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북한산에서 자살을 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의 주검을 경찰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어제 주검 검시 때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 모두 55 글자
김기춘·허태열 전 실장은 액수도 경향신문 보도와 일치


고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뿌린 정황이 담긴 메모를 검찰이 확보했다. 이 메모에는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6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으며, 이 중 한 명은 날짜까지 쓰여 있다.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에 따르면, 전날 성 전 회장의 주검을 검시하다가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됐다. 메모에 적힌 글자는 모두 55자이다.

김기춘 전 실장과 허태열 전 실장의 경우 전달했다는 금액도 경향신문이 10일 아침 보도한 내용과 같다.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이 9일 새벽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온 직후 오전 6시부터 50분 동안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에게 각각 미화 10만 달러(약 1억원),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메모의 글씨가 성 전 회장의 필적이 맞는지 감정을 하는 한편, 장례절차가 끝나는 대로 유족과 경남기업에 관련 자료를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성 전 회장은 9일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