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출하량 줄거나 제자리… “10년 호황 끝났다” 관측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호황은 막을 내렸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세계 스마트폰 주요 업체들이 발표한 부진한 실적은 스마트폰 10년 황금기에 대한 조종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부유한 국가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남미 같은 신흥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되어 업체들이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온 애플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13년만에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LG는 모바일 부문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7%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신문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을 새로 출시한데 따른 일시적 효과를 본데 불과하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다른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이래 처음으로 전년동기 대비 출하량(-3%)이 줄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스마트폰 시장 호황이 끝나가는데 따른 고통을 부품업체들은 이미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는 일본 소니의 디바이스 부문은 지난 주 1분기 영업이익이 286억엔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소니 최고재무책임자 겸 부사장인 요시다 겐이치로는 “(이제) 스마트폰은 저성장 산업”이라며 “우리는 수요를 과대평가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삼성이 갤럭시S7 출시 효과로 애플과 달리 실적이 좋았지만, 투자자들은 삼성이 이익률을 계속 높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또 세계적 투자가 칼 아이칸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애플 주식 전량을 매도했다고 미국 CNBC방송에 밝혔다. 아이칸은 애플이 “한 세기에 한 번 정도나 출현할 수 있는 기업”이라며 상찬했던 인물이다. 아이칸은 지난해 말까지 애플 주식 48억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지분정리 이유로 “애플이 중국에서 제품을 팔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국시장에 대한 우려를 들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지만 이미 포화상태다. 컨설팅회사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중국에서 현재 사용되는 스마트폰은 9억8000만대로 보급율이 86.9%에 이른다. 스마트폰이 필요한 사람은 이미 한 대씩 갖고있는 상황이다보니, 불과 3년 전인 2013년 보였던 62.5% 성장률은 이미 옛풍경이 됐다. IDC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5%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런 탓에 중국도 이제 더이상 ‘저가 공세’가 먹혀들지 않는 시장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가격은 비싸더라도 충분히 품질 좋은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IDC자료에도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대당 평균 가격은 2013년 207달러에서 지난해 257달러로 올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저가시장을 공략했던 중국업체들이 이제는 고가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국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80~90% 장악했던 애플에 직격탄을 안기고 있다. 후발주자인 오포와 비보가 1분기에 샤오미나 레노보를 역전한 배경도 마찬가지다. 비보의 최신 모델인 Xplay5는 중국 시장에서 3700위안(약 65만원)에 판매된다.
반대로 애플이 2013년 출시한 저가형 아이폰5c는 중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1분기 애플은 홍콩·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이 26% 줄었다. 중국 모든 가격대 시장 점유율도 12%로 전년대비 6%포인트 감소했다. 앞으로 고가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 조기원 기자,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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