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어나는 대개의 일이 그러하듯, 한 때는 마치 큰 일이 벌어질 것 처럼 난리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 조용히 잊혀져가고 있는 일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사이버 망명’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신조어랄까 새로 생기는 단어들이 많다. 그리하여 떠나 와 사는 사람들에게는 얼핏 대하는 단어의 뜻을 몰라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맨 처음 사이버망명이라는 말을 들었을때, 사실 어리둥절했다. 망명이라는 단어의 뜻은 알겠는데, 앞에 사이버라는 단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얼핏 사이버라는 나라로 망명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망명이라면 흔히들 정치적인 망명을 의미한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타의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나라로 피신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망명이라는 단어에는 무게가 있고, 그 단어를 듣는 순간 비장해지기도 한다.
한국사람들이 스마트폰 같은 휴대전화기로 카카오툭을 사용한다고 한다. 전화기로 무료 통화, 무료 장거리 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문자메시지 그리고 사진 전송까지 가능하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통의 수단이라고 한다. 이곳 캐나다에서도 다운로드를 받아 쓰고 있는 분이 있는데,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빠져 나가기 시작하여 ‘Telegram’이라는 독일회사로 사람들이 옮겨가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한국적의 회사에서 독일국적의 회사로 소통수단을 바꾼다는 뜻인데, 망명이라 한다면 좀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망명까지의 어떤 심각한 갈등도 없이, 잠시의 불편을 참지 못해, 몇 분 다운로드 받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망명이라면….
일의 발단은 그랬다. 대통령께서 인터넷 상에서 더 이상 자신을 모독하는 일은 못참겠다고 하시자,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검찰에서 사이버 감시단을 만들고 업계 대표들을 불러 들였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의 반발이 심해졌다. 그러자 검찰이 개인적인 소통수단인 카톡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공개사이트를 말하는 것이라 해명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적인 대화도 감시당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비교적 보안이 철저한, 개인 대화의 내용이 비밀에 부쳐지고, 나중에라도 검찰의 조사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외국회사인 텔레그램으로 옮겨가는 것이었다. 그것이 장난이 아닌 것이 한동안 하루 몇 백만 명이 옮겨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었다. 텔레그램의 독일 담당자는 갑자기 한국사람들이 고객으로 몰려오는 통에 당황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발빠르게 움직여 한국어 능통자를 구하고 그리고 한글판을 개발해냈다니…. 그리고 빠져들어 온 한국고객들 때문에 별 이름도 없는 회사가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좀 어이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와 반대로 참 우수한 개발품인 카카오툭 한국 본사에서는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사실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검찰이 자신의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다는 말인데, 대부분의 한국민들에겐 상관이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무슨 중대한 비밀 대화들을 한다고, 또 정부로서 그게 과연 기술상으로 실현 가능할지도 의심이 든다. 정부로서도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일부 의심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침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이다. 창조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여건이기도 하다. 생각을 자유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엇보다 먼저 조성돼야 창조적인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아무튼 한국의 남북이 사상으로 갈린 특수한 역사적인 배경 때문인지, 그로 인한 피해의식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감시받는 것을, 아니 가능성도 두려워하고 있다. 아마 자신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친구 또는 다른 사람의 잘못 때문에 얽혀 들어가 생활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감시를 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왜 기본권을 침해하는냐고 항의하기에 앞서 딴 나라의 프로그램을 쓰겠다고 쉽게 돌아서서 우리 회사를 아무런 미련도 없이 버린다는 것도 그렇다.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카카오톡이 그렇게 쓰러질 리도 없겠지만, 쓰러져야 한다면 너무도 억울한 일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이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를 넘는 소통의 기구로 발전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무슨 중대한 비밀 대화들을 한다고, 또 정부로서 그게 과연 기술상으로 실현 가능할지도 의심이 든다. 정부로서도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일부 의심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침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이다. 창조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여건이기도 하다. 생각을 자유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엇보다 먼저 조성돼야 창조적인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아무튼 한국의 남북이 사상으로 갈린 특수한 역사적인 배경 때문인지, 그로 인한 피해의식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감시받는 것을, 아니 가능성도 두려워하고 있다. 아마 자신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친구 또는 다른 사람의 잘못 때문에 얽혀 들어가 생활에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감시를 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왜 기본권을 침해하는냐고 항의하기에 앞서 딴 나라의 프로그램을 쓰겠다고 쉽게 돌아서서 우리 회사를 아무런 미련도 없이 버린다는 것도 그렇다.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카카오톡이 그렇게 쓰러질 리도 없겠지만, 쓰러져야 한다면 너무도 억울한 일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이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를 넘는 소통의 기구로 발전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어쩌면 이번 사이버 망명 소동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지 아니면 일종의 해프닝으로 없었던 일이 되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마치 찻잔 위의 태풍처럼 잠시 불고 갔는지? 왜냐하면 이제 한국신문이나 인터넷 상에서도 더 이상 사이버 망명이라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투다. 비록 가상의 공간이지만 사람들은 독일까지 망명갔다 벌써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 박성민 - 소설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동포문학상 시·소설 부문 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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