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짜 안보, 지겹지 않은가?

● 칼럼 2017. 4. 11. 18:48 Posted by SisaHan

일자리 확충, 성장동력 복원, 고용불안 해소, 청년실업 해결, 가계부채 개선, 최저임금 향상, 여성 경력단절 해결, 인구절벽 극복, 노후불안 해소, 안전사회 구축, 사회양극화 개선, 사회복지 확대, 의료보험 향상, 소상공인 보호, 입시제도 개선 등등. 이 이슈들은 국민의 일상 및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하다. 권력기관 개혁, 공영방송 개혁, 재벌체제 개혁, 방산비리 척결, 지방분권화, 경제민주화, 권력 적폐 청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들이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와 정당은 여러 가지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선보인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이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정권을 정치적으로 심판한다. 이 심판의 승자가 되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바로 선거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적폐 청산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중요한 갈림길이다.
대통령에겐 많은 것이 요구된다. 헌법 수호 의지, 민주주의 신념, 시장경제 신봉, 사회복지 의지, 법질서 존중, 청렴성, 안보관 등이다. 이 모든 것은 오로지 국민의 온전한 일상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이를 실현할 세밀한 프로그램으로 나타나야 한다. 국민은 대선후보가 어떠한 삶의 질곡을 걸어왔으며, 누구의 도움을 받고 있고, 어떠한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내 삶의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검증이란 잣대로 묻고 물어야 한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국민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나쁜 세력이 등장했다. 북한에 판문점에서 남쪽으로 총을 쏴달라고 했던 세력,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 열람하고 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는 거짓을 말한 세력, 인터넷 사이트에 거짓 댓글과 가짜 뉴스로 상대방 후보를 종북 빨갱이라고 공작했던 세력,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는 세력, 대남도발설과 정부 주요 인사 테러설을 생산하는 세력, 촛불집회 시민들을 북한의 사주를 받은 용공분자라고 가짜 뉴스를 설파하는 세력. 이 세력들은 구태의연한 “빨갱이” 공세를 통해 국민들을 잔뜩 겁에 질리게 한 후 오로지 자신들만이 대한민국의 안보세력이라고 떠든다.
이 세력들은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욱 악화시켰다. 국방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고사하고 동맹 강화라는 미명 아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한다. 총탄에 뚫리는 방탄복을 사고, 초계함에 어군탐지기를 달기도 하지만 유독 병사들의 임금 인상은 예산이 부족하다며 반대한다. 이 세력은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방 후보를 빨갱이로 몰아붙이는 자극적인 정치구호만 생산한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당면한 안보문제의 해결책이 없다. 오로지 상대방을 빨갱이라고 외쳐 댄다. 이들은 바로 가짜 안보 세력이다. 가짜 안보 세력에게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로 포장된 정권안보,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선거안보이다.


대한민국에 절실한 안보관은 장병의 인권과 존엄이 보장되는 안심국방과 군의 신뢰와 전투력이 성장할 수 있는 방산비리 제로 시대를 실현할 담대함, 도발하는 북한을 엄벌하겠다는 결연한 자세, 그러나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유연성, 한-미 동맹을 상호 호혜적으로 조정하려는 의지, 북한의 평화적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로드맵, 한반도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려는 미래 비전, 대륙의 북방경제를 활용할 수 있는 담대한 상상력, 대한민국의 안보는 대한민국이 책임진다는 책임감이다. 이것이 바로 진짜 안보다. 국민의 온전한 일상이 보장될 때 대한민국의 멈춰선 성장이 재가동될 것이다. 이제 가짜 안보, 지겹지 않은가?

< 최종건 - 연세대 교수, 정치외교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