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피습사건 '국가공인 1호 테러'로 지정

● COREA 2026. 1. 21. 02:5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재명 테러' 축소·은폐 의혹 등 진상 규명 시작

김민석 "조사·수사 너무 부실했고 시간 지났어"
"앞으로 테러 완전히 없앤다는 각오로 임할 것"
총리실 "유사 사건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호주 싱크탱크는 이미 '테러 사건'으로 지정해
사건 당시 국정원 '테러로 지정 말자'고 건의
민주 "범행 동기와 배후, 공범 여부 조사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2024.1.2. 연합
 

'이재명 대통령 가덕도 피습사건(이하 가덕도 피습사건)'이 국가 공인 1호 테러로 지정됐다. 사건 발생 2년 만이다. 해당 사건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 등 전면적인 재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0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제22차 국가테러대책회 회의를 열고 가덕도 피습사건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총 20명의 위원회 구성원이 모두 참석했고 가덕도 피습사건에 대한 테러 지정은 전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총리는 회의에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후보의 테러 예방 대책 티에프(TF)를 총괄했던 경험이 있는 제가 오늘 다시 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다시 이 자리를 맡게 된 것이 묘한 감회, 책임감을 갖게 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어 "그간의 조사와 수사가 너무 부실했고, 시간이 오래 지났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테러의 가능성을 완전히 없앤다는 각오로 이 문제에 임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 의미를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어쩌다 하루 테러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있을 수 있는 테러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그때 느꼈다"며 "테러는 당사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뿐 아니라 특히 국가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고 그것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도 상상하지 못할 국가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한 "국민뿐만 아니라 K-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각종 테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대테러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보완해 나가겠다"며 "각 관계기관은 테러 지정 여부를 비롯한 오늘의 안건들을 바탕으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책임감을 갖고 대테러활동 후속 조치사항들을 철저하게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총리실은 "후속 조치로서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추가로 실시하고 선거기간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 등 유사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 연합
 

국외 싱크탱크에서 가덕도 피습사건을 테러로 지정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호주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는 지난 2024년 이 대통령 피습 사건에 대해 테러 사건 1건에 따른 부상자가 1명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IEP 집계에서 한국의 테러 발생이 기록된 것은 2015년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국대사 피습 이후 9년 만이다.

 

"테러 은폐·축소 의혹 전면 재수사 해야"

 

가덕도 피습사건은 테러로 지정됐지만, 이 대통령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 김진성은 지난 2024년 2월 대법원에서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아 가해자에 대한 재수사나 처벌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사건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 등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사건 당시 전문가들은 김진성이 이 대통령의 목을 예리한 흉기로 찌른 것과 칼을 직접 개조해서 사용한 것 등을 두고 계획 범죄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의 국가정보원 김상민 전 법률특보(전 부장검사)는 가덕도 피습사건 보고서에 해당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지 말 것을 건의했다. 사건 직후 경찰이 현장보존 원칙을 어기고 피습 현장을 물청소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치테러대책위원회는 지난해 9월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김 전 특보를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사건 축소 은폐 의혹은 최근에도 지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지난 18일 가덕도 피습사건에 사용된 '인마살상용 칼' 사진을 공개한 뒤, "국정원은 인마살상용 '스트롱암' 전투용 단검을 '커터칼'로 둔갑시켰고, 경찰은 속목 정맥 60%가 잘린 치명적 '자상'을 1㎝ 열상으로 축소했다"며 사건의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특히 국정원이 커터칼로 사건을 축소한 배경으로 김 전 특보를 지목하며 "권력기관의 조직적 개입이자 의도적 왜곡"이라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 18일 가덕도 피습사건에 사용된 '인마살상용 칼' 사진을 공개했다. 2026.01.20. 서영교 의원 페이스북

 

