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크게 키울 현명한 잔소리법

감정적·일방적·통제하려다 대화만 단절
마음 위로하고‥감정 조절해주며 기다려야
성별·기질에 맞게 대처
보석으로 다듬길

아이들이 부모와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잔소리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를 위해 잔소리를 하지만, 그 잔소리 때문에 아이가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와 가장 가까운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들은 자기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지고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하는 말은 아이의 성격을 만들어가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그 도구를 잘못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같은 잔소리라도 아이를 키우는 잔소리가 있고, 아이를 죽이는 잔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아이를 죽이는 잔소리는 어떤 경우일까? 전문가들은 “부모가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아이의 말을 일방적으로 끊고,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고,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면 이런 잔소리는 아이를 죽이는 잔소리”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성적이 오르지 않아 속상해한다고 해보자. 그럴 때 엄마가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도대체 네가 잘하는 것은 뭐가 있니?” “이것 밖에 못해?!”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반대로 이런 경우 부모가 아이에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하지?”“지금 당장은 네가 노력한 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네가 노력한 것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아. ”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뭔지 말하면 엄마도 같이 더 노력해볼게”라고 말해준다면, 이런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 잔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의 그런 말들이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아이에게 용기를 주게 된다. 이렇게 부모로부터 위로와 공감을 받은 아이들은 다시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자기 감정을 조절할 능력이 생기게 되고,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게 된다. 또 언제든 부모에게 다가와 자기 마음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공감을 받는다. 
부모가 아이와 대화를 하는 이유는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정을 조절해주고, 기다려주는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화를 통해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는 얘기다. 단지 어떤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고 부모가 명령하는 대로 아이에게 하라고만 한다면, 아이와 부모의 관계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에게 대안을 주고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해 아이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잔소리를 하는 심리의 밑바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이를 사랑해서 잔소리를 한다고 부모들은 말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아이를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 엄마로서의 자존감 부족, 아이와 나를 분리하지 못하고 동일시하는 마음이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잠재력을 키우고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잔소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부모 스스로 감정 조절을 잘 하고, 아이 입장에서 이해를 하고, 아이가 먼저 말하고 표현하게 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최대한 짧게, 한 번에 하나씩,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에게 대안을 주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 아이의 특성과 눈높이에 맞추어 얘기하는 것도 좋다. 
아이의 특성에 맞춰 대화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유아기, 아동기, 사춘기마다 아이들의 발달 상황과 심리적 특성이 다르니 부모들은 먼저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음으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는 다르다. 또 남자 아이라도 여자 같은 남자 아이가 있고, 여자 아이라도 남자 같은 여자 아이가 있다. 따라서 그런 특성들을 고려하며 대화를 하면 좋다. 모든 아이들은 다른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 그 기질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부모들은 기질이라는 원석을 잘 다듬어 보석을 만들어야 한다. 부모들이 대표적으로 걱정하는 아이들의 기질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은지 알아보자.
 
첫번째로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기질의 아이들이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수줍음이 많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모든 기질에는 강점과 단점이 있다. 따라서 강점을 칭찬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많이 쓰고, 다른 사람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너는 왜 다른 애들 같지 않아?”“다른 사람이 널 어떻게 생각하겠니? 답답해 죽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대안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하고, 역할 모델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다.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어렵지? 노래는 힘들지만 책은 읽어줄 수 있지?”“수줍은 사람 중에도 성공한 사람 많아. 누구누구는 이렇게 성공했잖아”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두번째로 부모들이 걱정하는 기질 중의 아이는 느리고 답답한 아이다. 이런 아이들은 꼼꼼하고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의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빨리 빨리 좀 해”라고 야단치면 안 된다. 오히려 “기다려줄게. 꼼꼼하게 잘 했네. 고민을 많이 했구나. 다음엔 어떻게 할까?”라고 말하며 기다려줘야 한다. 또 반복을 통해 숙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번째로 부모들이 걱정하는 기질 중에는 산만한 아이들이 있다. 산만한 아이들은 굉장히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절대 부모들이 이런 아이들에게 “너 왜 이렇게 산만하니?”라고 말하면 안 된다. 오히려 “아까 본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야?”라고 에너지를 모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기질에 맞춰 키운다는 것은 감정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고 약점은 나아지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준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양선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