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윤석열 통보서 받은 걸로 간주…27일 탄핵심판 개시”

 

 
 
                       12·3 내란사태로 탄핵소추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헌법재판소가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접수통보서 등 관련 서류를 발송 송달했다고 밝혔다. 발송 송달은 상대 쪽에 서류가 도착하면, 이를 수령하지 않아도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헌재는 오는 27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헌재 관계자는 23일 기자들에게 “지난 19일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접수통보서를 발송 송달했다”며 “서류가 도착한 것은 20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접수통보서가 도달한 만큼 변론준비기일도 예정대로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 한겨레 장현은 기자 > 

 

헌재 서류 닷새째 안 받는 윤석열…재판부, 23일 다음 절차 간다

송달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기로

 

 
 
                       12·3 내란사태로 탄핵소추된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헌법재판소가 지난 16일 보낸 탄핵심판 준비 관련 서류를 윤석열 대통령이 닷새째 받지 않고 있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브리핑을 열어 “어제(19일)와 동일하게 윤 대통령에 대한 문서 송달 현황은 아직 미배달 상태”라고 말했다. 이 공보관은 “오늘 오전에 우편부가 방문했는데, 관저에는 경호처의 수취 거절로 미배달 됐다”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16일부터 접수 통지서, 준비 절차 회부 결정서, 준비 절차 기일 통지서, 출석 요구서 등을 송달했으나 관저에선 대통령 경호처의 ‘수취 거절'로, 대통령실에선 ‘수취인 부재'를 이유로 미배달됐다. 지난 17일 윤 대통령에게 12·3 내란 포고령 1호와 국무회의 회의록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준비 명령 역시 미배달됐다.

이 공보관은 또한 “(전날 평의에서) 수명재판관들이 변론준비 절차의 진행 상황을 보고했고, 전원재판부에서 상황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번주까지 송달 절차를 진행한 뒤 윤 대통령이 계속 받지 않으면 다음주 월요일인 오는 23일에는 송달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하고 다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 한겨레 오연서 기자 >

 

“비상계엄을 실행하겠다”는 적극적인 뜻을 밝힌 것 확인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을 모아놓고 “비상계엄을 실행하겠다”는 적극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계엄이 실행되면 핵심 역할을 담당할 국방부와 국정원의 수장에게 윤 대통령이 이런 뜻을 전하고 계엄을 실행하려 했다면, 온갖 악재로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총선 자체를 무산시키고 국회를 무력화하려 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과 조 원장, 대통령경호처장이었던 김 전 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로 불러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정치 상황 등에 격노하면서 “조만간 계엄을 해야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 실장과 조 원장 등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말렸다고 한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계엄 의지가 강했고 구체적이었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말에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조 원장,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 전 장관 등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불러 계엄과 비상대권(국가 위기 때 대통령이 시행하는 비상한 조처)을 언급했다고 한다. 다만 당시는 실제 계엄 시행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은 아니어서, 당시 참석자들이 계엄을 적극적으로 만류할 상황은 아니었는데 올해 3월 말에는 윤 대통령의 계엄 의지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 원장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각각 대통령 관저와 안가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 등을 언급했냐’고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국정원을 통해 “격려 성격의 자리에 참석한 적은 있으나 비상계엄 논의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최근 조 원장을 비공개로 불러 윤 대통령과의 계엄 논의 및 정치인 체포 지시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 강재구 배지현 기자 >

 

비상계엄 전날, 군 정보 분야 현역·OB 장성 만찬…문상호도 참석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사전모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20일 오후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12·3 비상계엄 선포 전날 정보 분야 현역·예비역 장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는 내란사태 핵심 인물로 구속된 문상호 정보사령관도 참석했다.

22일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비상계엄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저녁 용산 전쟁기념관의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는 국군 국방정보본부와 국방정우회가 주최하는 정보발전협의회가 열렸다. 국방정우회는 정보본부·정보사·777사령부 등에서 근무한 정보 분야 예비역 장성 모임이다. 국방정우회는 국방정보본부의 지원을 받아 연말에 한차례 정보발전협의회를 여는데, 올해에는 공교롭게도 비상계엄 전날 행사가 열린 것이다.