민주당은 이날 정부가 가덕도 피습 사건에 대해 테러 지정로 지정한 뒤,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김지호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가덕도 피습 사건 테러 지정에 대해 "늦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사건의 성격을 바로 세우는 최소한의 조치"라면서 "공당 대표를 향한 물리적 위해는 개인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겨냥한 중대한 정치적 폭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 시절 단독·우발 사건으로 축소 관리되며 충분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면서 "사건 직후 현장 물청소로 인한 증거 훼손 논란, 사건의 중대성을 축소하는 취지의 설명과 문자 배포 정황 등은 초기 수사와 대응 전반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남겨왔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테러 지정은 결론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면서 "범행의 동기와 배후, 공범 여부는 물론 초기 대응 과정에서의 축소·은폐 시도와 책임 소재까지 한 점 의혹 없이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정부는 테러방지법에 따른 엄정한 기준으로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종합적이고 독립적인 전면 재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민주 기자 >

전직 지파장 최 씨 "2021년 5~7월 조직적 가입"


"이재명 대통령 되면 신천지 위기, 윤석열 밀어"
이만희 교주 최측근 고동안 총무가 주도 의혹

"대선 뒤에도 꾸준히 가입, 5만 명 이상 될 것"
이미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부터 시작

전국 12지파에 1만 670명 특별당원 가입 지시
청년회장 출신이 의원 비서관, 부대변인 활동도

신천지 "조직적 선거 개입 전혀 없어" 전면 부인
"성도 개인 정치적 선택…종교단체 다 조사하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홈페이지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사건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그간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신천지(공식명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수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민의힘 측과의 '커넥션'이 점점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통일교는 물론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입당 의혹도 국민의힘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신천지 특검은 거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초점을 맞춘 통일교 및 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해왔던 장동혁 대표에게는 '단식 투쟁' 명분이 갈수록 궁색해지는 형국이다.

 

검경 합수본(본부장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은 20일 신천지 전국청년회장으로 활동했던 차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002년 신천지 청년·체육회장이었던 차 씨는 그해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중앙선대위에서 청년위원회 직능단장을 맡으며 보수 정당에 발을 들인 뒤 신천지 본부가 있는 과천을 지역구로 둔 안상수 의원의 비서관을 거쳐 2010년 안상수 대표 시절 한나라당 비상근 부대변인으로 일했다. 이 같은 이력에 따라 신천지와 국민의힘의 유착 내력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지목됐다. 합수본은 21일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던 경호원 등을 소환할 계획이다.

 

합수본은 전날엔 신천지 고위 간부 출신 최모 씨로부터 2022년 3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신도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이 조직적으로 시행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신천지 내부의 여러 교회를 총괄하는 지파장을 지낸 최 씨는 합수본 조사에서 "2021년 5~7월 본격적으로 신천지 신도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이 이뤄졌다"며 "이만희 총재가 전국 청년회장, 부녀회장, 장년회장 등에게 지시를 내렸고 당시 신천지 총회 총무가 당원 가입을 주도했다"는 요지로 말했다.

 

이만희 교주의 최측근이자 '신천지 2인자'로 알려진 고동안 전 총무를 비롯한 지도부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대비해 지역별 입당 인원 할당량까지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최 씨는 또 신천지 신도들이 국민의힘 입당 뒤 윤석열 후보를 밀었던 이유에 대해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신천지가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분위기였다"면서 "이 후보를 막을 수 있는 건 윤 후보밖에 없었고, 검찰총장 재직 시절 윤 후보가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막아줘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가 정치권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 김태훈 본부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1.8. 연합
 

앞서 윤석열이 검찰총장이었던 2020년 3월 경찰은 코로나19를 급격히 확산시킨 신천지 대구 교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두 차례나 반려한 바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코로나19 슈퍼 전파자의 동선 파악을 위해 즉각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고 지휘했음에도 윤석열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된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끝까지 거부했다. 그러나 2022년 1월 세계일보 단독 보도에 의하면 내막은 따로 있었다. 윤석열은 당시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이만희 총회장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전 씨는 "이만희 총회장도 하나의 영매(靈媒)이고 당신이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손에 피 묻히지 말고 부드럽게 가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합수본은 고동안 전 총무가 국민의힘 집단 입당과 관련한 후속 대책을 신천지 고위 관계자와 논의하면서 친윤 핵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언급하는 녹음 파일도 입수했다. 고 전 총무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외교정책부장을 겸직하며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 작업을 관장하는 등 교주와 정치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거액의 교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이후 교단에서도 제명된 상태다.

