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에릭 프롬은, 인간생존의 두 가지 양식을 이야기 한다. “소유냐 존재냐?”
어떤 사람은 소유양식의 삶을 지향하고 어떤 이는 존재양식으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전자는 재산이나 지식, 지위나 권력 같은 소유에 전념하는 삶이고, 후자는 자기능력을 발휘하며 삶의 희열을 확신하는 삶이다. 소유의 양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즉 돈, 학위, 지위 등으로 자기의 가치, 주체성, 존재를 확인한다. 그런데 이것은 ‘죽은 관계’라고 지적한다. 반면, 존재의 양식은 아무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성장하는 삶으로, 다른 사람하고 나누고 관심하는 살아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되기 위해, 또 보다 더 풍요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소유를 넘어 관계를 풍요롭게 해야 한다. 소유를 넘어 관계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 시대, 아니 인류역사를 통해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보다 물질에 대한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돈 때문에 사람들 관계가 깨어지고 분란이 많다. 돈 때문에 부부관계가 깨어지고, 형제들끼리 치고 박고 싸운다. 돈 때문에 이웃과의 관계 또한 수없이 깨어진다. 이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길, 소유를 넘어서 관계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 길, 어떻게 가능할 까? 그것은 자신 안에 가득 차 있는 자기(ego)를 비우고 하늘의 거룩한 뜻을 품는 데 있다.
어떤 졸부가 나이가 들어 묘비명을 쓰긴 써야겠는데 마땅히 쓸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유명한 작가를 찾아가 묘비명을 부탁했다. 그러자 작가가 물었다. “그동안 지내오시며 하신 일을 말씀해 주시지요.” 그런데 졸부가 생각해보니 딱히 기억될 만한 일을 한 게 없었다. 그래서 답했다. “뭐 딱히 내세울 게 없네요. 그래도 당신은 유명한 작가니까 잘 써주쇼. 내가 값은 후하게 쳐드리겠소.” 그러자 작가는 그에게 묘비명을 다음과 같이 써주었다고 한다. “낳다. 먹다. 죽다.”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 낳고 먹고 죽는 인생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채워진 삶이라면 매우 불쌍한 인생이다. 성서를 보면 예수께서 비유를 통해 소유와 관계의 중요성을 가르쳐주셨다. 보통 ‘탐욕’이라 하면, 무엇을 지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십계명처럼 남의 것 이웃의 것을 부러워하거나 갖고자 하는 욕심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탐욕은 보다 진보적이다. 탐욕은 분배하지 않는데 있음을 ‘거지 나사로와 부자’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신다. 내 집, 내 차, 내 가족, 내 자신의 삶, 내 돈, 내 통장... 그런데 잠시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은 대개가, 다른 사람의 손길을 통해 얻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다. 내가 먹는 한 끼의 식사만을 생각해보아도, ‘내 밥’이기 전에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고들이 담겨 있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밥 숟가락을 들 수 없다. 우리는 그것에 대한 깨달음을 가지고 감사하며 섭취하고 또한 나누어야 할 것이다.
내 것이라는 자기중심성, 자기 집착, 이기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기중심성, 자기 소유에 대한 집착이 이 세상을 슬프게 한다. 지금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기아로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 이 세상에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다. 미국에서 나는 식량만으로도 전 세계 사람이 충분히 먹고 살고 살 수 있다. 문제는 나누지 않는데 있다.
구약성서에는 가을에 추수할 때 한 귀퉁이를 추수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바닥에 떨어진 낟알을 거두어 가지 말라고 한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남겨 두라고 한다.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보시기에 깨끗하고 흠이 없는 경건은, 고난을 겪고 있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돌보아 주며, 자기를 지켜서 세속에 물들지 않게 하는 것”(약1:27) 이라 말한다.
물질로 인해 불행하게 된 이 시대에 다시 한 번 예수께서 주신 가르침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저희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아니하니라”(눅 12:13-15).
< 문은성 목사 - 기쁜 소래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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