항고 ... 곽종근만 포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인 2024년 12월4일 계엄군이 국회의사당 본청 앞을 점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12·3 불법계엄에 연루돼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군 장성 등 23명이 최근 국방부 징계위 결정에 불복해 국방부에 항고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군인사법상 항고란 징계위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하는 절차를 뜻한다.

 

이날 경향신문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계엄에 연루돼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군 장성 등 31명 가운데 23명이 징계위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나머지 8명 중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만 항고를 포기했고, 7명은 해당 날짜까지 항고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2차 계엄 준비 의혹과 관련한 이른바 ‘계엄버스’ 구성에 관여했거나 버스에 탑승했다가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육군 장성들은 대부분 항고를 제기했다. 계엄버스 탑승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고현석 전 육군본부 참모차장(파면), 계엄버스에 탑승했던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강등) 등이다. 계엄버스에 탑승해 정직 처분을 받은 장성 9명도 항고했다.

 

계엄사령부 편성 및 운영에 관여해 징계 처분을 받은 이들도 항고를 제기했다. 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재식 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파면)을 비롯해 김흥준 전 육군 정책실장(파면), 조종래 전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파면)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원된 군 지휘부. 왼쪽부터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 연합·성동훈 기자·박민규 선임기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징계위 파면 처분에 불복하고 지난달 중하순 무렵 전원 항고했다.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 계획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도 지난달 말 파면 처분을 받고서 모두 항고했다.

 

항고를 포기한 것은 지난 3일 기준 곽종근 전 사령관 한 명뿐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 등이 참작돼 파면 처분보다 한 단계 낮은 해임 처분을 받았다.

지난 3일 기준 항고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은 총 7명이다. 최근 파면 처분을 받은 김현태 전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과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여단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 또한 항고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징계권자인 경우 이를 심사하기 위한 항고심사위원회를 국방부에 둘 수 있다. 계엄 연루자 징계를 국방부가 주관해온 만큼 항고 심사 역시 국방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항고를 제기한 23명의 심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징계위 결정에 항고한 군 장성 상당수는 앞으로 법원에 행정소송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군 간부 출신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항고를 제기해 징계 수위가 한두 단계 정도 감경되는 경우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혐의까지 나올 가능성은 낮다”며 “항고를 통해 감경 처분을 받을 경우 장기적으로 행정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

 

개헌에 우호적인 정당 의석수 합계 310석 훨씬 상회하는 395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

 

일본 집권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개헌안 발의선인 의석수 3분의 2를 훌쩍 넘어섰다.

 

9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자민당은 316석,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36석을 얻었다. 여기에 개헌에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제2야당 국민민주당과 우익 성향 야당 참정당도 각각 28석, 15석을 확보했다.

 

개헌에 우호적인 이들 정당의 의석수 합계는 310석을 훨씬 상회하는 395석에 달한다. 선거 직전에는 261석이었다.

 

일본에서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중의원 전체 의석수는 465석이며, 개헌안 발의선은 310석이다.

 

앞서 자민당과 유신회는 작년 10월 새로운 연립정권을 구성하며 개헌 추진에 합의했다.

양당은 당시 헌법 9조와 긴급사태 조항 관련 개정을 위해 조문 기초(起草·초안을 잡음) 협의회를 설치하고, 국회 헌법심사회에도 조문 기초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자민당은 총선 이후 중의원 헌법심사회장 자리를 탈환해 헌법 개정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개헌 논의의 핵심은 헌법 9조다.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전력(戰力) 보유 금지, 교전권 부인을 규정한 ‘평화헌법’의 근간이다. 자민당은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일 유세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적으면 안 되는가”라며 “그들의 긍지를 지키고 (자위대를) 확실한 실력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헌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 공약에서 “국제 정세가 격동하는 지금, 시대에 맞게 현행 헌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신회는 한발 더 나아가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삭제, 집단 자위권 용인과 국방군 존재 명기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 중에서 개헌에 긍정적인 국민민주당은 자위권 행사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총선 공약에 담았고, 참정당은 자위권을 위한 군대 보유를 명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제1야당인 중도개혁 연합은 헌법 9조 변경에 대체로 반대하고 있다. 공산당, 레이와신센구미, 팀미라이 등 나머지 군소 야당들도 헌법 개정에 반대하거나 평화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개헌 세력이 중의원에서 압도적 다수를 점하면서 헌법 9조 개정 논의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개헌으로 이어질 경우 일본은 태평양전쟁 종전 80여년 만에 사실상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건은 2028년 여름에 치러질 참의원 선거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참의원에서도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자민당과 유신회 의석수는 전체 248석 중 120석으로 과반에 못 미친다. 국민민주당과 참정당 의석수를 합해도 3분의 2를 채우지 못한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자민당의 압승으로 개헌 논의가 빨라질 수는 있지만, 참의원에서도 개헌 세력이 3분의 2를 차지하지 못하면 개헌안을 발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 이영경 기자 >

 

