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강의? 절대 듣지 말라!” 얼마 전 소통에 대한 강연 요청을 받고 고민 끝에 잡은 강의 제목이다. 최근 소통의 중요성이 정부는 물론 기업에서도 많이 부각되었다. 자연스럽게 소통에 대한 강연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소통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이 소통능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이런 강의의 주요 결론은 ‘소통이 중요하다’이거나, 조금 구체적으로 가면 ‘듣기가 중요하며, 긍정적이고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 등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강의가 실제 소통을 개선하진 못한다. 도대체 뭐가 중요한 것일까?
“누구나 길은 안다. 다만 그 길을 실제로 걷는 이는 소수이다.” 중국 선종의 창시자라고 알려진 달마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장은 소통능력 개선의 핵심을 짚고 있다. 즉, 알고 있는 원칙을 하나라도 실천할 때 소통은 개선된다.
오늘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천계획(액션플랜)을 만들어보자.
#1. 소통능력을 가장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듣기의 실천이다.
하지만 ‘남들이 말할 때 나는 잘 들어준다’는 것을 듣기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 정작 듣기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 기술은 ‘질문하기’이다. 질문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고 있을 때 나오며,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이 있다. 종종 리더들로부터 “나는 회의에서 언제든 직원들에게 의견을 개진하라고 하지만, 정작 별 이야기가 없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평소 직원들에게 질문은 얼마나 했는지 물어본다.
소통을 개선하고 싶다면 오늘 동료나 후배 한 사람을 식사나 차 한잔 하자고 초대하라. 그리고 그에게 어떤 질문들을 할지 십분만 미리 생각해보라. 실제 만나서는 말하기보다 질문을 통해서 대화를 이끌어 가보려 노력하라.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질문은 ‘단답식’이 아닌 ‘주관식’ 질문이다. 주말에 영화를 봤다는 직원에게 단지 “좋았어?”라고 묻기보다는(“네 좋았어요”처럼 단답형으로 끝날 것이 뻔하기에), “어떤 부분이 가장 좋았어?”라고 물어보자. 상대방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 있는 질문이 좋다.
#2. 소통이 잘되는 조직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사회심리학자 중 ‘영향력’에 관한 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는 진정한 리더란 사람들을 만날 때 “내게 도움이 될 사람이 누구일까?”가 아니라 “내가 먼저 진정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를 고민하고, 그들에게 먼저 도움을 베푼다고 말했다.
살면서 내가 남한테 받았던 도움 중 기억나는 것을 떠올려보라.(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평소 자신의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길!) 이제 내가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한번 찾아보자. 그리고 먼저 도움을 건네보자. 그 사람과 앞으로 더욱 소통이 잘될 것이다.
#3. ‘장점의 발견’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그 사람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이들이 그런 장점을 발휘할 때, 때로는 얼굴을 보고, 때로는 이메일로, 때로는 제삼자에게 그 사람에 대해 칭찬해보자. 칭찬할 때 그냥 “좋다”고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를 칭찬하라.
서울시장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누가 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었으며, 시민들의 어려움에 도움을 주었는지, 그리고 상대방의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그게 앞으로 어떻게 해주겠다는 말보다 더 중요하다. 소통에 대해 공부할수록, 소통은 입이 아니라 귀와 몸으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
<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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