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소위에서 사면금지법 의결 '속전속결'
내란·외환죄에 대한 대통령 사면권 제한 내용
민주·조국혁신당 주도…내주 본회의 상정 전망
무기징역 윤석열, 감옥에서 여생 보낼 가능성
전두환처럼 사면이란 탈출구 찾기 어려울 듯
헌법, '사면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규정
나경원은 "명백한 위헌…헌법 질서 파괴" 반발
조배숙 "법치주의 다시 세우려 국힘이 몸부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귀연 재판부에 의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이른바 '사면금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천명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양당 의원들이 즉각적인 실행에 나섰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처럼 사면이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채 남은 일생을 온전히 감옥에서 보내야 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20일 오후 회의를 열어 내란·외환죄에 국한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면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내란·외환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사면을 할 수 없도록 했으며, 다만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를 얻으면 사면이 가능하도록 예외 조항을 뒀다.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함에 따라 개정안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 주도로 처리됐다.
양당은 개정안을 오는 2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킨 뒤 이르면 바로 다음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회의 뒤 언론 브리핑에서 "내란과 외환죄에 한해서는 특별사면이든 일반사면이든 금지해야 다시는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내란과 외환이 고개를 들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많은 국민이 절대 전두환처럼 사면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고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이자 소위 위원장인 김용민 의원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일반법으로 제한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통령의 사면권에 대해 우리 헌법은 법률의 입법 재량을 충분히 주고 있다. 근거 규정이 있고 내란·외환죄는 헌법 84조에서 현직 대통령도 소추가 가능하도록 특별하게 다루고 있는 범죄"라며 "다만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전부 박탈하는 것은 위헌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는 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국민적 공감대가 상당히 높은 사안인 경우에는 사면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79조 1항은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고 했으며, 2항은 '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3항은 '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이 같은 조항에 근거해 사면에 대한 입법부의 재량이 헌법에 의해 명시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판단한다.
김 의원은 "참고로 법무부도 오늘 처리된 개정안 의견에 동의했고, 법원행정처도 입법 정책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혀둔 상태"라며 "그리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여섯 분이나 이 같은 사면법을 발의했었다. 오늘 같이 심사했다는 점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면법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법원이 철저하게 단죄해 앞으로 다시는 내란범들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데, 국회와 정부는 내란범에 대해 사면조차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서 미래에 있을 내란범들을 지금부터 싹을 자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헌법재판소가 이미 사면의 종류, 대상, 범위에 대해서는 입법 재량이고 그것은 '형성적 자유'가 있다고 결정을 한 바 있다"며 "특히 국가를 파괴하려고 했던 내란과 외환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사면이 금지돼야 한다. 아주 예외적으로만 국회의 동의를 받아 사면하는 것으로 그렇게 입법이 된 것"이라고 보충 설명을 했다. 헌법상 '형성적 자유'는 입법자(국회)가 법률을 만들거나 정책을 결정할 때 가지는 폭넓은 재량을 뜻한다.

반면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사면금지법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 사면법 개정안은 사실상 보복과 궤멸, 이 두 단어밖에 상징하는 것이 없다고 본다"면서 "헌법 79조가 규정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고 고도의 통치행위다. 사면권을 입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면금지법을 보면 실질적으로 특정한 사람(윤석열)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재판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적용이 된다면 소급입법 금지의 문제도 있다"며 "이런 논리라면 이재명 대통령의 죄도 사면금지법 대상에 해당한다. 위헌적 입법을 계속해서 강행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결국 대한민국 헌법 질서에 두고두고 큰 짐이 될 뿐만 아니라 헌법 질서와 가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도 "오늘 법안심사소위는 사면법을 처음 논의하는 자리였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군사 작전하듯 밀어붙였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사회의 통합과 화합을 위한 굉장히 의미 있는 권한이어서 이것을 제한한다는 것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에서 지켜왔던 원칙들이 하나하나 무너지고 법치주의가 정말 철저하게 파괴되는 현장에 있다. 다시 법치주의를 세워나가려고 국민의힘이 몸부림치고 있는데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는 이날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역시 민주당과 혁신당이 찬성했고 국민의힘은 표결에는 참여했지만 반대표를 던졌다. 개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고 실질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차원에서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 김호경 기자 >
윤석열 "재판부가 제 진정성 인정"…판결문 닮은 입장문
사과 뜻 밝히면서도 또 "구국의 결단이었는데..."
