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2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노무현 정신' 계승에 한목소리를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부터 국민 통합, 검찰 개혁에 이르기까지 주요 과제에서 노무현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177석을 차지한 압승을 기반으로 '개혁' 등으로 상징되는 노무현 정신 계승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국민 통합을 바랐고, 평생을 분열과 대립의 정치에 맞서 싸워왔다"며 "노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을 민주당이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국회가 분열과 대립의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통합·국난극복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우리 정부가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지금 모습을 보면 아마 노 전 대통령이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거론하며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을 힘차게 추진하는 것이 노무현 정신을 잇는 길"이라고도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의 '사람사는 세상'을 간절하게 되새기게 된다"며 "사람사는 세상이 '포스트 코로나' 목표"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회고들도 쏟아졌다.
노 전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42살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23살인 이 전 지사를 보좌관으로 기용하기 위해 면담하며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 나를 역사 발전의 도구로 써달라"고 오히려 당부했다고 한다.
이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번쩍번쩍한 금배지를 차고 올 줄 알았는데 아주 소탈하게 점퍼를 입고 나왔다"며 "아들만 한 나이뻘인 저에게 비서실 구성의 전권을 준다는 게 저로서는 정말 영광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전 지사는 "대통령이라는 자리 자체의 권력을 별로 탐하지 않고 헌신하려는 면이 참 인상적이었고 어려운 길, 계속 떨어지는 길을 선택했을 때는 정말 마음 아픈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황희 의원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노무현 정신은 주권자 시민에 대한 권리를 끊임없이 배양시켜주는 것"이라며 "이런 것들의 폭발력이 문재인 정부에서 절정에 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촛불정국이나 탄핵 등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부와 정치권이 여기에 같이 가고 있다"며 "트리거(방아쇠) 역할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특히 노 전 대통령 시대에 비롯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저는 노무현의 영원한 동지…남은 과제 풀어갈 것"
권양숙 여사와 만난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 11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고인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남 김해시와 서울시 사이의 우호 교류 협약 체결차 김해에 들른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협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봉하에 다녀왔다. 노 대통령님께 인사 올렸다"고 썼다.
그는 "올해는 생활 속 거리 두기 실천의 일환으로 서거 11주기 추도식을 최소 규모로 진행하기로 해 미리 찾아뵈었다"며 "권양숙 여사님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정호 의원도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노 전 대통령 덕분에 한국의 여러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며 고인의 공적을 기렸다.
박 시장은 "당신께서 사랑하시던 대한민국이 참 많이 바뀌고 있다"며 "우리 시민의 힘이 단단해졌다. 촛불혁명의 힘으로 법을 어긴 대통령을 심판했고 대선, 지방선거, 총선 압승을 통해 민주 진보 정당에 힘을 실어주셨다"고 적었다.
이어 "K-방역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지방정부의 신속하고 철저한 현장 대응"이라며 "당신께서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시절부터 꿈꾸던 자치와 분권의 시대가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관계도 평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보수 정부에서 막혔던 정상 간 대화가 다시 이어지고 국제사회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늘 염원하시던 '동북아 평화번영 시대'로 걸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박원순은 노무현의 영원한 동지"라며 "당신의 뜻을 따라 생전에 미처 못다 하신 대한민국의 남은 과제를 함께 풀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용섭 시장 "노무현 정신, 광주에서 실현하겠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비에 새겨진 노무현 정신을 광주에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23일)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노무현 정신은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땀 흘리고 노력하는 만큼 정직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의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전남의 상생, 영호남 동서화합, 5·18의 전국화로 지역주의를 깨고 국가 균형 발전과 통합을 이루는 것도 노무현 정신의 실천이라고 이 시장은 강조했다.
