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에도 한국교회, 이민교회 목회자들이 갈등과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수난의 시대 같다. 여러 교회들, 노회들, 특별히 총회까지 분쟁이 일어나 소용돌이를 겪고 있다. 이런 저런 사건이 신앙 공동체 안에서 조정되거나 극복되면 좋으련만, 심지어 세상 법정에서 소송하는 사태까지 번진 경우들도 있어 답답하다. 나 역시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목사의 한 사람으로, 고뇌하고 있는 목회자를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이 소용돌이를 해결할 처방은 없는가? 생각해 보니, 해답이 없는 문제는 없듯이, 목회자라면 어떤 경우라도 목회자의 기본 덕목을 늘 염두에 두고 기도하며, 실천에 옮기려 힘쓴다면 좋은 결론으로 도달하리라 믿는다. 바울 사도의 권면대로 무엇에든지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는 순종의 지혜이다. 그래서 3가지 덕목을 마음에 새겨 본다.
 
그 첫째가 정직함이다. 목사는 무조건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지 못한 목사는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결국 버려지게 된다. 아니 누가 버리기 전에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목사는 정신세계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이다. 지적으로도 탁월해야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반듯해야 한다. 그래서 기본 덕목을 갖추지 못한 목회자의 양산은, 교계를 소란케 하고, 황폐케 하는 원인이 된다. 후임 목사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화려한 학력이나 스펙보다 내면이 깨끗하고 순수하고 정직한 사역자를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겸손함이다. 겸손은 목사뿐만 아니라 모든 크리스천이 지녀야 할 덕목 중의 하나이다. 겸손이란 말의 의미는 하나님 앞에서 낮아지는 모습을 뜻한다. 겸손한 목사가 되려면 성도들 앞에서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는 말을 기꺼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목회자들이 “잘못 했습니다”라는 간단한 말을 하지 못하고 우기고 자존심 고집하다, 자신과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겸손한 목사가 사역하는 곳에 모든 허물이 덮이게 된다. 목회의 열매는 성공과 실패로, 교인 숫자가 많고 적음도 아니다. 오직 겸손과 온유로 성도들의 본이 되어야 한다.
 
셋째는 영혼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다. 영혼에 대한 연민이라 함은 어려움에 처한 영혼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이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측은지심이라 한다. 모든 종교의 근본이다. 또 연민을 다르게 접근하면, 자비라 할 수 있다. 자비는 상대방이 기뻐할 때 함께 기뻐하고,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할 수 있는 마음이다. 즉 헤세드, 인애의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마음이다. 자신에게 욕하고, 삿대질을 하며 덤벼드는 교인들을 연민의 마음으로 참아주고 덮어주는 넉넉한 마음이다. 연민과 사랑을 통해서 만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탄생된다. 분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모든 사랑하는 동료 목사님들이여,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연민의 마음으로 용서하시고 받아 주셨으니 우리들도 성도들을, 사람들을 연민의 마음으로 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온 세상의 다툼이 화평으로 바뀌는 기적을 체험하길 소원해 봅니다.

< 문창준 목사 - 호산나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