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주호영 정책위 의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 ‘교육감 직선제 폐지’ 공론화 나서
주호영 정책위의장 “직선제로 패가망신도”
‘직선제 위헌 헌법소원’ 추진 교총에 발맞춰

6·4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의 대거 당선되자, 새누리당이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로 되돌리자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가장 큰 교원단체인 교총이 현행 교육감 선거의 위헌 소송을 하고 있다”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했다. 한국교총은 지방선거 다음날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 심사 헌법소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 의장의 주장은 진보 교육감의 당선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행동’에 나선 교총에 발맞춰, 새누리당도 이를 공론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주 의장은 “6·4 교육감 선거가 끝나고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며 △과도한 선거비용과 그에 따른 비리 △견제받지 않는 인사권 △인지도 부족으로 인한 ‘로또 선거’ 등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주 의장은 “(교육감 선거는) 엄청난 선거 비용을 개인이 마련할 방법도 없고, 정당 지원도 받을 수 없다. 2010년 교육감 1인당 38억5천만원을 (선거비용으로) 썼는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도 지면 패가망신을 한다”며 “실제로 2010년 교육감 후보 1인당 평균 4억6천만원을 빚졌다”고 말했다. 또 “2010년 이후 교육감 18명 중 절반인 9명이 수사를 받고 감사원에 적발됐는데, 이는 선거비용 조달 문제와 견제받지 않는 인사권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 의장은 “교육감 선거는 여전히 인지도 부족으로 인한 ‘깜깜이 선거’가 계속돼 이번에 당선된 교육감 중에 폭력, 음주뺑소니,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큰 전과가 3건이나 있는 분도 당선됐다. 누구보다 깨끗하고 윤리적인 교육감이, 전과가 걸러지지 않는 건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주 의장은 ‘여론’과 ‘다른 나라 상황’도 직선제 폐지의 근거로 들었다. 그는 지난 1월9일 당 소속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국민 중 56.4%가 직선제 폐지에 찬성한다. 직선제 유지는 26.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교육 선진국이라는 외국도 대부분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고, 일본, 영국, 프랑스, 핀란드도 교육감을 임명한다”며 “야당이 이 문제를 직시하고 조기에 (직선제를) 고치는 노력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