 

합수본은 해당 녹음 파일 역시 내부 고발자인 최 씨로부터 제출받았다. 최 씨는 "2022년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고 신천지의 당원 가입이 꾸준히 이뤄졌다"면서 "당원 가입자가 전국적으로 10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5만 명 이상은 될 것이다. 국민의힘 당직자들과 이야기가 됐기 때문에 당원 가입이 계속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찌감치 신천지와 국민의힘의 유착 관계를 폭로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으로 입당한 신도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홈페이지

 

최근 JTBC가 인터뷰한 신천지 '요한지파'(신천지 12지파 중 본부 격으로 서울 사당과 경기 과천 등 관할) 전직 간부 이모 씨 역시 2023년 5월 이만희 회장이 있는 총회에서 신도들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입당시키라며 할당량을 정해줬다고 증언했다. 그 규모가 전국적으로 최소 5만 명,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씨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당원 가입 명단 파일도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신도들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등 개인정보가 정리돼 있었다. 보안을 위해 국민의힘은 '빨간색 당', 당원 모집 프로젝트는 '필라테스'로 위장해 표기하며 입당 작업을 진행했다.

 

2023년 5월부터 본격화한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은 '총동원령' 수준으로 연말까지 이어졌는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지파는 매일 밤 경고를 받고 심야에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체력 훈련' 같은 기합도 받았다고 한다. 이 씨는 "교관들이 포진돼 있어서 마치 유격 훈련받는 것처럼 코스를 밤새도록 돌아야 했다"고 설명했고, 한 평신도는 "너 이러다 지옥 간다며 (서울 불광천에서) 사람 없는 새벽에 오리걸음을 시켰다"고 떠올렸다.

 

합수본은 신천지의 조직적인 당원 가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가 아닌, 시기를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 지난 2007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부터 시작됐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는 중이다. 최 씨는 합수본 조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대선 후보의 당내 경선 당시에도 당원 가입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신천지가 전국 12지파에 '신천지 대외활동 협조 안내'라는 제목의 문건을 하달해 청년부·장년부·부녀부 골고루 총 1만 670명의 신도를 한나라당 '특별당원'으로 가입하도록 지시했던 사실에도 부합한다.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신천지가 전국 12지파에 하달한 '신천지 대외활동 협조 안내' 문건. 청년부·장년부·부녀부에 걸쳐 총 1만 670명의 신도를 한나라당 '특별당원'으로 가입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천지 측은 20일 '신천지예수교회 성도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신천지예수교회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하고 합동수사본부는 공평한 조사를 실시하라"며 "신천지예수교회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어떠한 정당에 대해서도 당원 가입이나 정치 활동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 조직적인 선거 개입은 구조적으로도, 사실상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신천지예수교회는 성도 개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알 수 없으며 이를 통제하지도 않는다. 개인의 정치 활동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다. 이에 따라 특정 정당의 당원 수를 파악하거나 관련 명단을 보유하지 않는다"면서 당원 가입을 신도들 개인의 '정치적 선택'으로 돌린 뒤 "그런데도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신천지예수교회가 특정 정당과 결부되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처럼 단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예수교회 성도 명부와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힘을 포함한 각 정당의 당원 명부에 대해 동시에 공동 조사를 실시하라. 신천지예수교회는 성도들의 동의하에 교인 명부 제공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어느 정당이든 당원 가입 사실이 확인되는 인원이 있다면 그 가입 경위와 조직적 지시 여부를 직접 조사하라. 신천지예수교회뿐만 아니라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단체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정교유착 여부를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엿새째 단식 농성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0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 텐트를 나오며 임이자 의원의 부축을 받고 있다. 2026.1.20. 연합
 

한편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과는 별도로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해 온 신천지 특검도 따로 하자고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통일교 특검은 통일교에 집중해서 수사하고, 신천지 특검은 신천지에 집중해 수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깊이 있게 파헤쳐 국민께 알리자는 게 우리 당의 제안 사항"이라며 '통일교·신천지 별도 특검 동시 도입'을 제시했다.

