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명 대학살에 자금줄 역할 후투족 출신 펠리시앙 카부가
1994년 8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르완다 대학살’ 주범 중 한 명인 펠리시앙 카부가(84)가 도피 26년 만에 체포됐다.
프랑스 법무부는 16일(현지) 새벽 파리 근교 아니에르쉬르센의 한 아파트에서 카부가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세계에서 꼭 붙잡혀야 할 도망자 중 한 명’으로, 20년 넘게 국제 지명수배를 받아온 그는 체포 당시 위조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RMCT)는 “오늘 카부가의 체포는 범죄 행위가 이뤄진 뒤 26년이 지나도 대량학살 책임자들을 단죄할 수 있음을 일깨워줬다”며 환영 성명을 내놨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 르완다 다수족인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촉발됐다. 불과 100여일 만에 투치족 80만명과 온건 후투족 수만명이 희생되면서, 인류 역사상 가족 잔혹한 범죄 중 하나란 평가를 받아왔다.
후투족 출신의 부유한 사업가이던 카부가는 당시 대학살 과정에서 자금을 대는 등 배후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라디오 방송국을 설립해 “투치족 바퀴벌레들을 모두 소탕하자”는 등의 악의적 선전 방송을 진행하는 한편, 민병대를 훈련시키고 그들에게 무기를 공급했다. 이에 국제형사재판소는 1997년 카부가를 대량학살 등 7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정부는 카부가에 현상금 500만달러(약 62억원)를 내걸기도 했다.
카부가는 파리 항소법원을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정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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