이날 정보발전협의회에는 정보 분야 현역 장성 10명과 예비역 장성 33명 등 총 43명이 참석했다. 문상호 정보사령관뿐만 아니라 문 사령관의 직속상사로 국군의 정보업무를 총괄하는 원천희 국방정보본부장(중장),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박종선 777사령관(소장) 등도 참석했다. 국방정우회 정기총회를 겸한 만찬은 오후 5시40분부터 7시45분까지 두시간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국방정보본부는 이날 협의회에 495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문상호 사령관은 협의회 전날인 지난 1일 경기 안산시의 롯데리아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만나 계엄을 사전에 의논한 것으로 드러났다. 만찬 다음날인 계엄 선포 당일(3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사 요원들을 투입하고, 북파공작부대(HID) 요원들이 판교 정보사 사무실에 대기하도록 지시한 정황들이 발견되고 있다.

다만 참석자들은 이날 만찬에서 비상계엄을 예상하게 하거나, 암시하는 발언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정보 분야) 예비역들이 현역들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잠시 고성이 오가기는 했지만, 계엄 관련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내란의 비선으로 떠오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국방정우회 회원이 아니어서 이날 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상계엄을 앞두고 정보 분야 현역 장성과 오비(OB)들이 한자리에 집결한 만큼, 이날 오간 대화 등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승찬 의원은 “비상계엄을 하루 앞둔 시점에 비상계엄의 한축인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충암파로 분류되고 있는 박종선 777부대 사령관이 일상적인 모임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날 모임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한겨레 임재우 기자 >

“탄핵 반대한다던 홍 시장이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아 씁쓸"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3일 오전 대구 서구 서대구역에서 열린 ‘대경선 광역철도 개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자, 국민의힘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한다더니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정훈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을 겨냥해 “탄핵 찬성파를 징계하라더니 이제는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벌써 마음이 들떠있는 이 분. 진심은 없고 노욕만 가득한 이런 분 탓에 우리가 후져 보이는 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박 의원은 “심지어 대구시정에는 마음이 떴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있으니 정말 노답이다. 지금 우리 당이 할 일은 처절하게 반성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계엄 옹호정당’이란 오명을 벗을 수 있다. 더 이상 노욕이 우리 당을 잠식하게 두고 보지 않겠다”고 했다.

친한계인 우재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구시민과 당원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그런데 탄핵에 반대하신다던 홍 시장님은 누구보다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대구시장, 4년의 임기는 대구 시민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너무 가벼이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앞서 홍 시장은 이 페이스북을 통해 “어차피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 혁신 100플러스1’(홍 시장이 강조하는 대구시정 성과)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 한겨레 서영지 기자 >

 

홍준표 ‘대선 도전’ 시사…“대구시장 졸업 더 빨라질 수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8일 대구 군위군 군위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군위군민체육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장 졸업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사실상 대선 도전 뜻을 시사했다.

홍 시장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다.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며 이렇게 적었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 혁신 100플러스1’(홍 시장이 강조하는 대구시정 성과)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수라판이 조속히 안정되고 정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아웃사이더만이 한국사회 기득권의 틀을 깨고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를 만들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는 등, 최근 조기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신민정 기자 >

 

홍준표 “탄핵안 가결되면, 배신자들 제명 처리해야” 주장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지난 2023년 11월7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으로 상황을 매듭짓자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위헌 행위를 저지르고도 자숙하지 않고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느냐”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홍준표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젠 나라 혼란을 더 초래하지 말고, 국민의 명령으로 이젠 그만 들어가라고 하고, 여야가 타협하여 질서 있는 퇴진으로 마무리 짓자”고 말했다. 그는 전날 대구권 광역철도(대경선) 개통식이 열린 서대구역 광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금 배신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윤 대통령이) 탄핵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배신자’는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일부 의원들을 가리킨다.