 

이어 "민주당이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 문제가 있어 우리가 통일교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고 법안을 발의했더니 민주당이 거기에 신천지를 물타기 해 함께 하자고 법안을 냈다"면서 "지금 통일교 관련 수사만 해도 방대하고 복잡할 것으로 생각되기에 신천지 특검은 별도 특검을 하자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목숨 건 단식을 6일째 하는 이유는 정치권 전반에 퍼진 검은 돈을 뿌리 뽑기 위한 특검을 수용하라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공천 뇌물 특검"이라고 덧붙였다. < 김호경 기자 >

 

국힘 5만명 입당 신천지 “왜곡보도”…JTBC 이재명 비난 이만희 육성공개

입당 명부 입수 ‘필라테스’ 작전에 “사실 왜곡 법적대응” 반발
JTBC 이번엔 이만희 육성까지 공개

 
 
▲JTBC가 지난 19일 신천지 교인들의 국민의힘 입당 명부를 입수했다면서 5년 간 5만 명 이상이 당원에 가입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JTBC가 신천지 전직 간부가 작성한 국민의힘 당원 가입명부를 공개하면서 교인들이 5년간 최소 5만 명이 입당했다고 보도해 파장을 낳고 있다. 신천지는 왜곡이라며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JTBC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했던 이만희 신천지 회장 육성까지 공개하는 등 후속보도를 이어갔다.

 

오대영 JTBC 앵커는 지난 19일 ‘뉴스룸’ <단독 신천지 간부가 작성한 ‘입당 명부’ 입수> 앵커멘트에서 “신천지 전직 간부로부터 국민의힘 당원 가입 명부 파일을 입수했다”며 “최근 5년간 최소 5만 명의 교인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는 것이 이 간부의 주장이다. 명부엔 이름과, 전화번호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도 적혀 있었다. 이런 당원 모집에 ‘필라테스’라는 작전명까지 붙였다”라고 소개했다.

 

JTBC는 리포트에서 요한지파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에 개입한 전직 간부 이아무개씨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2023년 5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있는 총회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신천지 전직 간부 이씨는 “이번엔 조금 특이하게 단순히 당원가입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 그런 당원으로 가입을 시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고 한 뒤 교회마다 절반 이상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야 하는 ‘할당량’도 제시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이 간부가 직접 작성한 당원 가입 명단 파일을 두고 “서울 사당, 신사, 신림 등 지역과 경기 군포, 의왕 등으로 지역을 나눠 정리한 파일”이라며 “신도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등 정보가 적혀있다”라고 설명했다. 당원 가입은 절대적 비밀이라며 ‘필라테스’, ‘빨간색 당’ 같은 단어가 쓰였다라고도 했다.

 

오대영 앵커는 <입당 할당량 못 채우면 야간 ‘체력 훈련’> 앵커멘트에서 일반 교인들도 만나보니 당시 교단은 말 그대로 ‘총동원령’을 내리며 사활을 걸었다고 했다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야간에 집합해 ‘체력훈련’같은 기합을 받았고 ‘지옥에 간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신천지예수교회는 20일 저녁 무렵 ‘JTBC 보도와 관련한 신천지예수교회의 공식 입장’을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다수 포함된 편파·왜곡 보도”라고 반박했다. 신천지는 신천지 전직 간부 이씨의 발언으로 보도한 JTBC에 대해 “신천지에서 제명된 이후 교회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며 비방을 일삼아 온 특정 인물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구성됐다”며 “반론 청취와 사실 확인 절차가 결여된 보도”라고 반박했다.

다만 JTBC는 리포트에서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물었지만 신천지 측은 답하지 않았다고 언급해 반론청취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원 가입과 관련해 ‘상부에서 할당량을 정해 내려보냈다’는 JTBC 보도내용을 두고 신천지는 “‘상부’가 누구인지,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객관적 근거는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전달한 허위·왜곡 보도”라고 썼다. 신천지는 ‘당원 가입 명부’ 보도를 두고 “해당 파일은 각 지역 청년회의 명단으로 보일 뿐, 정당 가입과 관련됐다는 어떠한 객관적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마치 정당 당원 명단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신천지는 이씨가 이 파일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취득했다며 보도한 것 자체를 문제삼기도 했다. “당원 가입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기합을 주었다”는 JTBC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신천지는 “신천지 청년들 가운데 개인 판단에 따라 특정 정당에 가입한 사례는 있을 수 있으나 신천지예수교회가 조직적으로 정당 가입을 지시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운 것은 사실에 반한다”라며 “수사 및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JTBC 보도로 인해 발생한 명예 훼손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정정 보도 요구와 함께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JTBC가 20일 뉴스룸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경기도지사 시절의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하는 육성까지 공개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갈무리

