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끝났다. 선주 일가, 승무원, 관련 기관, 해경 등 여러 갈래로 진행됐던 검찰 수사는 400명 가까이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하면서 6일 마무리됐다. 하지만 의혹과 책임이 다 규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300여 넋들을 눈앞에서 잃게 한 구조 실패에 국가의 책임이 있음은 검찰 수사를 통해 일부 확인됐다. 침몰 현장에 먼저 출동한 목포해경 123정은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세월호 쪽과 교신해 상황을 파악하고 퇴선명령과 구조활동 지휘 등을 할 책임이 있었지만, 그런 일들은 아예 하지 않은 채 물에 떠 있는 사람들만 구조하는 데 그쳤다. 그러고서도 퇴선 방송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서류를 조작했다. 해경 상층부는 언딘이 구조·구난 작업을 독차지할 수 있도록 온갖 편의를 봐줬다. 그 때문에 구조 작업이 크게 늦어졌다. 언딘은 직원의 하루 일당을 82만원씩으로 치는 따위 황당한 계산으로 80여억원의 비용을 청구하기도 했다. 참사 앞에서 이권과 편의를 주고받는 비인간성이 놀랍고 무섭다. 그런 유착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잘못을 엄하게 따져야 한다.

국가의 책임이 해경에 그치는 것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가 기울어 침몰하기까지 우왕좌왕하며 책임을 방기한 것은 123정만이 아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정부 기구는 사고 직후 ‘골든타임’ 동안 가능한 자원을 모두 동원해 총력 구조를 하는 데 실패했다. 청와대는 그 시간 대통령에게 보여줄 사고현장의 동영상을 확보하는 데 급급했다. 그러고선 ‘청와대가 사고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며 책임을 모면하려 들었다. 대통령 자신은 사고 후 7시간 동안 긴급회의는 물론 대면보고도 받지 않았다. 행적조차 불분명하다. 법적 책임과는 별도로 그 진상을 정확히 밝혀내고 책임을 따지는 것이 마땅하다.
 
의혹은 그 밖에도 많다. 검찰은 ‘충돌설’ ‘국정원 배후설’ 등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의혹은 새로운 의혹을 낳는다. 검찰의 수사 발표로는 정확한 사고원인과 정부의 무능한 대응을 규명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특별법을 통해 구성될 세월호 진상조사위와 특검이 철저하고 다각적인 조사로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