홍 시장은 이날 “(윤 대통령 취임 후) 지난 2년 반 동안 국정 운영은 검사 정치였고 거칠었다. 그래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고 급기야 비상계엄 사태까지 이르렀다”며 “그런데 우리가 잘못 선출했으니 이제는 그만 물러가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내란죄라는 중죄를 덮어씌워 감옥으로 보내야 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내란 행위를 자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저는 국방장관(김용현)에게 계엄령 발령 담화 방송으로 국민께 알린 이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며 “군 관계자들은 모두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이후 병력 이동 지시를 따른 것이니만큼, 이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언제 또 배신 할지 모르는 철부지 반군 레밍들과 함께 정치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며 “한동훈과 레밍들의 배신으로 내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지도부 총사퇴시키고 배신자들은 비례대표 빼고 모두 제명 처리 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의 발언은 현재 여론과 거리가 멀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2명으로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5.8%)를 진행한 결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5%로, 반대한다는 응답(21%)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전통적인 지지층인 대구·경북에서도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2%로 반대(33%)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한국갤럽이 국민일보 의뢰로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국회의 권한 제한을 위한 반국가적 내란 행위”라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 한겨레 오세진 기자 >

실체 드러나는 12·3 내란 핵심기구…그 뒤엔 ‘육사 카르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문상호 정보사령관(왼쪽부터). 한겨레 자료사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주도해 만든 계엄사령부 비공식 조직 ‘정보사령부 수사2단’은 육군사관학교 출신 전현직 영관급(대·중·소령) 이상 장교들이 군의 공식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조직한 12·3 내란의 핵심 기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사 안팎의 공고한 ‘육사 카르텔’이 그물망처럼 조직한 수사2단에 차출된 타 부대 요원들은, 경기 성남시 판교의 정보사 100여단장 직무대리인 육군3사관학교 출신 ㄱ 대령이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뒤 부대로 복귀하자 불법적인 조직이 들통날까 우려해 ㄱ 대령의 여단 회의실 출입을 막기도 했다.

22일 정보사 사정에 밝은 군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제2수사단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육사 38기)→노상원 전 사령관(41기)→문상호 정보사령관(50기)→정성욱 대령(52기), 김봉규 대령(49기)→육사 출신 중·소령급 장교→육사 출신 하급 장교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가운데 정보사에서 수사2단 요원 차출 실무를 맡은 것은 ㄴ·ㄷ 중령, ㄹ 소령으로 보인다. 내란 기획자로 지목된 노 전 사령관이 김·정 대령에게 인원 선발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정 대령은 육사 후배인 세 사람을 ‘손발’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ㄴ·ㄷ 중령과 ㄹ 소령은 김·정 대령에게 10월께 내란에 가담할 하급 장교 선별임무를 받았고, 선발한 요원들에게 ‘내란 준비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진급’을 미끼로 요원들을 포섭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 3일, 정보사는 철저히 이 사조직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수사2단 요원 가운데 38명가량이 3일 밤 11시께 정보사 100여단에 이미 모였는데, 이들은 직속상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육사 출신이 아닌 상관들은 다음날에야 이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수사2단은 정보사 안에서도 소속이 달라 지휘권이 없는 김·정 대령의 지시로 움직이고 보고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사조직을 활용한 내란 준비 현황
 

이들은 비육사 출신인 100여단장 직무대리 ㄱ 대령의 적법한 지휘권도 통제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밤 11시18분 문 정보사령관의 비상소집령에 따라 ㄱ 대령은 소속 부대인 100여단으로 복귀했는데, 100여단 소속이 아닌 김봉규 대령이 ㄱ 대령을 여단 간부들의 비상소집 장소인 대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지휘통제실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사조직이 부대를 점거하고 부대장의 이동까지 통제한 것이다.

수사2단의 임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주요 정치인 체포였다. 이는 군의 정상적인 지휘체계에 따른 것도 아닐뿐더러, 군 수사권은 군 검찰과 국군방첩사령부에만 있다고 규정한 군사법원법에 위배된다. 이런 위헌·불법적 내란의 실행자 역할을 맡은 ㄴ·ㄷ 중령 등은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하자 사실관계를 은폐하고 말 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이 차출한 후배들에게 “비상계엄을 사전에 몰랐고, 당일에 갑자기 소집됐다고 진술해라. 그래야 우리가 피해를 안 받는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군 내부에선 최근 정 대령이 “장병에게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바란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한 것 역시 정보사 내부 육사 카르텔이 붕괴되는 것을 막으려는 차원이란 풀이도 나온다.

한편, 정보사는 수사2단과 관련한 한겨레의 질의에 “ㄱ 대령은 해당 여단의 직무대리가 맞다”면서도 “기타 질의사항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확인이 제한된다”며 답하지 않았다.  < 한겨레 신형철  이주빈  김채운  권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