 

JTBC는 20일에도 후속보도를 이어갔다. JTBC는 ‘뉴스룸’ <단독 ‘이재명 지사’에 분노 터뜨린 이만희 육성> 리포트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신천지 고위 간부와 통화하면서 이 대통령에 대해 분노를 터트리는 육성 녹취를 확보했다며 육성을 공개했다. 이만희 회장은 2020년 7월26일 대화에서 “만약에 이재명이가 우리를 그렇게 끝까지 그리(압박)한다면 자기는 엄청난 손해를 보고 목적 달성을 못 해”라고 말한 육성이 방송됐다.

 

이 회장은 구속됐다가 풀려난 뒤인 같은해 12월26일 측근들에게 “국회의원들도 만나고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도 만나고 판사도 만나고 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가면 되지 않겠나”, “이 사람들의 부정부패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잘 알아. 우리는 여기에 (윤석열) 검찰총장도 잘 알아”라고 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JTBC는 “신천지 교인들은 이듬해인 2021년부터 국민의힘 집단 입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 조현호 기자 >

윤 정부 때 파탄 남북 합의 되살리려
지상 · 해상은 군사 부담에 후순위로

 

 
 
이재명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 연합
 

‘9·19 남북 군사합의’의 선제적·단계적 복원을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가 가장 먼저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북한에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지상·해상 분야 합의를 복원하는 것보다 군사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9·19 군사합의 전면 복원에 앞서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북한에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방안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지상이나 해상 합의는 아직 복원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중 분야를 시작으로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북한에 제안할 시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선제적·단계적 9·19 군사합의 복원 지침에 따라 현재 방식과 시점을 구체화해 나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이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는 지상·해상·공중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중 분야(1조 3항)는 군사분계선을 따라 남북으로 10~40㎞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2023년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비행금지구역 설정 효력을 정지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2024년 6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시켰다.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비행금지구역이 복원될 경우 전투기·정찰기·무인기 간 충돌 가능성이 줄어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지상 분야는 재가동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다시 철수해야 하고, 해상 분야는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직결돼 군사적·정치적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후순위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제안할 시점은 한-미 연합훈련 일정 등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있고, 4월 북-미 회담이 예상되기 때문에 (제안 시점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중 분야 조처는 한-미 연합훈련의 핵심인 ‘공중작전’과도 연계돼 있어, 훈련 일정과 북한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점을 조율하겠다는 뜻이다.   < 서영지 기자 >

 

비행금지구역 우선 복원 왜?…군사적 부담 덜하고, ‘무인기 갈등’ 차단도

정부, 9·19 군사합의 ‘공중완충구역’ 먼저 복원

 

 
 
2018년 9월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9·19 남북군사합의) 서명을 지켜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가운데 ‘공중완충구역’(비행금지구역)을 먼저 복원하기로 한 이유로는 한국이 북한보다 공군력과 정찰 능력이 월등히 앞서 있어, 공중·해상완충구역 복원보다 상대적으로 군사적 부담이 덜하다는 게 우선 꼽힌다. 정부는 군사정찰위성, 중고도·고고도의 유·무인 정찰기 등을 통합 운영 중인 우리 군으로선 비행금지구역을 복원해도 감시·정찰 시스템에는 별다른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8년 9월 체결된 9·19 군사합의는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지상·해상완충구역과 공중완충구역을 설정했다. 군사분계선 남북쪽으로 전투기·정찰기 등 날개가 고정된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 동부지역은 40㎞, 서부지역은 20㎞까지 비행금지구역으로 정했다. 헬기 등 날개가 회전하는 회전익 항공기는 10㎞, 무인기는 동부지역에서 15㎞, 서부지역에서 10㎞, 기구는 25㎞까지 비행을 금지했다.

