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은 그리스도인이 이 땅을 살며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구하는 기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및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또 신앙 생활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기도가 바로 주기도문이다.

주기도문을 이해하는 두 가지 중요한 관점이 있다. 간구와 서약! 이다. 즉, 주기도문은 ‘이렇게 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간구이며, 동시에 ‘이렇게 되도록 살겠습니다’ 라는 서약이다. 가령,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는 그 자체가 간구이면서, 동시에 나도 유혹에 빠져서 악에 넘어지지 않도록 살겠습니다! 서약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각각의 기도를 따라 간구할 뿐만 아니라, 생활 신앙인으로서 순간 순간 그렇게 살겠노라 서약하며 실천하라는 뜻을 가르치신 것이다.
신자의 일상 생활에는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들이 생각보다 참 많다. 순간 순간 세상과 사탄의 유혹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매 순간 이런 유혹에 직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기도는 산을 옮기는 일과 같은 굉장한 문제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순간 우리의 생각이나 말, 행동을 결정하는 일상적인 삶 속에 필요로 하는 것이다. 

또 사람은 어떤가? 세상 사람도 그렇다 하더라도, 솔직히 가까운 사람도 웬수(?)로 보일 때가 참 많다. 남편, 아내, 가게에 찾아온 손님, 심지어 같은 교인들끼리도 대놓고 웬수라고 하진 않지만, 웬수 비슷하게 볼 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교회 잘 다니고, 성경도 읽고, 기도도 하고, 봉사도 하고, 헌금도 잘 하는 것 같은데, 생활에서 덕이 안되는 사람이 있다. 인격에서, 일터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그래서 저 사람이 있는 교회라면 차라리 교회 안다니는 게 낫다! 이렇게 까지 말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웬수 아닌 사람이 왜 웬수로 보이는가? 왜 신앙인이라는 사람 때문에 교회 가기가 싫은가? 신앙생활이 문제라기 보다는 생활신앙이 안되니까 시험에 드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겐 비단 신앙생활만이 아니라, 생활신앙이 있어야 한다. 신앙은 좋은데 사람이 좀 그래! 이렇게 말하는 심중에는 이미 우리가 생활신앙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신앙생활하면 왠지 우리 삶의 일부분만, 가령 교회 간다든지 기도 한다든지 선교 한다든지…뭐 이런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 만이 전부는 아니다. 소위 말하는 신앙생활이 다가 아니라 생활신앙도 참으로 중요하다! 아니 우리 생활이 다 신앙 생활의 연장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신앙이 좋다는 말은 비단 신앙생활을 잘 할뿐만 아니라 생활신앙도 함께 따라 주는 사람에게 써야 할 것이다. 

성경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라고 선언한다. 이 고백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신앙생활도 잘 하고, 생활 신앙인으로서 이 땅에서 하늘에 속한 시민답게 살고자 할 것이다. 주기도문처럼 그렇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기도할 뿐만 아니라 그 고백과 다짐에 걸맞는 삶을 실천하며 살겠습니다! 서약하며 살 것이다. 지금이 바로 우리가 신앙생활에서 생활신앙으로 보다 성숙한 삶을 추구할 때이다. 

< 이부형 목사 - 시온성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