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소망] 암, 대화 단절

● 교회소식 2012. 10. 16. 14:30 Posted by SisaHan
현대 인류에게 가장 무서운 적 가운데 하나는 암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친척들을, 친구들을 암으로 잃어버리고 슬퍼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암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받는 장면을 지켜보며 아파하고 있다. 또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몸에 걸려 절망하며, 고통하며 투병 생활들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6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맡아 6년이라는 생명을 더 연장시켜 줌으로 유명해진 암 전문의 데이비스 B. 아구스는 그의 책 ‘질병의 종말’에서 암에 대해 이런 정의를 내린다. “암은 세포 내의, 그리고 다른 세포와의 대화가 파괴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결국 대화의 단절이 암세포를 만들어 몸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우리 몸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관계의 문제도 동일하지 않을까? 
관계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은 상대방이 하는 말에 대해 섭섭함이나 미움의 마음이 생기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내가 말한 것을 상대방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변명하거나, 해명을 해야 할 일이 자주 생길 때이다.
그런 관계에서는 섭섭함과 속상함으로 갖은 핑계를 대고 만남을 회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때가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시간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화를 미루게 될 때, 바로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암세포가 생겨나고, 결국은 서로가 자세한 이유들도 알지 못한 채 관계의 파괴를 경험하게 된다. 
참 많은 부부들이, 부모와 자식들이, 그리고 교회 공동체속의 형제자매들이 그런 아픔들을 겪고 있음을 보게 된다.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런 고통을 겪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이 일어날 때, 우리가 먼저 살펴야 할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하나님과의 대화는 풍성한가? 하나님의 말씀이 주시는 은혜가 내 삶을 새롭게 하는가? 기도의 무릎을 꿇을 때 내 맘 가득 채워주시는 평강을 누리는가? 목소리 높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에서 감동을 경험하는가? 
하나님과의 관계는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아픔이 많은 이들을 가끔 보게 된다.
 
과연 그러할까? 
사람들과의 관계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잴 수 있는 온도계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아픔이 많은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형통할 수는 없다. 그는 하나님과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일방적인 관계를 맺고 있을 뿐이다. 문제없다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생명, 사랑, 행복, 기쁨...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이런 열매는 우리가 간절히 소망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 막힘이 없는 자에게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런 열매는 하나님과의 형통함속에서 자연스럽게 그가 속한 여러 관계들 속에 활짝 열린 대화의 창구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섭섭함이나, 속상함, 불편함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들지만 그 때가 많은 대화가 필요한 시간이다. 시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암에 걸리는 것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암에 걸려 아파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것도 힘든 일이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 장성환 목사 - 런던 한인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