 

애초 공중완충구역 설정은 한국에 유리했다. 군사분계선에서 수도권까지 거리는 40~50㎞로 유사시 북한 전투기가 수분 안에 수도권 상공에 진입할 수 있지만, 평양은 군사분계선에서 190㎞ 정도 떨어져 있어 완충구역 설정이 한국만큼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년 새 남북 모두가 직면한 ‘무인기 위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어 북한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군사회담 때 북한도 무인기 대처를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2023년 11월22일 오후 9·19 군사합의 가운데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대북 감시능력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9·19 군사합의 당시 우리 쪽 수석대표였던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한·미가 운용 중인 정찰 자산의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정보감시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음을 당시 한·미 관계당국이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24년 이후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우며 남북 관계를 전면 단절하고 있어, 한국이 비행금지구역을 선제적으로 복원해도 상응 조처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9·19 군사합의는 체결 이후 2022년까지 남북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위협 및 충돌 상황을 예방하는 ‘안전핀’ 구실을 했다. 합의 체결 뒤 북한의 침투 및 국지 도발은 2019년 0건, 2020년 1건, 2021년 0건, 2022년 1건(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북한 무인기 수도권 영공 침범)이었다. 이 합의가 있기 전인 2010~2018년 북한의 대남 도발은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2015년 8월) 등 264건(침투 27건, 국지 도발 237건)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 오물풍선 살포 등을 이유로 2024년 6월4일 9·19 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시킨 뒤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지속적으로 고조됐다.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2024년 10월15일), 평양 무인기 침투(2024년 10월) 등 12·3 내란사태 직전까지 한반도는 일촉즉발 상황이 위태롭게 이어졌다.                                                                               < 권혁철 기자 > 

[전우용 칼럼]  대통령은 임기제 국왕인가 호민관인가

 

검찰개혁과 민주주의, 대통령에 관한 질문
'신흥귀족' 테크노크라트에 둘러싸인 대통령
검찰 개혁안 자문위원도 법조계 인사로 가득

검찰 행태에 대한 국민의 공분 해소방안 빠져
대통령 '제왕' 안되려면 시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내란의 밤, 시민에게 호소하던 초심 잊지 말아야

 

정부의 검찰개혁안이 입법예고되자 시민사회는 충격과 분노를 표시했고, 여당 의원 일부도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여당,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의 첫 번째 심각한 의견 대립이었다. 검찰청을 법무부 소속의 공소청과 행안부 소속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분리하되 중수청 조직을 전문수사관과 수사사법관으로 이원화한 이 법안은 기존 검사와 법조인들에게 수사 지휘권을 독점시킨 것으로서, 검찰개혁론이 대두된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철저히 무시했다.

 

일부 정치검사’에게만 ‘검찰독재정권’ 책임 돌릴 수 있나

 

군사독재 시절 ‘정권의 개’로 불렸던 검찰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친독재 반민주’ 성향을 청산하지 못했다. 독재체제 하에서 반민주적 엘리트주의를 체화한 한국 검찰은, 법치주의를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세우려는 정치인들에게 늘 잔인했다. 검찰은 노무현, 조국, 문재인, 이재명 일가와 측근들을 상대로 표적수사, 먼지떨이식 별건 수사, 조작 수사를 일삼으면서도 자기들과 가까운 자들의 명백한 범죄 행위는 모른 체했다. ‘안면불상 김학의’, ‘99만 원 불기소세트’ 등이 세간의 유행어가 될 정도였으나 그들은 태연히 김건희의 주가 조작 범죄를 덮었다. ‘검찰독재정권’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윤석열 정권의 반민주적·불법적 행위에 수많은 검찰 출신 인사가 동참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작태들의 책임을 일부 ‘정치검사’에게만 돌릴 수 없는 데에 있다. 12.3 내란 이후에도 검찰은 지귀연이 헌정사상 초유의 ‘시간 단위 계산법’으로 윤석열을 석방시켰을 때 ‘즉시항고’하지 않았고, 내란죄 수사와 관련한 국수본의 영장 청구를 번번이 기각했다. 그들은 국민대중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내란 가담세력이나 내란 동조세력으로 의심받을 만한 행위들을 거리낌없이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 내부에서 ‘자기 비판’의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비판은 ‘검찰개혁’으로만 향했을 뿐이다. 검찰개혁을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만든 것은, 검찰의 행태에 대한 국민일반의 공분(公憤)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왜, 국민의 공분(公憤)을 해소하기는커녕 가중시키는 개혁안을 내놓았을까?

