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부흥회를 인도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재미난 영화를 보았다. 제목이 '파이의 생애' 였다. 자전적인 영화로 한 소설가에게 자신이 지나온 세월을 설명하면서 그의 삶을 나타낸 영화였다. 실제는 소설 같은 삶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애였다.
인도에서 성장한 그는 수학의 파이란 단어를 통해 자신에게 파이란 이름이 붙여진 과정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가정이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 처해서 결국은 자신들이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겠다 생각한 캐나다의 위니펙으로 이민을 가는 과정에서 생긴 이야기였다.
아버지가 사설 동물원을 경영했는데 이민을 가게 되니 결국 모든 동물들을 화물선에 태워 태평양을 지나다 태풍을 만나 배는 침몰하고 자신의 가족을 잃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 혼자만 선원들의 도움으로 구명정을 타게 됐는데 그 구명정에는 구명정으로 떨어진 얼룩말과 함께 했는데 얼룩말은 허리가 부러진 상태였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구명정에는 오랑우탄도 있었고 하이에나와 호랑이가 타고 있었다. 결국 오랑우탄과 얼룩말은 하이에나에게 먹혔고 하이에나 역시 호랑이의 먹이가 되면서 짐승의 먹이사슬을 보여주었다.
이야기는 이 벵갈산 호랑이와 소년이 망망대해에서 7개월 가까이 사투를 벌이면서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다. 소년은 구명정 안에 있는 물과 음식으로 버티고 소년은 호랑이에게 물리고 먹히느냐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자신을 먹이로 하려는 호랑이와 살아남기 위해 호랑이를 이겨야 하는 자신이면서도 호랑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생선을 잡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의 독백이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했다. 자신이 바다 속에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외로움 속에서 함께 하는 호랑이 그 호랑이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을 물어 죽이려 하지만 그런 호랑이가 없었다면 자신에게 긴장감이 없어 자신도 지쳐 죽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호랑이를 먹여 살려야 했던 것이다. 참 재미난(?) 갈등이었겠다.
때로는 호랑이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은 구명정의 나무들로 뗏목을 만들어 살아야 했던 소년의 모습은 인생을 말하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죄악과 공존해야 하는 인생. 소년이 살아 남으려 호랑이를 먹여야 했던 것처럼 먹고 살기 위해 죄와 같은 호랑이와 동거하는 삶이 바로 우리 아니겠는가? 뻔히 그것이 죄인 줄 알면서 이렇게 살다가 틀림 없는 하나님의 심판이 있는 줄 알면서도 죄를 짓고 살아가는 우리 인생 특히 신앙자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지막 장면 쯤 낮에는 낙원이지만 밤에는 식인섬으로 변하는 섬에 도달했을 때 호랑이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사라졌다. 그렇게 보살펴준 주인의 사랑에도 아랑곳 없이. 주인공은 그것을 슬퍼했다. 그러나 그때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다. 호랑이는 짐승은 본성으로만 살기에 정을 주거나 받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호랑이를 죄로 생각할 때 죄와 공존해야 하는 신앙인의 모습과 함께 그들이 도달한 섬은 이 세상이었다. 낮에는 낙원인 것처럼 인생을 유혹하다가 밤이면 죽이는 사탄의 추악한 모습과 함께 인간을 파멸만 시키면 아무런 미련 없이 인간을 떠나는 죄와 사탄의 모습.
경계는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죄를 멀리하고 의롭게 살아야 할 뿐이다.
< 김경진 - 토론토 빌라델비아 장로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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