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처음 사랑했었던 그 때를 기억하시는지요? 밤새 전화해도 보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전화를 끊지 못했던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면서 일부러 천천히 걷고 이 골목 저 골목 돌다가 집에 도착하면 아쉬워서 동네 한바퀴 한번 더 돌고 그러기를 몇 번을 반복하셨을 거에요. 그러나 그러한 설레임, 가슴졸임, 갈망, 안타까움이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면 어떻게 됩니까? 무뎌져 가잖아요. 말수도 점점 줄어들고 집에 데려다 주면서 동네를 몇바퀴 도는 횟수도 줄어듭니다.


우리의 몸은 사랑의 열정을 오랜 시간 유지못한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사랑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으로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그리고 옥시토신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도파민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꽁깍지를 씌우게 합니다. 일단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면 상대방의 모든 행동이 예뻐보이고 무슨 행동을 해도 다 이해가 되는 것, 그것은 바로 도파민이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페닐에틸아민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사람을 내 사람으로 소유하고 싶은 집착을 갖게 합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죽음을 불사하기까지 거칠 것 없이 행동하게끔 하는 호르몬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완성 단계에서 흘러나오는 최상의 애정 호르몬은 옥시토신입니다. 이 호르몬은 대개 산후에 산모가 갓난아이를 키울 때 많이 나오는데,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사랑이 진행되고 성숙해갈수록, 눈에 꽁깍지를 씌운 장본인인 도파민과 상대방을 소유하고 싶어서 몸을 바짝 달아오르게 만드는 페닐에틸아민은 줄어들어야 하고, 그 대신 이 사람에게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옥시토신이 늘어나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흥분된 상태로 긴장한 상태로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낸다면 몸이 망가져서 죽지 않겠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우, 주님을 향한 사랑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가 성숙할수록 처음 주님을 만났던 그 뜨거운 사랑의 감정은 식어질 수는 있겠지만 신뢰감과 안정감은 증가합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부부간이나 주님과의 관계가 피로감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마음이 굳어지고 닫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새로울 것이 뭐가 있냐고 귀찮아하며 관심과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문제에요.


그렇다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마음이 굳어지고 피로감이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중 권세를 잡은 사탄의 전략입니다. 우는 사자와 같이 어떻게든 믿는 자라도 넘어뜨리고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사탄이 주로 쓰는 전략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성경 말씀을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기지 않게 하는 겁니다.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쌓아가고 도덕적 교훈을 얻는 것으로 성경을 보게끔 만들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는 자리로 나아가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버리려 한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이 전략에 휘말리게 되면 속절없이 말씀에 피로감을 가질 수 밖에 없고 마음이 굳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주님과의 사랑은 어떤지, 주님을 향한 마음이 굳어지고 피로감이 증가되고 있지는 않는지 점검해 보았으면 합니다.

<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