트럼프 “훌륭한 일본 국민, 언제나 강력히 지지”…‘다카이치 압승’ 축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연립 여당의 총선 압승에 대해 “역사적인 승리”라며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늘 매우 중요한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그의 연립여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며 “그는 일본에서 매우 존경받고 인기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을 결정한 것을 두고 “대담하고 현명한 결정이 큰 성과로 이어졌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당이 이제 의회를 장악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역사적인 3분의 2 초대형 의석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헌법 개정안 발의가 가능한 의석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다카이치 총리와 그의 연립여당에 대해 공식 지지를 선언(endorse)했던 것은 나의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일 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보수적 가치와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의제를 입법으로 추진하는 데 큰 성공이 있기를 기원한다”며 두 정상 간의 이념적 유대감을 과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토록 열광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훌륭한 일본 국민은 언제나 나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미·일 보수 진영 간 정치·안보 공조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 김원철 기자 >

 

미 언론 “일 총선, 미국에 희소식···‘중국 위협’이 다카이치 도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일본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한 8일(현지시간) 총선 결과가 “미국에 희소식”이라고 평가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정치적 호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일“중국이 대만을 점령할 경우 일본의 안보를 위협하게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며 진실을 밝힌 다카이치에게 수출과 관광 등 제재로 벌을 주려했던 중국에게도 ‘공(功)’이 있다”며 “(일본에 대한) 중국의 괴롭힘은 대만, 호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어 “다카이치는 자민당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파벌 출신”이라며 “그녀는 방위지출 확대를 선호하는데, 그것은 중국의 광대한 군비 확장을 감안할 때 시급히 필요한 것”이라고 썼다.

 

이어 “최고의 소식은 자민당의 확고한 다수당 지위가 다카이치에게 권한을 갖고 통치할 재량을 부여한다는 점”이라며 “미국과 자유세계는 중국 공산당의 제국주의 야심에 맞선 동맹으로서 강하고 자신감있는 일본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사설에서 일본 총선 결과가 “중국이 주는 실존적 위협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증가하는 각성을 반영한다”며 “일본인들은 다카이치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직설적으로 말함으로써 중국의 시진핑에 정면으로 맞선 뒤 다카이치 주위에 결집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이어 “다카이치의 성공은 미국을 위해 희소식이며, 미국은 그녀의 성공을 도울 수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 방위지출 확대, 공격용 군사역량 확대, 살상무기 수출금지 해제 등 매파적 안보정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총선 압승으로 일본 여당이 의회에서 힘있는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된 상황은 “다카이치가 2차대전 이후 일본 헌법에 들어가 있던 평화헌법 조문을 폐지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며 “그녀의 어젠다가 의회를 통과하면 일본은 중국에 맞서기 위한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WP는 다카이치 총리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제기했다. 대규모 재정지출이 일본의 국가 부채를 더욱 악화시켜 장기적으로 방위비 증액의 재원 마련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은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확보해 개헌안 발의선이자 전체 의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10석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전후 일본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역사적 대승으로 평가된다.                                                        < 이영경 기자 >

 

‘개헌 발의 의석’ 확보한 다카이치 “내 정책, 국민 판단 받고 싶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8일 자민당 본부에서 중의원 선거 당선자 이름 위에 빨간 종이 장미를 붙이고 있다. AFP 연합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를 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8일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사실상 압승을 확정한 뒤 “(총리 취임 뒤) 정부 경제 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고, 책임 있는 적극적 재정을 주장한 것에 대해 반드시 심판을 받고 싶었으며 향후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위기 관리 투자와 성장 투자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중의원 해산 뒤 총선거'를 결단한 배경과 관련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연립 정권, 그리고 (새 정부가 내세운) 완전히 새로운 공약에 대해 국민들께 물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임시국회는 물가 상승 대책이 최우선 과제였던 만큼 불가피하게 우선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마무리한 뒤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 국민들 뜻을 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던지 승부수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성공’으로 결론났다. 이날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출구조사를 보면, 일본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중의원 전체 465석 가운데 최소 300석 이상, 최대 전체 의석의 80% 가까이 확보할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최대 예상 의석수가 328석, 최소 274석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선거 개표가 2시간 가량 지난 시점에 자민당은 중의원 과반을 넘겼고, 밤 11시가 되기 전에 개헌 발의 정족수인 310석을 확정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에 따라 중의원 해산 결정과 함께 이전 정부를 해산했던 다카이치 총리도 조만간 열리는 국회 총리 선출 선거에서 연임이 확실하다. 그는 새 정부 진용과 관련해 “현재 정부 각료은 좋은 팀을 꾸려왔고, 불과 3개월 남짓 일하면서도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낸 만큼 (내각 틀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립정부를 꾸리고 있는 일본유신회에서 각료 1명을 받아들이는 문제에 관해서는 고려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냈다. 자민당은 일본유신회 이전에 장기간 연립을 꾸렸던 공명당과는 주로 국토교통성 쪽 장관을 받는 형식으로 연립정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새로 연립 관계를 맺은 일본유신회는 어수선한 자민당 상황 등을 고려해 자민당의 각료 파견 제안을 보류해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유신회가 (연립여당으로서) 내각의 책임도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얘기해왔고, 그런 뜻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를 결단하고, 사실상 자민당에서 ‘원톱’ 구실로 완승을 이끈 다카이치 총리가 향후 정책 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 그는 민생 과제 가운데 소비세 인하 요구와 관련해 “선거 운동 과정에 당수 토론 등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대체로 식료품 소비세율을 0%로 해달라는 등 소비세를 낮추는 방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자민당도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까지 다른 당에서 내놓은 제안을 비롯해 제가 주장왔던 내용들에 대해 다른 당의 협력을 호소하며 유연하게 실현해 나가고 싶다”며 야당과 협력을 강조했다.                         < 홍석재 기자 >