 

지난해 3월 8일 석방된 윤석열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걸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윤석열은 불구속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연합
 

정부 검찰개혁안은 중세 길드식 ‘법률 전문가주의’의 산물

 

며칠 전,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 6명이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검찰 관계자들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폭로하면서 사퇴했다. 이를 계기로 자문위원 전체 명단이 공개되었다. 전원이 전직 판사, 검사이거나 현직 변호사와 로스쿨 교수였다. 검찰개혁은 법조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도 법과 무관한 영역에서 살 수는 없다. 검찰의 별건 수사나 조작 기소 피해자들을 빼고 법률가들끼리만 검찰개혁안을 논의하는 것이, 환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의사들끼리만 모여 의료개혁안을 논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중세 유럽의 길드에서는 ‘장인(匠人)의 자격은 장인만이 인증할 수 있다’는 원칙이 통용되었다. 동업자의 수를 제한하여 구성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에 유효했던 이 원칙은 근대 사회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전문 직종들에 계승되어 ‘전문가주의’로 자리 잡았다. 특히 법률, 의료 등 인간의 안전, 생명과 직접 관련되는 직업 종사자들은 국가의 도움을 얻어 신규 진입 장벽을 높게 쌓음으로써 자기 직업의 권위와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들은 전문 직업인인 동시에 국가의 법률, 의료, 위생 등 정책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로도 활동했다. 이번 정부의 검찰개혁안도 ‘전문가주의’에 따라 만들어진 셈이다.

 

검찰개혁 방향을 두고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주선으로 검찰개혁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6명의 법조인과 교수들이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1.14. 연합
 

대통령 둘러싼 ‘신흥 귀족들’의 압박

 

1973년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라는 책을 낸 미국의 역사가 아서 슐레진저는 민주국가의 바람직한 대통령상으로 ‘호민관’을 상정했다. 사실 영국 국왕 조지 6세의 통치권에서 이탈하여 1789년 대통령제를 처음 만든 미국인들에게도 대통령의 위상은 모호했다. 미국 정치사는 대통령을 임기제 국왕으로 보는 시선과 평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호민관으로 보는 시선이 중첩, 교차하면서 전개되었다. 왕국에는 반드시 귀족이 있으며, 국왕은 귀족의 대표 격이었다. 슐레진저는 대지주, 대기업가, 테크노크라트들이 사실상의 ‘귀족’이 되어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은 ‘호민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4년 12월 3일 계엄의 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로 가는 차 안에서 개인 유튜브를 통해 “시민 여러분, 국회로 달려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 호소에 응답하여 수많은 시민이 목숨이 위태로운 줄 알면서도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 그들이 내란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킨 주역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각 지역을 순회하며 타운홀 미팅을 가졌고, 방송을 통해 온국민에게 토론 내용을 공개했다. 국무회의 일부와 정부 부처 업무보고도 공개 대상이었다. ‘모든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을 실현하려는 조치였다. 그런데 이번 정부가 내놓은 검찰개혁 입법예고안이 만들어지는 절차는 이와 달랐다. 작년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 대국민토론회’를 제안했지만, 이는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내란의 밤 국회로 달려온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대통령은 직책상 테크노크라트들에게 둘러싸일 수밖에 없다. 특정 분야 전문가들이나 테크노크라트들의 의견에 압도되는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대통령 스스로 “시민 여러분 달려와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가 처음 호소했던 사람들의 응답을 먼저 들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이 문제와 관련해 ‘당에서 숙의하고 정부에서 수렴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1월 20일 이 문제와 관련한 대국민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당은 전문가들보다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을 ‘제왕’으로 만들려는 ‘신흥 귀족’들의 압력을 해소하고 민주국가에 어울리는 ‘호민관형 대통령’을 만드는 길이다.             < 전우용 역사학자 >

 

