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전부터 사사건건 방해…돌입 이후엔 더 심해져”
“졸거나 가족에게 막말하고 조사 대상엔 면죄부 주는 발언”
“이대로 가다간 새누리당에 일말의 기대조차 못할 것 같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조사와 관련한 새누리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족들이 국정조사와 관련해 새누리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가족 대책위)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은 국정조사가 시작될 무렵 기관 보고 대상 기관을 선정함에 있어 청와대 비서실을 제외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기관 보고의 시기와 예비조사원으로 참여하는 유가족의 수 등을 두고 사사건건 방해를 했다”며 “이런 새누리당의 태도는 국정조사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가족 대책위는 이어 “국정조사에 돌입한 이후에도 새누리당의 불성실한 태도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해지기만 했다”며 “국정조사 첫날부터 졸거나 가족들에게 막말을 했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조사 대상이 된 기관들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변명할 기회를 주거나 아예 면죄부를 주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족 대책위는 구체적으로 지난 2일 해양경찰 기관 보고 때 새누리당 출신 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의원과 조원진 의원이 특위 정회중에 해양경찰청장을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는 장면이 가족들에게 들키기도 했다고 공개했다. 가족 대책위는 “이런 태도는 불성실하다는 정도를 넘어 아예 국정조사에 대한 신뢰를 접도록 만드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12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특별법에 유가족 참여등을 요구하며 침묵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가족 대책위는 특히 “조원진 의원은 저희 아이들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닭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도대체 무엇을 지키고 싶어서, 무엇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이런 태도를 보여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 대책위는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서도 “저희 가족들은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여당, 야당 그리고 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안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유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반면, 새누리당은 당내 의견 수렴이 우선이라거나 가족들이 지켜보면 논의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가족들의 참여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가족 대책위는 “이는 한마디로 가족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고 밝혔다.
 
가족 대책위는 “이렇게 새누리당에 대한 우리 가족들의 입장은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이대로 가다가는 새누리당에 일말의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새누리당은 더 이상 국민을 불행하게 하지 말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이승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