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비교해서, 올해는 한달 정도 빨리 추워진 것 같습니다.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서 새벽에 일어나 보면 잔디 위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있는 경우도 벌써 서너 번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이 정상적인 캐나다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해진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올해는 겨울이 빨리 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겨울이 점점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감기 몸살에 걸립니다. 아무래도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몇십년 전에는 상상도 못할 양질의 삶을 누리고 있음으로 말미암아 이 시대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인체의 면역력은 이전 세대에 살았던 사람들에 비해 약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늘 흙을 만지며 놀아서 손톱 밑에 까만 때가 가실 날이 없었던 이전 세대의 어린이들에 비해 더러운 흙을 만지지도 않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어린이들이 아토피 피부질환을 더 많이 앓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그리고 당뇨병이 전염병 수준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또한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시 암 발생 확률이 32%가 넘는다는 한국의 암정보센터의 자료는 접어두고서라도, 암 환자는 왜 이리도 많이 늘어가고 암에 걸리는 연령대가 자꾸 낮아지는 원인은 무엇이겠습니까? 모두 면역력의 저하와 깊은 연관 관계가 있고, 이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것이 많은 의학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영혼도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많은 영적 질병에 노출되어 있지는 않는가입니다. 하나님에 관한 지식은 방대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고 좋은 설교 좋은 말씀들을 접할 수 있는 통로는 활짝 열려 있는데, 막상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아프다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삶은 편해졌는지 몰라도, 영혼의 평화가 없습니다.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을런지는 몰라도,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신앙의 자유를 누리지는 못합니다. 핍박과 환란 가운데에서도 신앙을 지켰던 믿음의 선진들에 비해 오늘날 우리는 조그마한 역경 앞에서도 작은 믿음의 스트레스 앞에서도 너무나도 쉽게 영적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요. 그리고 병의 뿌리는 방치한 채, 병을 이겨낼 면역력은 기르지 않은 채, 병의 증상들을 고치기 바쁜 것은 아닌지요. 그래서 우리의 믿음의 체질이 점점 허약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얼마 전에 소천하신 강영우 박사님께서 늘 강조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세 가지 힘이 필요한데, 그것은 체력(體力)과 지력(智力)과 심력(心力)이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힘은 심력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심력, 마음의 힘이란, 결국 어떤 어려움과 곤경 속에서도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힘이며, 신앙인에게는 믿음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
춥다고 집 안에만 있으면 감기에 더 잘 걸립니다. 온실에서 자란 화초는 작은 환경의 변화에도 쉽게 죽습니다. 영혼의 겨울이 찾아오기 전에 우리의 면역력, 우리의 심력, 우리의 믿음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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