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완벽장비’불구‥ 자국내 감염 2번째 확진
에볼라 공포가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세계로 번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며 검역과 질병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2일 댈러스에 있는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간호사 한 명이 에볼라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성 간호사는 미국 내 두 번째 에볼라 환자이자 서아프리카가 아닌 미국 본토에서 에볼라에 전염된 첫 번째 사례다. 이 간호사는 지난 8일 사망한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 토머스 에릭 던컨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에볼라에 감염됐으며, 10일 밤부터 미열 증상을 보여 곧바로 격리조치됐다. 이로써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새삼 확인된 셈이다.
톰 프리든 CDC 소장은 회견에서 “해당 여성 간호사가 치료 과정에서 던컨과 여러 차례에 걸쳐 광범위하게 접촉했다”면서 “던컨 치료 과정에서는 가운과 장갑,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완벽하게 갖춰 입었다”고 설명.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CDC와 텍사스 보건당국은 현재 던컨 치료에 관여한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에볼라 감염 여부를 정밀 조사중이다. 이런 가운데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인근의 브레인트리 소재 병원에서도 서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온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스턴글로브가 12일 보도,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 밖에서 에볼라 전염자가 발생한 나라는 스페인에 이어 미국이 두 번째다.
미국 뉴욕의 JFK국제공항은 11일부터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들어오는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문진하는 입국검사를 시작했다. 미국 보건기관이 자국에 들어오는 승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는 입국검사를 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오는 16일부터는 워싱턴, 시카고, 애틀랜타, 뉴어크 등 다른 대도시 국제공항으로 입국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도 이번주부터 런던 히스로 공항과 개트윅 공항, 유로스타 고속철도 터미널 등에서 승객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페루와 우루과이도 에볼라 감염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항 입국검사를 하기로 했다.
올해 초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국경을 넘는 여행 경로를 따라 확산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4개 대륙에서 감염 확인 또는 의심 사례가 나온 상태다. 10일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8일까지 에볼라로 7개국에서 8399명이 감염돼 403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유엔 에볼라 대책 조정관인 데이비드 나바로는 이날 유엔 총회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3~4주마다 2배씩 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유럽에선 환자를 돌보던 스페인 간호사 테레사 로메로의 감염이 확인된 뒤, 10일에는 그를 돌보던 간호사 3명까지 감염 의심환자로 추가됐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테레사 로메로의 남편, 의사 5명과 간호사 5명을 포함해 추가 의심환자는 모두 1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에볼라 위기에 대응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에볼라 방역과 치료, 백신 개발 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재정적 뒷받침도 구체화하고 있다.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는 에볼라 확산 억제를 위한 응급재원 4억달러(약 4280억원)를 조성하기로 했다.
< 조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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