당정, '보완수사권 폐지' 가닥 잡았나…입장 점차 뚜렷

 

경찰이 수사 주체인 '보완수사요구권'에 무게
수뇌부 속속 구체적 의견 밝혀…강한 공감대
윤호중 "공소청에 보완수사요구권이 원칙 맞아"

취임 이래 처음 표명 …4개월 전엔 모호한 답변
김민석도 보완수사 존치 검토서 "폐지가 원칙"
이재명 대통령은 '구더기론'에서 당에 힘 실어

정청래 입장 명확…한병도 "검사 직접 수사 안 돼"
'걸림돌' 정성호 "정부 법안 부족" 한 발 물러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2026년 1월 임시국회 1차 본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6.1.16. 연합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중대범죄수사청 및 공소청 입법예고안을 두고 여론의 역풍이 거센 가운데 검찰 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에 대해 정부·여당이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기류다. 명시적인 합의 수준은 아닐지라도 당정 수뇌부 사이에 강한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19일 공개된 발언에 따르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공소청에) 보완수사권보다는 보완수사요구권을 두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의 기본 원칙에 맞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6개월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관련해 "(추후) 논의가 돼야 할 내용"이라고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청 폐지 이후 행안부 외청으로 신설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대해 지휘·감독 권한을 갖는 윤 장관은 "오히려 보완수사권을 남겨두게 되면 (검사가) 거기(공소청)에서도 수사할 수 있는데 뭐 하러 중수청에 오겠느냐"며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게 맞는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보완수사권 유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윤 장관이 보완수사권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내기는 취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 장관은 4개월 전인 지난해 9월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을 때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관한 질의를 하자 "보완수사권 또는 보완수사요구권은 어떤 경우든 있게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변해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은 바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19. 연합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 12일 중수청 조직을 검사들이 주로 맡게 될 수사사법관과 일반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해 꾸린다는 '검찰 개악'적 입법예고안을 내놓는 한편, 공소청의 경우 가장 '뜨거운 감자'로 거론돼온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서는 정작 결론을 내지 않은 채 추후 논의하기로만 했다고 발표해 시민사회는 물론 여권 내에서도 지탄이 쏟아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검찰 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루어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할 것"을 지시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여론 수습에 나섰다. 종전에 이 대통령은 "구더기가 싫다고 장독을 없애면 되겠느냐"(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의 표현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시한 여당의 검찰 개혁안에 대해 신중론을 고수했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는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 개혁은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개혁 과제이고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 개혁의 핵심"이라며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그동안 일관되게 폐지가 원칙임을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총리 역시 윤호중 장관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9월까지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보완수사권 존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다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검찰개혁추진단 발표 당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검찰 구성원 모두가 범죄자라는 시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다르다"면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과 언쟁을 벌였던 정 장관은 이후 "정부의 법안이 많은 숙의 끝에 나왔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이 있을 테니 국회에서 국민과 함께 차분히 논의되길 기대한다" "(보완수사권 문제도) 마찬가지로 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9. 연합
 

여당 지도부의 기조는 비교적 선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14일 충남 당진시 백석올미마을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 아닌 보완수사요구권을 준다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맞는 얘기"라며 "보완수사요구권은 보완수사권이 아니다.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진 상태에서 '이런 보완수사를 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의원 32명으로 구성된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준비하는 의원 모임'의 일원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은 완전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특히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그 어떤 형태로도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남겨둬서는 안 된다"면서 "이것은 양보나 타협할 수 없는 검찰 개혁의 대전제이자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더없이 확고한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보완수사요구권은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근거한 '보충수사' 개념으로,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 유지에 필요한 경우, 그리고 경찰이 신청한 영장의 청구에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사 주체가 경찰이라는 점에서 검사가 직접 강제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보완수사권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검찰은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것만으로도 경찰을 얼마든지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보완수사요구권이면 충분하다는 게 보완수사권 폐지를 촉구하는 측의 논리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국회 본청에서 정부의 중수청·공소청 입법예고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좌장으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겸 검찰개혁추진단장이 정부안을 설명하고 의원들과 전문가 등이 공소청과 중수청의 역할, 권한, 조직 구성 등을 놓고 기조발언및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도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 생중계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