"내란 장기 계획, 특검의 망상 인정 안해 다행"
지귀연 재판부도 "홧김에 이틀 전에야 결심"
"군을 국회로 보내 내란이란 판결 납득 어렵다"
지 판사 세 차례나 "군대만 보내지 않았으면"
"항소 의미있겠나"언급에 변호인단 즉각 부인
결론은 "자유민주주의 깃발 아래 결집" 되풀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일 “구국의 결단이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많은 좌절과 고난을 겪게 해 드린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불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지금껏 한 번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었는데 1년 2개월 뒤 1심 판결이 나오고서야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구국의 결단’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는데 변호인단은 곧바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언론에 입장문을 공유했는데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고, 내란죄를 인정한 법원 판결도 비판했다. 그런데 상당 부분이 지귀연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의 판결문 요지와 닮아 있었다. 재판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의 논리를 지 부장판사가 그대로 받아들였고, 지 부장판사의 판결 요지를 이번에는 윤 전 대통령이 상당 부분 공유한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구국의 결단을 내란 몰이로 음해하고 정치적 공세를 넘어 반대파의 숙청과 제거의 계기로 삼으려는 세력들은 앞으로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사법부는 거짓과 선동의 정치권력을 완벽하게 배척하지는 못했다. 제가 장기집권을 위해 여건을 조성하려다 의도대로 되지 않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특검의 소설과 망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지귀연 재판부는 1년 남짓 비상계엄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비상계엄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에야 결심했다고 판시해 많은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어 “제 진정성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군이 국회에 갔기 때문에 내란이라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저에 대한 사법부의 예정된 결론과 정치권력의 핍박에 개의치 않는다”고도 했다. 이 대목은 지귀연 재판부가 "윤 전 대통령이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하지,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군대를 보내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국회의 활동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비상계엄 등에 나아간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어이없어 했던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는 대목이 이어졌다.
지귀연 재판장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회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며 "비상계엄 선포 및 포고령의 공고, 국회 봉쇄 행위, 국회의원 및 정치인 등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중앙선관위 등 점거·서버 반출 및 직원 등 체포 시도 등은 그 자체로 폭동 행위"라고 판단했다.
지 부장판사가 판결문 요지를 낭독하며 세 차례나 "군대만 국회에 보내지 않았으면" 판시했던 내용을 윤 전 대통령이 그대로 따른 셈이라 놀랍다.

윤 전 대통령은 또 “많은 군인과 경찰들, 공직자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가족들까지 그 고통에 좌절하는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며 “결단의 과정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제게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지 부장판사가 "수많은 군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형법 상 죄를 물을 수는 있지만, 이미 일부는 구속되어 있고. 그들의 가족들은 고통받고 있고, 막대한 사회적 비난과 법적 책임을 떠안게 됐다고도 했다. 무난하게 군 생활이나 경찰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다수의 공직자들이 모두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정은 우리 사회의 큰 아픔이 될 것 같고,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후속조치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 어마어마한 사람들에 대해서 대규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이 법정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까지 흘려가며 그 피해에 대해서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고 길게 언급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이어 “정치보복은 저에 대한 것으로 족하다. 수사와 특검, 그리고 2차 특검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국가안보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특이한 점은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이다. 윤 전 대통령은 “사법부의 독립을 담보할 수 없고, 법과 양심에 의한 판결을 기대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항소를 통한 법적 다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깊은 회의가 든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히 서고 법치주의가 바로 서는 날 제 판단과 결단에 대한 재평가를 다시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별도 공지를 통해 “본 글(입장문)은 당사자의 현재 심경을 밝힌 것에 불과하며, 항소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힘썼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전날 선고 직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법리와 증거 법칙이 무시된 판결이라면, 특검에서 정한 결론대로 내린 판결이라면, 지난 1년간 수십 회 걸친 공판은 요식행위"라며 "형사소송 절차와 법치가 붕괴되는 현실을 보면서 향후 항소해야 할지, 이런 형사소송 절차에 계속 참여해야 할지 회의가 든다"고 항소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먼저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광장의 재판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며 “위대한 국민 여러분은 자유민주주의의 기치 아래 다시금 정의를 세워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맨앞에서는 국민들에게 사과한다고 해놓고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면서도 결론 대목에 이르러 "자유민주주의의 기치 아래" 결집해달라고 '윤 어게인'에게 호소한 셈이다. 이것을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 임병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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