백만 달러 부자 이민 2400명?…사실은 139명 불과

● COREA 2026. 2. 9. 12:2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국세청장 “상속세 없는 국가로 이주 경향도 없어”
이 대통령, 대한상의 보도자료에 "가짜 뉴스"

최태원 “다시는 재발 않도록 만전” 지시
대한상의도 사과문…“혼란 초래, 깊이 사과”

 

임광현 국세청장이 대한상의가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난 백만장자가 2400명이라고 발표한 자료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임 청장은 지난 3년간 우리나라를 떠난 10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고 그것도 상속세 없는 국가로의 이주 경향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SNS에 올렸다. 앞서 대한상의가 조사방식이 부실한 영국의 컨설팅 업체 자료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냈고, 이 보도자료를 재래식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바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부자들이 한국을 대거 떠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비판했고 대한상의는 즉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부자들이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탈출한다는 거짓말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페이스북에 최근 3년간 한국을 떠난 10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가 연평균 139명이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임 청장은 최근 3년간 해외 이주자 신고 현황 팩트체크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한상의는 백만장자의 탈한국이 가속화되는 원인을 상속세 제도와 결부시켜 국민께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국민께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신고된 해외 이주자를 전수분석 했다”고 제시했다.

또 “한국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이주 신고 인원은 2904명이며, 이중 자산 10억원 이상 인원은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 6000만원, 46억 5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해외이주자 자산 규모 분석. 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대한상의 부자유출 가짜뉴스’ 논란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팩트체커’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자산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 소유 고액 자산가가 240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조사를 진행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임광현 국세청장. 연합자료사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 최태원 대한상의 의장

 

한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의 자산가 유출이 급증했다는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한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대한상의에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보도자료를 두고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질타한 직후다.

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보도자료 논란과 관련해 “책임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대한상의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 X 게시글. X 캡처

 

대한상의도 재발 방지 내부 시스템 보강 약속해

 

대한상의도 이날 사과문을 내고 “해당 보도자료 내용 중 고액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자료 작성 시 사실관계 및 통계의 정확성 등에 대해 충실히 검증하도록 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더욱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하는 등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의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러나 해당 조사를 실시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대한상의가 당일 오후 “관련 통계를 학술적·공식 통계로 인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추가적 검증 및 확인 전까지 인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논란을 다룬 언론사 칼럼을 첨부하고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이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썼다.

 

또한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 이태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5. 연합

 

김정관 산업장관, ‘보도자료 사태’ 대한상의 포함 경제 6단체 호출···“공적 책무 망각”

 

상근부회장들과 긴급 현안 점검회의 개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6개 경제단체 긴급 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로 확산한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 사태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한상의를 포함한 6개 주요 경제단체를 전원 호출해 질타했다.

 

김 장관은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6개 경제단체와 긴급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실상 대한상의 보도자료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장관은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대한상의 보도자료는 법정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당 자료 어디에도 고액 자산가 이민의 원인으로 상속세를 지목한 내용이 없음에도 대한상의는 이를 자의적으로 상속세 문제로 연결해 해석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이번 사안은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 환경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뿐 아니라 다른 경제단체들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경제계가 공적 발언의 무게를 다시 한번 엄중히 인식하고, 스스로에 대한 검증과 책임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지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공적 영향력을 지닌 기관이 사실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는 그 파급력이 훨씬 크다. 산업부는 명확한 원칙 아래 단호하게 일관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아울러 정부 정책과 현장 간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주요 단체, 협회들과 정책간담회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를 대표해 참석한 박일준 부회장은 “법정단체로서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면적인 내부 시스템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통계의 신뢰도 검증과 분석 역량 제고를 위해 조사연구 담당 직원들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대한상의는 발표 자료의 철저한 검증과 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해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추가 검증하는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부 감사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책임소재를 파악해 합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납부방식 개선이 현실적 해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의 핵심은 한국의 상속세가 과도해 경제 성장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자료에서 인용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 통계였다. 이 통계에 따르면 한국 고액 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급증했는데 대한상의는 상속세 때문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근거가 부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보도한 기사를 비판한 칼럼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 김경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