이 시장은 "노무현 정신은 끊임없는 혁신"이라며 "쉽고 편한 일보다는 어렵고 힘든 일, 오늘보다는 내일을 준비하는 일, 인기 있는 일보다는 가치 있는 일에 주력했던 발자취를 따라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건설을 위해 혁신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정치권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온 생을 두고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꿔왔다"며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며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성명에서 "불완전하지만 정치 개혁의 큰 이정표를 세운 준연동제라는 선거제도 개혁은 노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유지"라며 "노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양당체제 극복,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정치개혁을 위해 쉼 없는 발걸음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앞둔 김해 봉하마을 추모객 '행렬'
10∼70대 다양한 연령대 방문…코로나 여파 23일 추도식 대폭 축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사흘 앞둔 20일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는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봉하마을 입구에는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 등 추모 문구와 노 전 대통령 생전 사진이 인쇄된 펼침막이 추모객을 맞이했다.
추모객은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묘역 앞 헌화대에는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제주도와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이수정(41·여) 씨 가족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자전거와 밀짚모자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며 그를 추모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가족과 함께 온 박문영(37·남) 씨는 "대통령님께서 오래 사셨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가신 것 같다"며 "이곳에 오니 대통령님 생각이 더 난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김해에 사는 최혜진(32·여) 씨는 "이번 주가 대통령님 서거일이라서 동료 10여명과 회사 워크숍을 왔다"며 "매년 오는 곳이지만 올 때마다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경남을 비롯해 전남, 경기 등 전국에서 온 방문자가 남긴 추모글이 가득했다.
일부 방문객은 마을 입구에 세워진 노무현 대통령 사진 모형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그를 회상했다.
한편 오는 23일 봉하마을에서 엄수되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폭 축소된다.
노무현재단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차원에서 올해 추도식은 유족과 재단 임원, 정당 대표 등 100여명만 참석하는 행사로 치른다고 밝혔다.
공식 초청 대상이 아니면 추도식장에 입장할 수 없다.
'노무현 11주기' 코로나로 온라인중심 추모…23일 봉하서 추도식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 슬로건…이해찬이 추도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5월 한 달 동안 다양한 추모 행사를 한다고 4일 밝혔다.
슬로건은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로 정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1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약속한 말이다.
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추도식과 오프라인 추모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추모 콘텐츠를 제작·공개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8일과 15일 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노무현이 없는 노무현의 시대'란 제목으로 11주기 특별방송을 진행한다.
1편 '대통령의 집 특별방송 편'에는 강원국 작가가 사회를 맡고, 유시민 재단 이사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광재 당선인, 전재수 의원이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시대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유 이사장과 김현 전 의원이 사회를 맡는 2편 '진보의 미래 특별방송 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출연해 노 전 대통령이 한국 정치사에 남긴 의미, 현재 대한민국 정치적 지향과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참여정부의 정책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제작된다.
재단은 유튜브 등을 통해 '대통령의 집'(부동산 정책·4일), '권력의 품격'(언론정책·11일), '골고루 잘사는 나라'(국가균형발전 정책·18일), '인간에 대한 예의'(노무현의 리더십·23일)를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의 생애 변곡점을 다룬 다큐멘터리, 명연설 영상도 함께 공개되며, 그의 사진과 어록을 활용한 회고 전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도 진행된다.
오는 6일엔 공식 온라인쇼핑몰 노란가게(www.norangage.com)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상징이 담긴 액자, 엽서, 책갈피, 캐릭터 배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 강남역에서 옥외광고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2020년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를 7일부터 4주간 게재할 예정이다.
재단은 다양한 추모 콘텐츠를 전시·상영하고자 오는 6일 별도 특별 추모페이지(www.knowhow.or.kr)를 개설해 이달 한 달 간 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23일 오전 11시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추도식에는 유가족과 재단 임원 등 100여명의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추도식은 재단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박혜진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한다.
재단은 추도식에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 못하는 만큼 특별영상 '2020 시민합창-대통령과 함께 부르는 상록수'를 사전에 제작할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부른 노래 AR에 맞춰 시민들이 함께 부르는 형식이다.
재단은 기존에 제공되는 봉하 열차 및 지역단체 버스 운행은 중단되며, 추도식 당일 오전 10∼12시엔 대통령묘역이 통제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시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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